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막하일 것으로 예상되던 미국 대선판세가 일주일 사이에 돌변했다. 도널드 트럼프의 지저분한 여성 편력을 그 자신의 말로써 적나라하게 묘사한 그 전에 방영되지 않았던 TV대담이 온 천하에 공개되었기 때문이다. 2005년에 ‘할리우드 접근’(Hollywood Access)이란 NBC 산하 자회사의 프로듀서였던 빌리 부시의 맞장구에 따라 트럼프가 여자들에게 강제 성추행을 온갖 음담패설로 자랑스럽게 주절대는 대화내용이 밝혀진 이면이 흥미롭다. 우선 빌리 부시의 집안 내력이 대단하다. 그는 아들 부시 대통령의 사촌이며 아버지 부시 대통령의 조카다.
11년 전에 녹화된 그 대화 내용의 테이프가 NBC 어느 뒷방 선반위에 처박혀 있다가 10월 7일에나 워싱턴포스트에 의해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다. 보도에 의하면 포스트의 데이빗 파렌홀드 기자는 그날 오전 11시경에 한 소스로부터 제보를 받았단다. 파렌홀드는 소위 자선단체라는 트럼프의 재단이 유명무실 정도가 아니라 범법 사실도 있음을 파헤친 16년차 경력기자답게 그 테이프의 일부를 보자마자 트럼프의 선거본부, ‘할리우드 접근’, 그리고 NBC에 전화를 걸어 반응을 본 다음 그 특종 독점기사를 인터넷 판에 게재했기 때문에 7일 오후 4시에는 거대한 풍파를 가져왔다. 그 파고는 트럼프의 백악관 주인이 될 수 있다는 꿈을 깨트릴 수 있는 파괴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달리 말하자면 그것은 트럼프 집권 가능성이란 악몽을 관에 넣고 못질을 하는데 있어서 마지막 대못의 역할을 할런지도 모른다.
9일에 있은 대선후보의 두 번째 토론장에 나온 트럼프가 문제의 녹음내용에 대해 부끄럽다고 하면서도 “체육장 탈의실에서의(남자끼리의) 대화”에 불과하다고 강변한데 대해 사회자가 그러면 그런 행동을 한 일이 없느냐고 다그치자 트럼프는 없다고 단언한다. 그러나 입을 열면 거짓말이나 더러운 말이 줄줄이 쏟아져 나오는 것으로 거의 모든 신문들이 평가하는 트럼프가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없을 것이라는 증상은 여기저기서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온다. 우선 12일에 뉴욕타임스지가 트럼프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두 여자에 관한 기사를 게재했다. 한 여자는 30여년 전 비행기의 1등석에서 트럼프 옆에 앉았다가 그의 가슴을 더듬는 추행과 더불어 스커트 밑으로 그의 손이 들어오는 황당한 일을 당했다고 기자에게 털어놓았다.
또 한 여자는 2005년에 엘리베이터 옆에서 키스를 당했다고 주장한다. 뉴욕 타임스 담당자가 트럼프 선거 본부에 확인 요청을 하자 트럼프 측에서는 부인하면서 그 기사를 실으면 그 신문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는 트럼프 변호사의 편지를 FAX로 보냈단다.
타임스 지는 고문변호사들의 자문을 거친다음 그 기사를 게재한다. 그리고 플로리다주의 어떤 신문도 13년전에 트럼프의 손이 자기 궁둥이를 더듬었다는 주장을 하는 여인의 기사를 보도했다. 또 피플 잡지도 2005년에 트럼프와 그의 부인을 인터뷰하러 온 그 잡지사의 여기자를 부인이 오기 전에 부둥켜안고 그의 입속 깊이까지 강제 키스 당했다는 기사를 보냈다.
트럼프는 진보적 매스미디어가 클린턴을 당선시키기 위해 허위사실을 유포하니까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는 위협을 거듭하지만 위협으로 끝날 확률이 크다. 미 대법원 판례들로 공직자나 유명인사들은 신문사를 상대로 한 명예훼손 소송에서 승리하자면 신문이 거짓인 것을 알면서도 보도했거나, 거짓인지 아닌지를 무모하게 무시하면서 보도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바 그렇게 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에 더해 소송 진행 중에 피고 신문사들이 재판정 밖의 증언 청취를 통해 트럼프에게 성 추행 당했다는 피해자들의 증언을 수집할 수 있기 때문에 트럼프가 더욱 궁지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한편 위키릭스(Wikileaks)란 컴퓨터 해커들의 조직은 클린턴 선거 진영의 이메일을 해킹해서 발표를 계속 함으로써 클린턴이 그에 대한 해명을 한마디라도 더 해야 하는 단련을 받고 있다. 그런데 트럼프의 음담패설 녹화가 이제야 밝혀지는 것이 우연이 아닌 정치공작이란 설마저 있다.
이미 빌리 부시는 NBC의 투데이 쇼에서 해고 되었지만 그가 아마도 ‘골방 속 민주당원’인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그가 자기 사촌 젭 부시가 예선에 뛰어들 때 그 테입을 공개했더라면 트럼프는 진작 중도하차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클린턴이 카리스마가 전혀 없는데다가 그의 당선은 오바마의 제 3기로 보기 때문에 공화당의 중도성향 인물이 대선 후보가 되는 경우 그가 실패할 가능성은 무척 큰 것으로 간주되었었다.
트럼프가 후보가 되는 것이 클린턴의 승리를 확실하게 할 것이라서 작년도에는 그 테입을 공개하지 않았다가 트럼프가 막상막하로 경쟁이 되는 시점에서 공개되었다는 것이 음모설이다. 미국 대선은 점입가경이다. 23일 남은 동안 또 어떤 돌발변수가 있을런지….<변호사 MD, VA 301-622-6600>
<
남선우 변호사>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