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열흘 후면 열리는 선거에서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 유권자들은 음식세(Meals Tax) 안에 대한 찬반 의사 표시 기회도 갖게 된다. 교육위원인 나에게는 상당히 중요한 주민투표이다. 결과에 따라 교육위원회가 구상하는 교사 처우 개선 계획의 실천 가능 여부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음식세 안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식당이나 상점에서 구입하는 “준비된” 음식에 추가로 4%의 세금을 부가하는 것이다. 그리고 거두어진 세수의 70%는 공립학교 교육 재정으로, 나머지 30%는 카운티의 다른 필요한 부분에 쓰겠다는 계획이다. 음식세 안이 통과되면 첫 해에 약 1억불 정도가 걷힐 것으로 예상한다. 그 중 약 28%는 여행자들을 비롯한 타 지역 주민들이 내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추가 세수에서 식당 등에 비용 보조로 일부를 지불하고 나머지의 70%를 교육 재정으로 배정한다면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회는 6천7백만불 정도를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교육위원회는 이미 여러 번의 논의를 거쳐 추가 재정의 대부분을 교사 봉급 인상에 사용할 것으로 잠정 결정했다.
페어팩스 카운티 공립학군은 학군의 명성에 걸맞지 않게 교사 봉급이 인근 학군들에 뒤쳐져 있다. 최근 경제침체 기간 중 봉급을 여러 해 동결하면서 그 수준이 워싱턴 지역 평균에 비해 훨씬 떨어지게 되었다. 겨우 올해 들어서 4천만 불의 추가 재정 배정을 통해 지역 평균과의 격차를 조금 줄였다. 그러나 지역 평균 수준까지 끌어 올리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추가 재정 투입이 시급하고, 학군의 위상에 걸맞는 수준으로 격상시키려면 더욱 많은 투자가 요구된다.
교사들을 직접 고용하는 교장들에 의하면 훌륭한 교사들을 인근 학군에 계속 빼앗겨 왔다고 한다. 작년에는 200명 이상의 교사 자리가 빈 상태에서 개학했고, 올해도 추가 재정 배정에도 불구하고 거의 170명 가량이 부족한 상태에서 새 학년을 시작했다. 그리고 아직도 100명 정도 자리가 비어 있다. 좋은 교사 확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으나 현재의 교사 확보 상황은 심각하다. 이에 교사 처우 개선이 급선무이다.
그러나 교육 예산의 70% 이상을 카운티 정부 보조에 의존하고, 카운티 정부는 세수의 65%를 부동산 세수로 충당하는 현재 상황에서, 카운티 정부가 추가로 교육 재정 배정을 하려면 결국 부동산세를 인상해야 한다. 그런데 공립학교 교육처럼 모든 주민들이 공동으로 책임져야 하는 부분에 추가 재정 부담을 계속 부동산 소유자에게만 의존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 대신 음식세처럼 모든 주민들이 같이 부담할 수 있는 방법도 모색하는 것이 적절하다.
일부 식당업계에서는 음식세가 가져다 줄 수 있는 영업 타격을 우려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미 음식세를 실시하고 있는 인근 다른 지역에서 음식세로 인해 수입이 감소했다는 증거는 찾아 볼 수 없다. 또한 기존 교육예산을 좀 더 효율적으로 운용해 교사 처우 개선에 필요한 재정을 마련하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예산의 효율적 운용에는 이미 항상 노력하고 있으며 그 노력에도 한계가 있다. 경기 침체 기간동안 이미 5억불 정도 줄였다.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은, 카운티 주민들 모두가 공평하게 나누어 부담할 수 있는 새로운 세제를 받아들이느냐, 아니면 주택 등 부동산 소유자들에게만 추가 부담을 요구하는 현재의 방법을 계속 고수하느냐이다. 또한 현재 방법을 고수한다면 타 지역 주민들로부터 음식세로 거두어 들일 수 있는 거의 3천만 불에 가까운 추가 세수를 포기해야 한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1억불의 추가 세수를 만약에 부동산세로 거두려면 세율을 공시지가 100불당 4센트 정도 인상해야 한다. 즉, 예를 들어 50만불 공시지가 주택 소유자는 1년에 200불을 더 내야 하는 셈이다. 이렇게 주택 소유자에게만 세금 인상 부담을 계속 줄 수는 없다.
세금을 더 내는데 달가와 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카운티 공립학교 교육 발전과 좀 더 공평한 세제 도입에 동의한다면 음식세 안에 찬성해 줄 것을 호소한다.
<
문일룡 변호사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