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더 브로드 내년 회고전
▶ 컬렉션 ‘무한 거울방’ 만든 최고 아방가르드 아티스트
지난 9월 개관 이후 여전히 관람객들이 끊이지 않고 있는 쿠사마 야요이의 ‘무한 거울방’. 천장과 사방이 거울로 둘러싸여 있고 바닥에 물이 있는 방에 관객이 들어와 LED 전구색이 바뀔 때마다 마치 무한한 우주 한가운데 들어온 것 같은 꿈을 꾸게 된다. <더 브로드 제공>
“어느 날 테이블 위에 빨간 물방울 무늬로 수놓인 식탁보를 보았다. 그리고 나의 시선은 천장으로 향했고 온 사방이 빨간 물방울 형태들로 번져갔다. 방안 가득, 나의 온 몸, 온 우주까지 빨간 물방울로 가득해진 것이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 나에게 삶을 영속시키는 유일한 방식이었다. 반대로 말하면 그린다는 것은 나 자신을 파괴하는 어떤 열기이기도 했다”
강박적인 반복으로 환각을 만들어내는 금세기 최고의 아티스트 쿠사마 야요이(Yayoi Kusama) 회고전이 LA에 온다.
다운타운의 새 명소가 된 아트 뮤지엄 ‘더 브로드’(The Broad)는 2017년 10월부터 2018년 1월까지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유일하게 87세의 아방가르드 아티스트 쿠사마 야요이 초대전 ‘무한 거울’(Yayoi Kusama: Infinity Mirrors)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마치 블랙홀에 빠져들 듯 우주공간에 홀로 서 있는 느낌을 주는 전시, ‘더 브로드’ 개관 이후 여전히 줄을 서서 기다려야만 볼 수 있는 브로드 컬렉션 ‘무한 거울 방’(Infinity Mirrored Room-The Souls of Millions of Light Years Away, 2013)의 작가 쿠사마 야요이의 북미 순회전시로, 내년 2월23일 스미스소니언 허시혼 뮤지엄 앤 조각 정원에서 첫 선을 보인 후 ‘더 브로드’ 등 4개 주요 뮤지엄을 순회하는 회고전이다.
이 전시는 자신의 편집적 강박증을 조각과 퍼포먼스라는 예술로 승화시킨 쿠사마 야요이의 환상적인 작품세계를 설치, 조각, 회화 등 60여점의 작품들로 시리즈별 연대순으로 보여줄 예정이다. 전시기획은 스미스소니언 허쉬혼의 어소시에이츠 큐레이터 미카 요시타케가 맡았다.
그녀를 유명하게 만든 설치미술 작품 ‘무한 거울방’ 남근 시리즈(Infinity Mirror Room-Phalli’s Field, 1965~2016)를 비롯해 ‘무한 거울방-끝없는 사랑’(Infinity Mirror Room-Love Forever, 1966~1994), 대담한 물방울 무늬의 반복이 환각에 빠지게 하는 ‘점에 대한 강박’(Dots Obsession-Love Transformed into Dots, 2009), ‘영원 소멸의 여파’(Aftermath of Obliteration of Eternity, 2009) 등이 선보인다.
어려서부터 환각과 편집적 강박증을 앓았던 쿠사마 야요이는 1965년 개인전 ‘플로어 쇼: 쿠사마’에서 처음으로 무한으로 무언가를 반복시킨 거울방(Infinity Mirror Room-Phalli’s Field, 1965)을 선보였다. 솜으로 채운 하얀 자루에 빨간 망점을 무수히 찍어 남근상을 연상시키는 돌기형 자루들을 사방이 거울로 둘러싸인 방 가득 집적시킨 설치작이었다.
이 개인전은 후일 암전된 거울방에 작은 조명들이 반짝이며 빛나는 거울방으로 변형되었고 이듬해 열린 개인전 ‘쿠사마 핍쇼(끝없는 사랑쇼)’(Kusama peep show(endless love show), 1966)가 등장했고 제33회 베니스 비엔날레에 처음 참가한 쿠사마 야요이는 플라스틱 재질의 거울공 1,500개를 바닥에 늘어놓은 설치작품 ‘나르시스 정원’(Narcissus Garden)을 출품해 대단한 반향을 일으켰다.
‘점에 대한 강박’(Dots Obsession-Love Transformed into Dots, 2009)은 쿠사마 야요이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시리즈 ‘물방울무늬’(dots)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공식석상에서도 노란 혹은 빨간 물방울 무늬 의상을 입고 등장하는 쿠사마 야요이로 인해 ‘물방울무늬 작가’로도 불리고 있다.
더 브로드 주소 The Broad 221 S. Grand Ave. LA, 문의 (213)232-6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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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사마 야요이는
쿠사마 야요이는 1929년 일본 나가노 마츠모토시에서 출행하고 1947년 교토시립예술학교에 입학해 1952년 첫 개인전을 개최하며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이 전시를 통해 그녀는 현재까지도 유기적으로 연결된 무한 망(net)과 점(dot)을 작업의 모티브로 지속해 오고 있다.
1957년 뉴욕에 정착해 회화, 설치, 퍼포먼스와 해프닝 등을 선보이며 국제 미술계에 이름을 알렸고 1973년 다시 일본으로 돌아와 뉴욕에서의 작업을 확장시키는 다양한 경향의 작품을 발표했다.
1993년 베니스 비엔날레 일본 작가로 선정되었고 1998년 대규모 회고전 ‘러브 포에버: 쿠사마 야요이’(Love Forever: Yayoi Kusama, 1958~1968)이 기획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이후 평단과 대중의 관심 속에 세계 유수의 미술관을 순회하는 회고전을 갖고 있다.
쿠사마 야요이의 1965년 작품 ‘Infinity Mirror Room-Phalli’s Field‘
<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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