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면 박근혜 대통령의 퇴임전, 늦어도 1년 정도 남은 임기 끝에는 최순실 게이트라 불릴 국정감사 청문회 아니면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사건이 열릴듯하다. 최순실(60)씨가 누구인가? 박 대통령이 8.15경축 식장에서 흉탄에 어머니를 잃고 청와대의 퍼스트레이디 역을 하던 시절 새마음봉사단 등 그가 주도하던 조직에 주요 역할을 맡은 최태민(1912-1994)이란 목사가 있었단다. 불교 승려였다가 목사가 되었던지, 여러차례 결혼했다는 등 당시 많은 풍설의 대상이었던 최 씨였다. 하지만 그는 적어도 모친의 흉변을 당했고 또 몇 년 후에는 부친마저 심복에게 저격되는 참변을 겪은 박근혜 양에게 정신적인 버팀목 역할을 했던 모양이다. 그 최 씨의 다섯째 딸이 최순실 씨다.
박 대통령이 몹시도 어려웠던 30여년 가까운 세월에 언니, 언니 하면서 친동생 근영 씨와 지만 씨 보다도 더 친밀한 거리에 있었던 사람이 바로 최 씨란다. 박 대통령과 최 씨는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는 말동무 였던 모양이다. 그런 배경의 최 씨가 어느 때나 대통령과의 독대도 가능했을 것이고 최고 권력과의 지밀한 관계는 ‘호가호위(狐假虎威)’ 하려는 욕망과 기회를 동시에 가져다주었을 것이다. 몇 해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근무했던 박관천 경정은 박 대통령의 참모들을 ‘십상시(十常侍)’라고 표현한 문건을 쓴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던 2014년 12월 검사에게 대한민국의 권력 서열에 대해 이렇게 강의(?) 했던 것으로 보도되었다. “(정윤회 씨의 전 부인인) 최순실씨가 1위, 정씨가 2위이며 박 대통령은 3위에 불과하다.”
정 씨와 최 씨 사이의 딸 정유라(20)와 어머니 최순실 씨는 특히 유라 양의 승마 훈련과 이화대학 입학과정에서 호가호위를 보검처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유라 양이 승마 경기에서 우승을 못하자 문화체육부를 통한 조사가 있었단다. 조사 결과, 심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유라 양 자신이게도 문제가 있었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는데 대통령이 문체부장관에게 관련 국장과 과장 이름을 거론하면서 “나쁜 사람들이라고 하데요”라고 한 결과, 해고되었다는 것이다. 유라 양의 이대입학과정과 출석 및 학점 평가에 있어서도 그 어머니의 입김이 서려있다는 증거가 너무 많이 나와 이대총장이 학생들과 교수들의 항의 데모를 못이겨 사임하게 된다.
최순실 씨의 비리와 불법의 극치는 미르재단과 K 스포츠 재단의 설립과 운영에서 들어난다. 두 재단이 작년 말 초고속으로 설립되고 전경련에 속한 대기업들로부터 순식간에 770억을 거두어 들인 것부터 수상쩍었다. 그리고 K 스포츠는 최 씨가 자기의 마사지 센터의 주인을 이사장으로 영입하는 등 제 떡 주무르는 듯한 행태는 약과이고 유라 양의 독일유학과 관련해서 K 스포츠의 자금을 사용한다는 증거들이 들어나기 시작한다. 최 씨 모녀가 주주로서 비덱과 더블루 K란 페이퍼 컴퍼니를 세웠는데 무슨 돈으로인지 3성급 호텔을 구입했다. 그 모녀 회사의 직원은 딸의 승마코치 1명뿐인데다가 매입한 호텔은 일반예약이 안되는 딸의 훈련 자원인력 숙소용이라는 의혹이 짙다. 즉 K스포츠재단은 말만 공익재단이지 실제는 최씨 모녀 뒷바라지를 위한 조직일 가능성이 크다.
박대통령은 19일 비서관회의에서 미르와 K스포츠재단 의혹과 관련해 “저의 퇴임 후를 대비해 만들어졌다는데 그럴 이유도 없고 사실도 아니다”라고 부인했단다. 그러면서도 그는 “작년 2월 문화체육 활성화를 위해 기업인들을 모신 자리에서 문화체육에 대한 투자확대를 부탁드렸고” 그래서 “기업들이 뜻을 모어 만들게 된 것이 두 재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어느 신문 사설의 지적처럼 “사실상 청와대의 지시로 두 재단이 설립됐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조선일보가 파헤치기 시작하다가 한겨레가 9월부터 집중적으로 취재하고 다른 신문들도 가세한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은 한겨레의 한 사설이 잘 지적한다. “국민이 정말 궁금해 하는 건, 이화여대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정부 부처와 대기업들을 쥐락펴락 했다는 최순실 씨와 박 대통령은 도대체 어떤 관계인가 하는 점이다. ‘누구라도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면 엄정히 처벌을 받을 것이다’라는 일반적인 얘기만으론 검찰이 최 씨를 제대로 수사하리라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결국 박 대통령 해명을 보면 그의 묵인 아래 최 씨가 재단 운영에 개입한게 아니냐는 의심을 더해줄 뿐이다.
거듭 말하자면 박 대통령은 최순실 씨에 대해 직접 설명할 책임이 있다. 그리고 검찰에 엄정한 수사를 지시해야 한다. 콘크리트 같다던 고정 지지층마저 무너지는 현실을 직시하지 않으면 박 대통령은 더욱 심각한 위기에 처할 것이다.” 최순실 게이트가 ‘박근혜 게이트’로 변모될 확률은 얼마나 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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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선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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