현대는 욕망의 시대다. 더 높이 올라가야 하는 계단은 끝없이 뻗어있고, 가지고 싶은 것들은 한정이 없다. 인간의 끝없는 탐욕은 각박한 경쟁 문화를 만들어 내고, 부모들은 자녀를 낳아 그 경쟁의 쳇바퀴 속으로 밀어 넣기에 바쁘다. 현대의 문명과 이기를 누릴 수 있도록 밑받침 할 자본을 만들 수 있는 지능과 재능을 갖춘 아이로 교육시키는 것이 시급하게 느껴진다. 이 경쟁 열기 속에서 그 가치가 당장 눈에 드러나지 않는 성품 교육, 가치관 교육은 뒷전으로 밀릴 뿐이다.
하지만 과연 이 무한경쟁의 쳇바퀴 속에 아이를 바쁘게 돌리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일일까? 지능과 재능개발에만 올인하는 것이 만사를 다 제쳐 놓고 할 만한 가치가 분명 있는 일일까? 오늘 칼럼에서 나는 보다 중요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사람의 운명을 결정 짓는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생각이다. 생각이 그의 행동을 좌우하고, 그 행동이 모여 습관을 만들고, 그 삶의 습관이 사람의 성품을 이루고, 가치관을 형성한다. 그리고, 사람은 자신의 성품과 가치관이 이끄는 대로 살아가게 된다. 결국 그것이 그 사람의 인생의 성패를 좌우하고 만다.
아이가 태어나서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의 시간 안에 부모와의 관계 안에서 성품과 가치관의 기본이 완성된다고 한다. 함께 생활하면서, 부모가 보여주는 사고와 언행이 아이의 뼛속까지 스며드는 것이다. 자신감, 자존감, 친절과 배려, 책임감, 인내심, 지구력, 정직, 정의감, 자립심, 질서와 규칙에 대한 이해, 타인에 대한 존중과 신뢰, 긍정적인 사고, 감사하는 마음, 도덕적이고 건전한 가치관, 성실한 삶의 태도, 감정 및 욕구의 조절 능력, 이런 것들이 삶 속에서 아이들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이때를 놓치면 안된다. 아이들이 아직 어리고 연약한 이 때, 부모가 바로 서서 부지런히 가정교육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양육자의 진정한 역할이다. 이것은 마치 나무를 돌보는 일과 같다. 어린 나무는 더 비옥하고 햇볕이 잘 드는 곳, 잘 자랄 수 있는 건강한 곳으로 옮겨 주기도 쉽고, 지지대를 받쳐 곧게 바로 서도록 도와주는 것도 큰 힘이 들지 않는다. 관심을 가지고 잘 자라고 있는지 수시로 체크하고 땅을 파주고, 필요한 만큼 물과 양분을 주고, 때때로 약을 주고 가지를 쳐 내면서 잘 보살피면 나무는 쑥쑥 자라 날 것이고 풍성하고 실한 열매를 보는 일은 예정된 것이다.
하지만 이때 아이의 성품을 바로 잡아 주는 일을 나몰라라 하고 기술과 지식 주입, 재능을 키우는 일에만 혈안이 되는 것은, 나무가 비틀린 모양대로 자라는 것을 방치한 채, 좋은 열매를 맺으라고 비타민 주사를 놓는 것과 같은 일이다. 나무를 건강하지 못하게 만들어 놓고, 영양주사를 놓는 일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이런 나무에게는 기형적인 모양으로 몸이 굳어 버려, 더 이상 건강하게 자라지도 못하고 손 쓸 수 없는 날이 예정되어 있다. 그때는 잘못 자란 가지 하나 쳐 내는 일도 피땀이 드는 고통스러운 일이 된다. 좀 더 어렸을 때 바로 세워 줬을 걸, 가느다란 묘목이었을 때, 가지를 쳐 줬을 걸 하는 후회만 남을 것이다.
결국 자녀교육은 부모가 바로 서고 변하고 성장해야 하는 일이다. 자녀에게 아이패드나 게임기를 던져주고, 부모 자신은 다른 곳에 한 눈을 팔고 할 수 있는 그런 일이 아니다. 함께 노력하고 성장해야 성공할 수 있는 일이기에 자녀를 키우는 일은 더욱 보람있고 의미가 있는 인생의 사명인 것이다.
아주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어린 자녀를 유치원, 학원 등에 종일 뺑뺑이 돌리는 일은 부모 스스로가 이 성장의 시간을 거부하고 자녀교육을 타인에게 돈을 주고 위임하는 일이다. 주변 사람들이 다 하는 일이라고 하니 경쟁심과 두려움에 휩싸여,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당신이 내는 돈을 받고 당신의 자녀를 맡아주는 사람들, 지식과 기술을 주입해 주는 교사들, 경쟁심과 비교의식에 휘둘려 그러한 위임을 감행하는 당신의 선택은 자녀의 성품과 가치관에 끊임없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교사가 바뀔때마다 양육자가 바뀔 때마다 아이는 대혼란을 경험하게 된다. 가정교육을 게을리하고 타인에게 교육을 위임하기에 급급한 사람이 값진 열매를 맛볼 수 있을까? 남에게 맡겨진 나무가 잘 자랄 수 있을까?
이 글을 읽는 독자 모두 부지런히 어린 나무를 잘 돌보고, 좋은 성품 위대한 가치관의 값진 열매를 풍성히 누리고 즐거워 할 수 있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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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giantes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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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메릴랜드주 ESOL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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