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월요일 저녁에 미국 대통령 후보 토론회가 열렸다. 약 1억 명이 시청한 것으로 알려진 이번 토론회는 한국에도 생중계가 되었다고 한다. 동시통역과 함께 말이다. 그 만큼 한국인들에게도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가 주목을 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한미동맹, 핵무기 확산, 미국-북한의 관계, 주한미군 방위비 부담, 한미 교역을 비롯해 이민 문제 등 한국과 직접 연관된 쟁점 사항들도 꽤 많다.
이렇게 여느 때 보다 중요한 대선을 앞두고 워싱턴 한인회연합회에서도 한인들의 투표 참여 독려 활동을 위한 모임을 월요일 저녁에 열었다. 투표일까지 불과 40일도 남지 않은 상황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한인사회 대표 단체에서 투표 독려에 나서는 것은 고무적이다. 투표 참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지만, 이렇게 매 선거 때마다 반복해야 하는 것은 그만큼 우리 한인들의 참여가 저조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어느 행사 자리에서 한인회연합회 회장이 올해 대통령 선거에서 연합회가 80-80이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노력하겠다는 얘기를 들었다. 80-80이란 80퍼센트 유권자 등록에 80퍼센트 투표율을 가리킨다고 했다. 정말 쉽지 않은 목표이지만 듣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왔다.
나는 지난 20년 이상 여러번 선거에 직접 출마도 해보고 다른 후보자들의 활동에도 깊이 관여해 보아 이 지역 한인사회의 선거 참여도 정도를 잘 안다. 그리고 그것은 주류 정치인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버지니아 주의 경우 한인들이 북버지니아 지역에 많이 몰려 있다. 그래서 한인들이 결집된 모습을 보이면 그 지역 후보자의 당락을 좌우할 수 있는 지역 단위 선거도 많다. 그러나 실제적으로는 그러한 힘을 보여 주지 못해 왔다. 이것이 하루 아침에 급격히 달라지진 않겠지만 이번 대선부터는 좀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 주었으면 좋겠다.
그렇기 위해서는 우선 미국 시민권자이면서 아직 유권자 등록을 안 한 사람은 모두 하도록 하자. 등록 마감이 버지니아 주의 경우 10월 17일이다. 이제 약 2주 밖에 남지 않았다. 고등학교 학생들도 선거일인 11월 8일까지 18세가 된다면 등록할 수 있다.
그리고 일단 유권자 등록이 되었다면 꼭 투표하자. 페어팩스 카운티 주민들의 대선 투표율은, 8년 전에는 79퍼센트, 그리고 4년 전에는 81퍼센트라는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올해도 상당히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초의 여성 후보와 예상 밖의 돌풍을 몰고 온 후보 사이의 역사적 대결이기 때문이다. 평소에 이 지역 한인 투표율이 전체 평균의 절반 정도 밖에 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부끄럽지 말자. 특히 우리와 직접적으로 관련있는 이슈들이 있는 선거에 적극 참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우리도 80 퍼센트 이상의 투표율을 보여주자.
이에 조기투표를 적극 권장한다. 버지니아에서는 이미 시작된 조기투표에 참여하면 여러가지 이점이 있다. 우선 선거 당일의 오랜 줄서기와 혼잡을 피할 수 있다. 또한 업무시간에 지장을 주지 않는 주중 저녁이나 토요일에도 할 수 있다. 물론 조기투표에는 사유가 있어야 하나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상당히 많다. 가장 쉬운게 선거 당일 거주지 밖 카운티나 시에 잠시라도 어떤 이유에 의해서든지 갈 계획만 있으면 된다. 실제로 선거 당일에 그 계획이 바뀌어도 상관 없다. 조기투표 때 투표장에서 작성하는 간단한 신청서류에 거주지 밖 카운티나 시 이름만 적어 넣고, 일 때문일 경우 1C, 개인 용무일 경우 1D에 표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출퇴근을 포함해 11시간 이상 일하는 경우에는 1E에 표기 하면 된다. 투표장은 각 지역의 여러 정부 청사들이다.
그 외에도 몸이 불편할 경우 2A, 몸이 불편한 가족을 돌보는 경우에는 2B, 임신 중일 경우 2C가 해당 사유이다. 먼 곳 대학에서 공부하는 경우에는 우편이나 온라인으로 부재자 투표지를 10월 27일까지 신청해 선거일 당일까지 도착하도록 우편 투표를 할 수 있다.
아무쪼록 이번 선거에 한인들 모두 참여해 80-80 목표를 꼭 달성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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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일룡 변호사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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