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변 선수·스태프들 늘 엄마의 마음으로 보살펴
▶ “사랑·겸손·올바른 행동이 기독교인의 역할이죠”
크리스타 딧슨 선수(왼쪽)가 지난 12일 이탈리아와 벌인 경기 도중 동료선수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크리스타 딧슨의 별명은 ‘엄마’다. 선수들은 그녀를 부를 때 아주 자연스럽게 ‘엄마’라고 부르곤 한다. 미국 여자배구 국가대표 선수인 딧슨은 팀에서 가장 나이 많은 선수다. 또 하나의 가족인 여자배구 팀의 엄마가 된 게 당연하게 보이기도 한다.
딧슨 선수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벌어지고 있는 올림픽 경기에 출전한 미국 전체 대표팀의 주장도 맡고 있다. 주변 선수와 스탭 등을 살뜰하게 살피기로 유명한 딧슨 선수는 ‘엄마’라는 타이틀이 완벽하게 어울리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녀의 이러한 성품은 단순히 자상한 ‘모성애’에서 비롯된 게 아니다. 기독교인으로서 그녀가 믿는 신앙의 정수가 딧슨 선수를 미국 국가대표팀의 ‘엄마’로 인도한 것이다. 벱티스트뉴스(BP)는 15일 ‘신앙에 닻을 내린 딧슨의 동료애’라는 제목으로 딧슨 선수와 인터뷰를 보도했다.
“그리스도인 운동선수는 사람들 앞에서 어떻게 보여야 할까요? 저에게 가장 우선 순위는 팀 동료를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 하는 겁니다.”
펜실베니아 출신인 딧슨 선수는 선수 개개인을 잘 알아가는 것이 해답이라고 말했다.
딧슨 선수와 그녀의 남편은 정기적으로 선수들을 저녁 식사에 초대한다. 특히 국가대표팀에 합류한 신입 선수나 어린 선수들을 자주 집으로 불러 함께 밥을 먹으며 긴장을 풀어준다.
딧슨 선수는 여자배구팀 동료들의 가족 상황부터 갖가지 배경을 알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선수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며, 또 가장 두려워하는 게 뭔지도 파악한다. 그래야만 선수들을 더 잘 사랑하고 돌보는 ‘사역’을 감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크리스천 선수가 갖춰야 할 또 다른 덕목은 겸손한 심정을 갖는 것이라고 딧슨 선수는 생각하고 있다. 다른 선수나 코치가 하는 말에 기꺼이 귀를 기울이며, 적극적으로 대꾸하고 반응하려 애쓴다. 그 말이 칭찬이든, 비판이든 마찬가지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서 배우려는 자세를 잊지 않는다.
딧슨 선수가 가슴에 담고 있는 기독교인 선수가 해야 할 세 번째 역할은 바로 올바르게 행동하는 것이다.
“언제나 자기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는 걸 잊지 말아야 합니다. 사람들에게 무엇을 말할지, 경기장 안팎에서 자기 자신을 놓고 어떻게 처신할 것인지, 소셜미디어에는 어떤 내용을 포스팅 할 것인지,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 이런 것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나, 다른 팀 동료를 배려하는 그녀의 자세는 몇 년 전 겪은 놀라운 경험에서 비롯됐다. 바로 그리스도인으로서 거듭 나는 사건이었다. 그녀는 매주 주일마다 교회에 출석하는 기독교인 가정에서 성장했다. 그리고 모든 가족은 기독교 신앙의 바탕 위에서 생활했다. 하지만 “하나님과 아무런 개인적 관계도 맺지 못하고 있었다”고 딧슨 선수는 말했다.
“대학생 시절 교회에서 주일학교 교사로도 봉사했어요. 그래도 달라진 건 없었죠. 하나님을 개인적으로 알고 관계를 맺는다는 게 어떤 건지도 몰랐어요.”
중국에서 프로선수 생활을 끝내고 돌아 온 뒤 딧슨 선수는 남가주에서 열린 기독교 운동선수 모임에 참석하기 시작했다. 그 자리에서는 다양한 종목의 선수들의 자신의 간증을 나눴다. 그리고 어느날 집회를 인도하던 목사가 예수 그리스도에게 자신의 삶을 드리길 원하는 사람들은 자리에서 일어나라고 말했다.
“전 맨 뒷 줄에 있었는데 성령님께서 나를 의자에서 일으켜 세우신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러나 딧슨 선수는 저항했다. 행사에서 자원봉사자로 섬기던 중이어서 더욱 새삼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날 밤 그녀는 끝내 그리스도인으로서 거듭 나지 못했지만, 하나님은 그녀의 가슴 속에서 계속 역사했다. 몇 주가 지난 뒤인 2010년 6월 딧슨 선수는 드디어 그리스도 앞에서 헌신을 서약했다.
그녀는 남편과 함께 오렌지카운티에 위치한 락하버오렌지처치에 출석하고 있다. 지금은 경기 때문에 잦은 여행을 해야 하고 주일 예배에 빠질 때가 많지만, 배구선수 생활을 마치고 나면 교회에서 더 적극적으로 사역에 동참할 작정이다.
딧슨 선수는 리우 올림픽 선수촌에서 세계 각국에서 온 선수들과 신앙으로 교제하는데 대부분의 여가 시간을 사용하고 있다.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 때 바이블 스터디를 함께 하면서 정말 좋은 시간을 보냈어요. 코트 밖에서도 영적 교류를 갖는다는 게 참 기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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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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