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시디오(Presidio)는 도시가 가질 수 있는 최고의 공원이다. 짙푸른숲 속을 이리저리 가로지르는 오솔길과 빽빽하게 들어 선 나무들이 끝없이 펼쳐진다. 자동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즐기기에도 그만이다.
그런가하면 샌프란시스코 바다와 한적한 비치 그리고 그 유명한 금문교가 바로 눈앞에 서 있다. 이뿐만 아니다. 공원 곳곳에 기념관과 볼거리가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다. 그야말로 공원에서 누리고 싶은 모든 종류의 여가를 바로 프레시디오에서 가질 수 있다. 하지만 프레시디오는 낯선 이방인들은 지나치고 마는 안타까운 보석이다. 알지를 못하니 찾을수도 없다. 여행자들은 금문교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프레시디오를 가로질러 지나치기 십상이다.
그렇지만 정작 금문교를 가장 잘볼 수 있는 포인트도 바로 프레시디오에 산재해 있다. 금문교 위에 올라서는 금문교가 제대로 보일 리 없다.
프레시디오 안에는 한눈에 금문교가 전체의 모습을 드러내는 명당이 곳곳에 있다.
프레시디오는 원래 샌프란시스코 항구를 지키는 천연의 요새였다. 드넓은 대지와 숲 가운데 육군과 공군, 해병대와 해안 경비대를 망라하는 거대한 기지가 자리잡고 있다. 2차대전을배경으로 삼은 영화에서 나오는 거대한 해안 포대가 프레시디오에 즐비했다. 이 가운데 지금도 육중한 위용을 자랑하는 거포가 남아 태평양을조준하고 있다. 스페인 식민지 시절부터 장장 219년을 내려온 군 기지는지난 1994년 골든게이트 국립공원(the Golden Gate National RecreationArea)에 편입됐다.
크리시 필드 센터(Crissy Field Center)는 프레시디오를 방문할 때 빼놓지 말아야 할 곳이다. 이전에는 공군과 해병대 및 육군 항공대 기지로 사용됐지만 지금은 도시 환경 보호의 중심지로 변모했다. 학생들의 견학이이어지고 방과 후 애프터스쿨이 열리며 각종 단체가 캠프를 펼친다. 전시관 및 도서관과 카페 등이 마련돼 있어 시원하게 땀을 식힐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알짜 주민들이 교육과 여가의 중심으로 애용하는 장소다.
이곳에는 숲속의 연못과 벤치에서 새소리를 들으며 한가한 휴식을 취할수 있다. 무려 100종이 넘는 새들 의안식처로 비밀의 정원 안에 들어 온착각을 줄 정도다. 철새들도 이곳에서 머나 먼 여행을 떠나고 돌아온다.
당연히 철새나 희귀한 새들을 관찰하고 구경하기 안성맞춤이다. 인근의 이스트 비치(East Beach)에는 카페가 열려 있는데 오솔길을 걷다가 파도를 보며 스낵을 먹을 수 있는 포인트다.
수백 채에 달하는 군사 시설도 훌륭한 관광 자원이 되고 있다. 장교 숙소는 아름다운 북가주의 전형적인 주택과 정원의 풍경을 선사하고, 수천명이 열병할 수 있을 만큼 넓은 연병장과 그 둘레에 건설된 병영 막사도 멋진 광경을 보여준다. 빨간 벽돌 건물과 흰색 기둥, 반듯하게 정열 된 건축물을 지나 자그마한 언덕 하나를넘으면 시야에 금문교의 웅장한 자태가 마치 사진처럼 눈앞에 다가온다.
병영 건물 중에는 각종 박물관으로 전환된 곳도 많은데 건축학적으로도 인정을 받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장교클럽(Officer’ s Club)은 프레시디오 관광의 핵심이다. 레스토랑에서는 식사를 즐길 수도 있고 기념품도 이곳에서 살 수 있다. 또 프레시디오 안내와 역사 자료도 모두 여기에서찾을 수 있다. 게다가 연중 내내 무료공연과 갖가지 가족 행사가 장교클럽 건물에서 개최된다.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역사적인 빌딩으로 손꼽히는 곳이기도 하다.
지난 2014년 대폭적인 보수 공사를거친 뒤 일반인에게 공개됐는데 이후베스트 레노베이션 상을 수상했다.
월요일은 문을 닫는다.
베이커 비치(Baker Beach)와 마샬비치(Marshall’ s Beach)는 타지의 관광객이 거의 찾지 못하는 숨은 명소다. 태평양에서 샌프란시스코 베이로 들어오는 물길 한가운데 위치해 있으며 금문교가 바로 옆에 걸쳐 있다. 기가 막힌 풍광이 펼쳐지지만 조용하기 이를 데 없다.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주민 몇 명이 맨발로 바닷가를 걸을 뿐이다. 간이 의자 하나 들고 파도앞에 앉아 있노라면 석양이 젖어들어도 떠날 수가 없다. 인생의 시름이다 무엇이겠나. 창조주와 인간이 조화롭게 빚어낸 절경과 고요 속에서 시간을 흘려보낼 뿐이다.
<
유정원 객원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