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두 주 사이 학생들의 정신건강과 관련된 행사와 회의가 잇달아 있었다. 우선 토요일에는 정신건강 컨퍼런스가 열렸는데 행사 장소인 페어팩스 고등학교 주차장이 넘치도록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다. 외부 강사 초청 강연을 포함해 여러 소주제 단위 발표들이 있었다. 나는 왕따 방지와 마약 사용 문제 세션에 참석했다. 매년 열리는 이 컨퍼런스에 참석을 못해 본 부모들에게 다음에는 꼭 하도록 권한다.
그리고 지난 주 월요일에는 교육청과 카운티 정부가 공동으로 구성해 가동 중인 “페어팩스 카운티 청소년자살 검토팀”의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회 조사 보고와 그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몇 년전 짧은 기간에 여러 건의 자살이 행해졌을 때 지역 사회 전체가 패닉에 빠졌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이 팀은 그러한 자살 사건들이 계기가 되어 작년 3월에 자살 방지 방법 모색과 필요한 정책 수립에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구성되었다.
이 팀의 자살사건 조사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자살 학생 가족들의 협조가 필수적이고 가족들이 받을 수 있는 고통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조사한 자살 사건의 수가 “15” 이었음을 들었을 때 충격이었다. 단 한 건의 자살도 비극인데 조사에 협조한 사건만도 15건이 된다니 말이다. 자살한 학생들 자신들과 그들의 가족과 친지들의 아픔을 생각할 때 자살 방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겠다고 다짐해 본다. 그리고 이번 보고에도 언급되었지만 청소년 자살은 어떤 특정 그룹에만 국한 되는 문제가 아니다. 누구에게도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렇기에 내 주위는 괜찮을 것이라고 방심해선 안된다.
이날 보고된 내용 중에는 자살 사건들에서 드러난 “위험 요소”들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이런 요소들이 꼭 자살 이유라고 단정할 수 없지만 15명의 자살자들 중 5명 이상에게서 발견된 요소들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고 한다. 자살 생각 표현이나 죽음 거론, 우울증, 정신질환 치료의 지체, 마리화나 사용, 공부 환경의 변화, 자해 행위, 정신질환 가족 내력, 주의력 결핍 과다행동장애, 자살시도 전력, 부모와의 불화, 사회적 고립. 즉, 이러한 점들이 발견될 때 좀 더 적극적인 관찰과 대처가 필요하다고 한다.
또한 보고서는 자살 예방 대책으로 가정과 학교 그리고 지역사회가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들을 건의하고 있다. 일부를 소개하자면 우선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청소년의 자살 조짐 인지와 효과적 치료 방법 등에 대해 교육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리고 어떤 상황이라도 자살 조짐이 보일 경우 바로 정신건강 진단을 받고 전문가의 의견을 따르라고 한다. 또한 응급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곳에 대한 정보 파악이 필요하고, 자녀들의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사용에 대한 세심한 관찰을 권한다.
학교 당국은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치료 제공자로부터 무엇을 기대해야 하는지와 전문가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한다. 주의력 결핍과다 행동장애나 불안증과 우울증 등의 정신질환 진단과 치료에 협조하고, 학생들로부터 우울증, 자살 조짐과 위험요소의 발견과 대처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한다. 또한, 새로 전학 온 학생들의 학교 적응과 효과적 왕따 방지와 대처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지역사회가 해야 할 것으로 치료 제공 기관들의 위험 판단, 안전계획 수립 그리고 자살 조짐을 보이는 청소년들의 치료가 모두 증거에 기초하도록 해야 한다고 한다. 또한 응급치료 제공 기관이 학부모들에게 지역사회가 제공하는 다른 서비스 정보를 알려주어야 할 것이라고 한다.
자살 소식, 특히 학생들의 자살 소식을 들을 때마다 너무 안타깝다. 그럴 때마다 우리 모두가 혹시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였다면 방지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닌가에 대한 자책감도 같이 찾아 온다. 자살을 결심할 정도로 겪었을 아픔과 어려움을 우리 모두가 챙겨 도와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 꿈을 다 펼치지 못한 채 일찍 세상을 떠나는 학생들이 있다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비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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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일룡 변호사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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