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do count all things but dung that I may win Christ.
내가 모든 것을 다만 똥으로 여기니, 그리스도를 얻음이라.
성경에 '똥'이 나옵니다. 구약성경엔 가끔 등장하지만, 신약성경엔 아주 드물게, 사도 바울의 고백 가운데 '똥'이란 말이 등장합니다.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진리에 감전된 후, 그 밖의 모든 알음알이는 고작 ‘지해(知解)’요 지식일 뿐, 다만 '똥'에 다름 아니란 겁니다.
히브리 율법과 그리스 철학 뿐 아니라, 초기 유불선(儒佛仙) 계통의 인문학에도 제법 높은 가견을 이루었을 박식가 사울. 온갖 잡신을 모두 섬기다 못해 "이름 모를 신에게도'[TO THE UNKNOWN GOD] 경배하는 미신적 아테네 사람들을 꾸짖었던 사도 바울. 'In all things, ye are too superstitious." 모든 일에 그대들은 너무나 미신적이로다. 그렇게 경책하며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진리를 설파했던 사도 바울. 사람이나 동물이나 '똥'은 먹은대로 나오는 법. 좋은 먹거리가 들어가면 배설물도 청량(?)하고, 나쁜 먹거리가 들어가면 배설물 또한 더러울 터. 그래 생각납니다, 한때 인구에 회자되던 말이. Garbage In Garbage Out! [GIGO, 지아이 지오우] 쓰레기 들어가면 쓰레기 나오지.
I do count all things but dung that I may win Christ.
내가 모든 것을 다만 똥으로 여기니, 그리스도를 얻음이라.
사울이 예수를 알기 전 열심히 배워 수지(受持)하던 박학다식. 당대 최고의 율법학자 가말리엘 문하에서 수학하고, 바리새인들 중에서도 진짜 지독한 율법가였던 사울.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진리를 믿고 따르던 '크리스천'들을 돌로 쳐 죽이는 일에 적극 동참하고, 급기야 멀리 다마스쿠스까지 원정가서 '예수쟁이들'을 모조리 섬멸하려던 열렬 유대교인 사울. 그랬던 그가! 바로 그 다마스쿠스 도상(途上)에서, 한 줄기 빛과 만납니다.
"사울이 길을 가다가 다마스쿠스에 가까이 이르렀을 때에 갑자기 하늘로부터 빛이 나와 그를 둘러 비추더라. 그가 땅에 쓰러져 들으매 한 음성이 있어 그에게 이르시되, '사울아, 사울아, 어찌하여 네가 나를 핍박하느냐?' 하시거늘, 그가 이르되, ‘주여, 누구시니이까?’ 하니 주께서 이르시되, '나는 네가 핍박하는 예수라' ......" [사도행전 9:3-5]사흘 동안 눈을 멀게 한 그 빛. 좋게 말해 하늘 빛이지 사실은 날벼락 맞은 것!
그런데, 한가지 묘한 사실은 그 와중에 사울 입에서 나온 질문. Who art thou, Lord? 주님, 당신은 누구신지요? 자기 입으로 "주님?" 해놓고 다시 뉘시냐 묻네요. 엉겁결에 나온 물음이지만, 알게모르게 예수가 주님이란 걸 어렴풋이, 아니 제법 확실하게! 눈치채고 있었다? 하긴, 자기 앞에서 돌로 쳐 죽임을 당한 순교자 스테반의 감동적인 설교에 아마도 뭔가 깊게 찔리는 구석이 있었더라?
I do count all things but dung that I may win Christ.
내가 모든 것을 다만 똥으로 여기니, 그리스도를 얻음이라.
사울[Saul}이 바울[Paul]로 개명하고, 여차저차 신약성경 서신서의 대부분을 집필하며 겪는 깨달음의 여정을 함께 더듬다 보면, 다시 '똥' 얘기로 귀결됩니다. Why dung? 왜 똥이냐구요? 그리스도가 '누구'라는 진리가 삼라만상이 어떻다는 '무엇'의 지해(知解)를 모두 한꺼번에 뛰어넘기 때문. 총체적 초월지(超越智)라 할까요? 사람의 마음으로 만들어낸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의 경계마저 훌쩍 넘기 때문입니다.
철학과 종교가 들어가면 철학적/종교적 삶이 나옵니다. 진리가 들어가면 자유로움이 나옵니다. 종교를 넘는 초월인(超越因)이 들어가면, 거룩함이 나옵니다. 먹은대로 나옵니다. Garbage In Garbage Out! 그러나, Gold In Gold Out! 쓰레기가 들어가면 쓰레기가 나오지만, 금이 들어가면 금이 나오는 법! 둘 다 "GIGO"지만 내용은 크게 다르죠. 그래서, 뭘 먹는가?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You are what you eat! 과연 그렇습니다.
Shal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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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화 [커뮤니케이션 학 박사/영어서원 백운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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