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의 수도인 헬싱키에 도착했을때는 날씨가 아주 쾌청하고 좋았다. 우선 버스를 타고 시내 관광에 나섰다. 인구 약 63만의 도시는 현대적이며 깨끗했다. 관광 안내자가 우리 일행을 먼저 데리고 간 곳은 돌로 만든 루테란 교회였다. 이곳 국민들의 대다수인 75퍼센트가 루테란 교인들인데 그들은 일년에 두번, 즉 부활절과 크리스마스에만 교회를 간다고 했다.
천연의 돌 덩어리를 그대로 살려 교회를 만들었는데 그 크기가 굉장했다. 천장의 유리를 통해 햇빛이 들어오고 온통 벽이 돌인데 그것을 이용해 음향 효과를 내고, 콘서트도 열 수 있다고 했다. 그 교회 입구에서는 화장실을 가는데 미화 1불을 받았다. 좀 아이러닉 하다고 생각했다.
아침을 먹은 지가 한참이 지나서 출출하던 참에 시장에서 파는 꽁치보다 적고 멸치보다는 조금 큰 생선 튀김과 오징어 튀김을 사먹었는데 맛이 아주 훌륭했다. 단돈 5불에 봉지에다 수북이 담아주어서 우리 일행이 충분히 먹을 수 있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 하나는 일행 중 한명이 지갑을 잃고 한동안 허둥댔는데 마침 계산대 밑에 지갑이 떨어져 있어서 잽싸게 누군가가 달려가서 집은 바람에 화를 면했다. 이 나라는 아이들은 일곱살이 되어야 학교를 갈 수 있고 중ㆍ고등은 5년제라고 했다.
이 북유럽은 겨울엔 너무 추워서 거의 모든 집에는 사우나가 설치 되어 있고 그곳은 가족들이 모이는 장소이며 아기를 낳을 때도 보통 사우나를 이용한다고 했다.
배에 돌아오니 남편이 작은 종이 몇장을 내밀었다. 그 종이엔 한국어로 성경 구절이 적혀있었는데, 그 반석 교회 입구에 진열된 것을 남편이 가져 왔다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한국인들이 세계 곳곳을 누비고 다니기에 이런 한적한 북구의 한 나라, 한 교회 구퉁이에 이런 한국어로 만들어진 성경문구가 적혀 있을까를 생각하며 잠깐 감회에 젖었다.
허긴 우리가 탄 배에서도 약 오십명 이상의 한국인들이 탑승을 해서 배 안에서 돌아다닐 때 여기저기 한국말이 들렸다. 그들 중 몇명과 잠깐 대화를 나누었는데 한국에서 직행으로 코펜하겐까지 왔고, 약 6천불이 넘는 경비가 일인당 들었다고 말했다. 이제는 한국인이 너무 많아서 서로 만나도 별로 인사조차 나누지 않는다. 몇십년 전에는 한국인만 보면 그렇게 반가워했는데 정말 격세지감을 느꼈다.
다음날 스웨덴으로 가는 도중 바다에 약 삼만개 이상의 많은 섬들이 줄지어 있는데 그 아름다운 섬들을 보면서 연신 감탄을 했다.그 작은 섬들마다 빨간 지붕을 한 그림 같은 집들이 바다와 푸른 숲과 어울려 정말 한폭의 그림을 연상케했다.
다음날은 스웨덴의 스톡홀름에 도착했다. 날씨가 70도 정도로 화창하고 따뜻했다. 스웨덴의 전체 인구가 5백만, 수도인 스톡홀름은 2백만 정도라고 했다. 나라 전체가 깨끗하고 아름다웠다. 이 북구에서는 소득이 최고라고 했다. 몇 군데 공원을 거쳐 바사라는 배가 있는 박물관으로 갔다. 옛날 이 배는17세기에 바이킹 족이 전세계의 바다를 주름잡고 활개를 칠 때 만든 전쟁용 배인데, 높이가 4층 정도의 목재로 만든 어마어마한 크기의 배다.
그런데 이 배는 처녀항을 위해 물에 띄우자마자 약 사백미터 정도밖에 가지 못하고 가라 앉아있다가 약 333년을 물 속에 있던 것을 1961년에 땅위로 끌어올렸다고 한다. 놀라운 것은 그렇게 오랜 세월 속에서도 이 배의 90퍼센트가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다니 정말 기적에 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배 안에는 독일에서 데려온 예술가에 의해 8백개 이상의 동상들이 장식돼 있었으며 그밖에 선장의 반지며 그의 유골도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 당시 사람들이 먹던 말린 고기며 과일, 생선들이 발견되었고, 사람들이 이가 아프면 마구 뽑던 집게 같은 기구도 있었다. 당시에는 몽혼을 할수 없어서 이가 아파도 그냥 뽑고, 다리며 팔도 썩기 전에 그냥 칼로 절단했다고 한다.
돌아오는 길에 운하가 보이는 다리에 잠깐 버스가 정거를 하고 일행들이 사진을 찍었는데, 높은 다리에서 바라 보이는 경치가 장관이었다. 아래로는 강이 흐르고 멀리 바라보이는 큰 궁궐을 둘러싼 푸른 숲이며 건물들이 품위가 있었다. 과연 북 유럽에선 제일 가는 도시며 부유한 나라이기에 국민들이 은퇴를 하면 정부에서 일인당 삼천불의 연금이 나온다고 했다. 물론 사회주의 국가는 세금을 월급의 절반 이상을 내야 한다. 그러나 세계에서 최고의 복지국가임은 사실이다.
바이킹의 후예들은 체구가 크고 늘씬한 금발의 장신들이 많았다. 우리는 일행이 일곱명이었기 때문에 저녁이면 늘 큰 테이블에 앉아 천하진미를 서비스 받곤 했다. 웨이츠레스 한명이 한국 여자였는데 그곳 배에서 만난 세르비아 남자와 금년 가을에 결혼을 한다고 했다. 마지막날 밤 따로 그녀를 불러 팁을 챙겨주었다. 이젠 어디를 가도 한국인을 만나고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그들이 신통하게 생각되었다.
그날 밤은 춤과 음악으로 사람들이 한덩어리가 되어 즐겼다. 이제 하루밤만 자면 여행은 끝나고 모두 집으로 돌아간다. 여행은 늘 새로운 곳을 보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기에 즐겁고 흥분되지만 역시 집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이 더 즐겁다. 이번 여행에서 다시 한번 느낀 것은 이 세상에 미국 같은 곳은 없고 그중에서도 캘리포니아, 또 내가 사는 라스모어가 천국이라는 것을 다시 상기하며 또 한번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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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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