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존여비 관습이 철칙이었던 동양의 전근대사회에서는 여자들로부터는 정조와 절개가 요구되었던 것과 반대로 남자들의 축첩 내지 기생들과의 외도는 당연시 되었었다. 북경 자금성의 후궁들의 방수가 3,000여개 였다는데는 못 미치지만 조선의 왕들도 비·빈을 수십 명씩 거느렸던 것처럼 소위 양반들의 권문세가와 부자들의 재산규모가 첩들의 숫자와 비례되었던 시절이다.
1945년 일제로부터 해방되고 대한민국이 수립되면서 남녀평등이 법제화되고 축첩제도는 없어졌지만 대재벌의 총수들이 일본 등 외국에 현지처를 두는 등 사실상의 축첩행위는 계속되었었다. 그러나 여성권익의 확대와 아울러 실제 첩살림이 점점 어렵게 되자 바람기 있는 남자들은 창녀들을 찾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풍조가 생겨난다.
50몇 년 전 나의 직장 경험을 회고해 보더라도 당시에 사창굴로 악명을 떨쳤던 종로3가를 뻔질나게 드나들던 동료들도 있었고 지방출장을 바람 피우는 기회로 이용하는 사람들도 여럿이었다. 특히 당시에는 드물던 외국여행의 기회를 이방여인들과의 성관계 섭렵으로 자랑하는 사람들마저 있었다. 소위 말로만 총각들만이 아니라 기혼남성들도 바람 피우는 것을 묘사하기가 일쑤여서 결혼서약은 쌍방의 정절 고수의 약속으로 간주하는 나 같은 사람은 남자들끼리의 술자리가 끔찍해질 정도였다.
이건희 삼성회장이 몇년전 자택 아니면 삼성계열 사장의 집으로 젊은 여자들을 불러 성매매를 논의했다는 비밀 비디오가 인터넷 통신인 뉴스타파에 의해 공개되었다는 뉴스를 보고 대다수 한국 남성들의 부도덕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건희씨 부인이 얼마나 속이 문들어졌을까. 내가 아는 어떤 큰 회사의 회장부인은 남편이 탈세혐의로 구속되었을 때 자기 동생의 고층아파트 창문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했다. 아마도 술과 여자 문제로 평소부터 마음고생 시켰던 것이 그런 비극을 촉발시켰을 것이다.
미국에서도 남성들의 성도덕 비행과 죄악은 드물지 않다. 유명 코미디언 빌 코스비가 몇 십 년 동안 연예계 지망생들을 도와주겠다고 꼬셔가지고 술에 약을 타서 먹이고는 강간했다는 혐의로 수십 명의 피해자들로부터 지탄을 받다가 그 중 한 사건으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중이다.
가장 최근의 예로서는 폭스 뉴스의 설립자인 로저 에일스 전 회장이 있다. 에일스는 20여 년전 미국에서만도 뉴욕포스트, 월스트리트 저널 등 많은 신문과 미디어를 소유해서 세계의 신문왕이라고 종종 불리우는 루퍼트 머독의 돈으로 폭스 뉴스라는 케이블 뉴스를 시작해서 선발주자였던 CNN등을 제치고 최고의 시청율과 광고수입을 올리는 뉴스채널이 되게 한 사람이다. 그는 NBC계통의 방송에서 출발하여 닉슨 대통령의 홍보계통 책략가로 일한 경험이 있는 공화당의 책사들 중 하나로서 공화당의 우향우 분위기를 조성하고 확대시켜 도날드 트럼프가 대통령 후보로 등극하는 토양을 마련한 장본인 중 하나로 지목되기도 한다. 에일스는 폭스 뉴스 채널에서 뉴스와 논평을 뒤범벅 시키고 특출나게 예쁘고 매끈한 다리를 가진 여성앵커들을 많이 등장시켜 케이블 TV 시청율의 제 1위를 점령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여러 여자들이 에일스로부터 자기와 성관계를 가지면 폭스뉴스에서 크게 성공할 것이라는 제의를 듣고 수치감을 느꼈다는 소문들이 자주 돌았지만 에일스 회장의 파워는 막강하기 짝이 없어 내부적으로 해결되는데다가 그에 대한 성희롱 혐의의 타협서에는 외부노출을 금지하는 조항마저 들어 있어 그는 난공불락의 위치에 있었던 것처럼 보였던 것이 불과 두어 주 전까지였다.
두어 주전에는 앵커에서 해임된 그렛천 칼슨이 뉴저지주에서 에일스와 폭스뉴스를 상대로 성희롱을 당했다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칼슨은 미스 아메리카 출신이기도 하지만 스탠포드 대학의 우등졸업생이기도 한 TV경력 20년이 넘는 사람인데 자기가 앵커직에서 해고된 이유가 에일스의 성관계 제의를 거절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자 여러 여자들도 에일스 자신이나 그의 부하들로부터 성관계 제안을 받았었다는 폭로를 하기에 이르렀고 약 1주전에 에일스는 회장직을 내놓게 된다.
앞으로 재판결과 에일스의 비행이 얼마나 더 들어날지 자못 궁금하다. 건전한 성도덕은 남녀쌍방의 책임이며 의무다. 창조주의 법이 그러하고 떳떳한 양심을 위해서도 그렇다.
<변호사 MD, VA 301-622-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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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선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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