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주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감의 고용계약이 연장되었다. 엄밀히 말해 기존 계약을 6월30일로 취소하고 7월1일부터 4년간 재계약을 한 셈이다. 이에 대한 결정은 교육위원회의 6월30일 정기회의에서 내려졌다. 선거를 통해 교육감을 선출하는 한국과 달리, 미국 대부분의 학군에서는 교육감을 교육위원회가 고용한다. 물론 워싱턴 D.C나 뉴욕시 같은 경우 시장이, 그리고 인근 프린스 조지스 카운티 경우에도 카운티 이그제큐티브가 교육감을 임명한다. 그러나 좀 더 발전된 교육지방자치를 선호하는 지역에서는 주민 직선으로 선출되어 구성되는 교육위원회가 고용한다.
페어팩스 카운티 캐런 가자 교육감은 3년 전 페어팩스 카운티 공립학군의 150년 역사상 첫 여성교육감으로 고용되었다. 텍사스 주에서 태어나 줄곧 그 곳에서만 살았던 가자 교육감의 고용은 신선하면서도 과감한 시도였다. 당시에 내가 교육위원회 의장으로서 고용 과정을 처음부터 이끌었어야 했다. 자문을 해 줄 컨설턴트를 구하고 주민들로부터 새 교육감이 갖춰야 할 자격요건에 관해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했다. 그리고 미국 전역에서 유능한 후보들을 발탁해 페어팩스 카운티의 위상과 기대에 걸맞는 교육감을 찾도록 노력했다.
지난 3년 동안 가자 교육감은 훌륭하게 업무를 수행했다. 전임 교육감들의 숙원사업들도 특유의 진취력과 돌파력을 가지고 이루어 냈다. 초등학교의 월요일 수업을 반일에서 종일로 전환한 것이나, 고등학교 등교시간을 늦춘 것이 그 중 일부이다. 그리고 이번 회계년도 예산에 교사들 봉급향상을 위한 4천만달러의 추가 투자도 큰 업적이다. 그러한 과정 중 학부모들과 주민들 그리고 그 외의 다른 이해관계자들과 충분한 소통을 거치고 그들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일에도 철저했다. 텍사스 주에서 과거에 교육 로비스트로 일했던 경험이, 여러 다른 이해 관계자 그룹들과 관계를 유지하고 갈등을 조정할 때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버지니아 주에서는 교육감 계약기간이 한 번에 4년을 넘기지 못하도록 되어있다. 이에 따라 가자 교육감의 첫 계약기간도 4년이었다. 이번에 그 계약기간이 아직 1년 남아 있는 상태에서 재계약을 한 것은 일반적으로 교육감의 계약연장 여부는 계약기간 만료 1년 전쯤에 결정 내리기 때문이다. 교육감이나 교육위원회가 연장을 원치 않거나 계약조건에 합의가 안 될 경우, 기존 교육감도 새로운 자리를 찾고 교육위원회도 후임자를 물색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야 한다. 가자 교육감 고용과정이 약 9개월 정도 걸렸던 과거 경험을 고려할 때, 1년 정도의 시간적 여유를 갖고 계약연장 결정을 내리는 것은 현명하다.
여느 고용계약과 마찬가지로 교육감의 고용계약 연장에도 결국 봉급과 베네핏 등의 고용조건이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페어팩스 카운티 공립학군이 미국 전체에서 10번째 규모이고, 공교육에 대한 주민들의 높은 기대치를 고려할 때, 인근 학군이나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타 지역 학군의 경우들을 참고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다른 학군 교육감들의 고용계약 조건들을 모두 쉽게 알 수 있지는 않다. 그래서 언론에 보도된 자료를 살펴 보며 교육감협회, 교육위원회연합회 등에 정보를 문의하기도 한다.
또한 계약조건에서 외부로 쉽게 드러나고 비교될 수 있는 봉급액수도 중요하지만 그 외로 연금과 부수 혜택들도 꼼꼼히 챙겨 보아야 한다. 이번에 가자 교육감의 재계약 조건에는 3년 전과 마찬가지로 텍사스 주와 비교해 훨씬 높은 이 지역의 주거비용을 고려해 주택보조비를 계속 제공하기로 했다. 그리고 같은 맥락에서 텍사스에 주에서 받던 봉급과 주 소득세율을 고려해 생활비를 추가로 보조하는 조항을 유지했다. 봉급 자체는 약 4% 정도만 인상했고 휴가 일수를 한 주 정도 더 제공하기로 했다. 연금보조액도 약간 인상했다.
작년에 인근 메릴랜드 주 몽고메리 카운티에서 교육감 계약연장 실패로 논란이 있었던 것과 달리 이번에 페어팩스 카운티에서는 계약연장 협상이 잘 마무리 되어 다행이다. 앞으로 4년 간의 새 여정을 떠나는 가자 교육감의 앞날에도 계속 좋은 성과가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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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일룡 변호사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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