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정화 [커뮤니케이션 학 박사/영어서원 백운재 대표]
Without shedding of blood is no remission.
피 흘림이 없은즉 죄사(罪赦)함이 없느니라.
살아 숨쉬는 동물의 피는 섬짓합니다. 함께 산보하던 강아지 녀석 발바닥에 뭔가 걸려 긴 발톱 끝을 깎다가 피 한 방울을 봅니다. 선듯 아련하고 가련한 느낌에 움추립니다. 사람이건 동물이건 피는 늘 실존의 두려움을 부추깁니다. 왠지 붉디붉은 색깔도 그러려니와 살에 닿는 미지근/끈적한 느낌 역시 범상치 않습니다.
마침 신약성경 "히브리서"를 공부하다 바람 쐬러 나온 길. 믿음으로 의롭다 칭함을 받은 구약의 선조들 얘기로 가득한 11장 직전, '피 흘림'과 '죄사(罪赦)함'의 관계를 보고 듣다가 나온 길인데. 구약의 시작 창세기부터 신약의 예수 그리스도 십자가 보혈까지 죽~ 이어지는 '피' 얘기. 왜 성경은 핏자국이 선연(鮮然)한 기록들로 가득한 것일까? 죄를 용서받기 위해선 꼭 피가 필요한 걸까? 그렇다면, 왜? Why?길다면 긴 인류 역사 속에, 뭔가 동물을 죽여 희생물로 바치며 제사지내는 모습이 그리 낯설지 않습니다. 먼 옛날 고조선 단군왕검이 신단수(神檀樹)에서 천제에게 제사를 지냈다는 모습. 거기에도 뭔가 희생제물로 바쳐진 동물이 들어 있던가요? 지금도 자메이카 무속 샤만들은 생닭을 잡아 그 피로 주술을 부리곤 하죠. 알고보면, 아직도 여전히 지구촌 도처에서 '피흘림'으로 '죄사함'을 구하는 원형들[아키타이프(archetype)]이 즐비합니다.
Without shedding of blood is no remission.
피 흘림이 없은즉 죄사(罪赦)함이 없느니라.
신약성경 "히브리서"의 주제는 예수 그리스도의 우월(優越)함! 그 어느 제사장이나 예언자에 비할 바가 아니요, 나아가 하늘의 천사도 예수님의 족하(足下)[조카]이며, 결국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흘리신 피로 이젠 더 이상 피 흘림으로 죄 사함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거룩한 선언! 동서고금을 통털어 사람 죄를 몽땅 뒤집어 쓰시고 "단 한 번에, 완벽하게" 대속(代贖)을 완료했던 십자가 사건! 이로써, 속죄의 희생양이 되어야 했던 동물들이 모두 해방되는 거룩한 은혜의 복음! How marvelous!영어 단어 'scapegoat'는 '광경'이란 뜻의 'scape'와 '염소'를 말하는 'goat'의 합성어. 많은 이들이 살짝 오해하는 '탈출'이란 'escape'완 별 무관. 애꿎은 염소를 죽여 죄로부터 탈출한다는 그럴 듯한 '광경'을 묘사하는 말이 'scapegoat'입니다.
1530년 경 처음 등장한 이 말의 어원적 의미는: "the goat sent into the wilderness on the Day of Atonement, symbolic bearer of the sins of the people." 속죄일에 사람의 죄들을 뒤집어 쓴 상징물로 광야로 내어 보내지는 염소. [구약성경 레위기 16:8 참조]"히브리서"가 요약했던 피 흘림과 죄사(罪赦)함의 유기적 관계는 이미 창세기에서 타락한 아담과 이브가 실낙원(失樂園)했을 때 입고 나온 가죽 옷의 정체(?)로 은근히 시사된 바 있습니다. 사람이 지어 입은 나뭇잎 옷을 벗기고 일부러 동물의 가죽 옷을 입히신 조물주의 뜻? 벗겨진 가죽의 주인공인 동물이 희생양으로 죽어 이미 피 흘린 바 되었더라? 그러므로 죄의 용서, ‘remission’이란 커다란 혜택을 입게 되었더라! Remission means ‘forgiveness of sins.’ ‘리밋~션’이란 곧 죄들의 용서를 이름이라.
Without shedding of blood is no remission.
피 흘림이 없은즉 죄사(罪赦)함이 없느니라.
유불선(儒佛仙) 훨씬 이전에, 하느님 상제(上帝)를 모시는 제사에 익숙하던 우리의 조상 동이족(東夷族). 바로 그들이 만들어 쓰던 한자(漢字)의 원형에도 성경 창세기의 희생양 제사가 고스란히 들어 있다면? 바로 '희생양'이란 말의 첫 글자 '희(犧)'를 분해하여 파자(破字)해 보는 건데요. 희(犧) = 소(牛)+양(羊)+수(秀)+과(戈). 빼어난(秀) 소나 양을 창(戈)으로 찔러 잡아 제사 드린다는 겁니다. 알고보니, '유월절 어린 양'의 모습 바로 그대로입니다. 동서고금을 꿰뚫는 'His Story'에 섬짓합니다, 피가 늘 그렇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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