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우리는 반만년의 역사와 문화의 민족이라 하고 자랑스러운 단군의 후예라고도 말한다. 그러나 반만년이라는 고조선의 역사와 단군왕검이라는 실존에 대하여 확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눈으로 귀로 수없이 보고 들어온 고조선의 역사와 단군왕검에 대한 확신이 미약하다는 것은 역사의식의 혼돈이요 불신이다. 그래서 더욱 단기의 복원이 절실하며 시급하다. 단기를 복원하면 이런 불신과 혼돈이 사라질 것이며 확신과 신념이 넘치는 정체성이 확립될 것이다.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문화의 민족이라거나 자랑스러운 단군의 후예, 또는 단군이래 최고의 가문 등으로 표현 되는 민족적 정체성이 자연스럽게 회복될 것이라는 말이다.
단기는 단군기원(檀君紀元) 또는 단기(檀紀)로서 한민족의 역사가 시작되는 시점인 단군의 고조선 건국 연대를 기준으로 하는 상징적인 기년이다. 그레고리력을 기준으로 기원전 2333년이 단기 1년으로 서기 2016년, 즉 금년은 단기 4349년이 된다. 이런 고조선 건국의 아버지 단군은 자연인의 이름이 아니라 지금의 교황과 같은 종교적, 정치적 최고 지도자의 직함이다. 지금으로부터 4349년 전인 1세 단군 ‘왕검(王儉)’으로부터 47세 단군 ‘고열가(高列加)’까지 2096년간을 이어온 옛 조선의 통치자들을 일컫는 말이다.
단기 사용을 폐기한 처사는 곧 역사와의 단절을 의미하는 것이고 국민들의 숭조돈중의 정신마저 말살하여 국민들이 정체성마저 잃고 방황하도록 하는 처사에 다름 아니다. 만약에 1962년에 단기를 폐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오늘까지 사용해오고 있었다면 우리는 아주 자연스럽게 우리 선조들이 세운 단군조선과 단군왕검에 대한 확고부동한 민족적 정체성으로 지금과 같은 건국절 개념분쟁은 발생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공동체에서 역사의 기억을 같이 한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아는가. 1962년의 단기 폐기는 그 기억의 흐름을 단절시켰으며 그럼으로 해서 우리는 정체성을 상실했고 아직까지 방황의 나래를 접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단기의 사용 시점에 대해서도 알아봐야겠다. 1948년 9월 12일 국회 133명의 재석의원 중 106명이 찬성하여 “대한민국의 공용 연호는 단군기원(檀君紀元)으로 한다.”는 내용의 「연호에 관한 법률」(법률 제4호)이 의결되었고, 같은 해 즉 1948년 9월 25일부터 단기연호가 시행되었다. 그러나 5.16 군사정부가 1961년 12월 2일 “대한민국의 공용 연호는 서력 기원(西曆紀元)으로 한다.” 는 내용으로 「연호에 관한 법률」(법률 제775호)을 다시 제정함으로써 1962년 1월 1일부터 단군기원이 폐지되고 서력기원이 채택되었다. 이러고 보니 앞서 1961년에 단기가 폐지되었다는 기술은 1962년으로 바로 잡아야한다. 1961년은 단기 사용 폐지를 결정한 해이고 실제로 폐지된 날은 1962년 1월 1일부터인 것이다.
물론 이후에도 사회 일각과 국회의원들 일부에서는 국제적으로 많이 쓰고 있는 서기와 함께 우리의 주체성을 함께 살리는 단기를 병용하자는 주장이 제기되어왔다. 단기병용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분단된 남북의 동질성 회복과 민족 통일을 위해서도 개천절의 의의와 가치를 재조명해야 하므로, 단기 연호는 부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법제처는 2012년 7월 8일 “대한민국의 공용연호는 서기이며, 단기를 함께 쓸 경우 불기(佛紀), 공기(孔紀)도 문제될 수 있으므로 혼란이 커질 것”이라는 이유로 단기연호를 공용연호로 쓸 수 없음을 발표하였다.
법제처의 “대한민국의 공용연호는 서기”라는 주장은 현행법상의 문제이므로 합당한 주장이라고 할 수는 있다. 그러나 1961년 12월 2일에 제정된 단기기원 폐기 처분이 영원불변의 법률일 수 없다는 것, 또한 단기의 연호를 부활시키자는데 불기(佛紀)와 공기(孔紀)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걱정하는 것은 또 무엇인가. 1948년 9월 12일 국회 133명의 재석의원 중 106명이 찬성하여 “대한민국의 공용 연호는 단군기원(檀君紀元)으로 한다.”는 내용의 「연호에 관한 법률」이 의결 되었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공용연호는 단기임을 법률로써 제정하였다는 것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단기의 복원은 선택이 아니라 법률이 정한 우리의 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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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형 참桓우리역사모임 미주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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