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부엌에 화재진압 시스템(fire suppression system)이 잘못 설치되어 있다면…” “스프링클러는 있는데 작동을 하지 않는다면…”‘유비무환’이란 말 그대로 평소에 준비를 철저히 해두면 근심이 없다는 뜻으로 돌발적인 상황에 대해 대비를 하는 것은 우리생활에 꼭 필요한 자세라고 할 수 있다.

보험은 이같은 맥락에서 우리생활에 꼭 필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보험은 기본적으로 손해 또는 손실을 보상받기 위한 것이지만, 이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게 하는 경각심도 심어준다.

각종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보험사나 에이전시 모두 문제가 발생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사고위험의 가능성을 사전에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며, 이는 궁극적으로 가입자에게 득이 되는 일이다.

그런데 간혹 일부 가입자들은 보험사와 에이전트의 이같은 노력을 귀찮아하고, 심지어 협조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곤 하는데, 이는 올바른 자세라고 할 수 없다.

사업장에서 안전을 위협하는 모든 요소는 보험료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화재나 도난, 그리고 각종 인명사고를 대비하기 위한 시설이 잘되어 있다면 보험료의 인하요인으로 작용할 것이고, 각종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면 당연히 보험료는 수직 상승할 수밖에 없다.

보험사들은 가입자가 보다 안전하게 사업체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에이전트를 통해 보험 가입신청이 들어오면 직접 방문해 서류에 기재된 내용들을 확인하면서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들을 점검해 개선을 요구하게 된다.

예를 들어 식당 부엌에 있는 화재진압 시스템이 소방법에 맞지 않을 경우 새로 설치하도록 요구하거나, 작동을 안 할 경우 수리하도록 요구할 수 있고, 건물 주차장에 차량이 건물 쪽으로 넘어오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턱을 만들어 놓을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그리고 forklift를 운영하는 업체의 경우 안전벨트까지 점검해서 노후화된 경우 교체를 요구하기도 한다. 이는 종업원이 forklift 운행 중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다.

이는 사업체의 책임보험이나 재산, 종업원 상해보험 등에 모두 해당되는 것으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여 사업체의 손실을 줄여주기 위한 보험회사의 노력인 것이다.

보험회사에서는 권고사항을 이행하기까지 통상 30일 정도의 시간을 준다. 가능하면 그 기간 내에 권고사항을 완료하여 보험회사에 보내는 것이 계속 보험을 유지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그런데 이 권고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을 수 있다.

한 가지는 이를 반드시 가입자가 이행해야 하는 필수 사항이고, 다른 하나는 조언 사항이다.

보험사가 필수로 지적한 것을 정해진 기간 내에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 보험이 취소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비용부담을 하지 않겠다고 문제점으로 지적된 것들을 그대로 놔둔 채 다른 보험사를 알아본다고 해도 결과적으로 이보다 좋은 보험사를 찾아가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설령 다른 보험사를 찾았다고 해도 결국은 똑같은 지적을 받게 돼 원점으로 되돌아가기 십상이다.

이런 경우 보험사가 요구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개선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보험회사와 함께 안전관리에 동참한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게 됨으로써 보험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신규가입의 경우 사실상 50% 이상 조사가 나온다고 보면 된다. 때문에 보험사 직원의 조사에 적극 협력하면서 무엇이 문제인지를 함께 살펴보고,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에이전트와 함께 의논해야 한다.

이같은 과정을 무사히 마치기 위해서는 가입자와 보험 에이전트 간의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 보험가입 서류를 작성하면서 정확한 내용들을 제공하지 않거나 권고사항 등에 적극 협조하지 않는다면 결국 손해는 나중에 가입자의 몫으로 돌아간다.

보험사의 조언이나 개선 요구는 가입자에게 부담을 주려는 것이 아니다. 만약의 경우에 대비한 최선의 노력으로 이해해야 한다.

(800)943-4555, www.chunha.com

<박기홍 천하보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