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신수·류현진 부상 악몽 넘어서 후반기 도약 꿈꿔, 강정호는 성폭행 추문 떨칠 수 있을지가 최대 관건
▶ 코리안 빅리거들 시즌 중간 점검 반등 노리는 베테랑들
강정호(왼쪽)가 후반기에도 힘차게 달릴 수 있을지 여부는 경찰의 성폭행 수사결과에 달려 있다. 추신수(가운데)는 시즌 전반기에 두 차례 DL에 오르며 팀의 치른 90경기 중 단 31경기에만 뛰었다. 류현진은 복귀전에서 성공적인 재기에 대한 희망과 실패에 대한 우려를 교차시킨 퍼포먼스를 보였다.
올스타 브레이크를 마친 메이저리그가 15일부터 후반기에 돌입한다. 올해는 메이저리그 무대를 누비는 코리안 선수가 7~8명으로 늘어나면서 이들 코리안 빅리거들의 활약상을 지켜보는 것이 한인들에게 톡톡한 삶의 활력소 역할을 했고 이는 후반기에도 마찬가지가 될 전망이다. 후반기 코리안 빅리거들의 전망을 루키와 베테랑으로 나눠 2회에 걸쳐 살펴본다.
이번 시즌 전반기에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 코리안 선수들은 주로 루키들이었다. 시즌 초반 박병호(미네소타)가 인상적인 홈런포를 펑펑 터뜨리며 화끈한 시동을 건 데 이어 초반에 주로 벤치를 지켰던 이대호(시애틀)와 김현수(볼티모어)도 갈수록 출장시간을 늘려가며 팀의 주전급으로 도약했다.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은 철벽 셋업맨으로 시즌 내내 꾸준한 활약을 펼친 끝에 급기야 전반기가 끝나기 전에 팀의 마무리로 승격됐다. 비록 박병호가 출발 당시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마이너로 떨어지긴 했으나 올해 처음으로 빅리그의 문을 두드린 ‘코리안 루키 클래스’의 활약상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반면 상대적으로 코리안 ‘MLB 베테랑’들의 활약상은 루키들의 기세에 밀린 양상이었다. 우선 10년이 넘는 빅리그 경력으로 연차에서 단연 ‘맏형’격인 추신수(텍사스)는 전반기에만 두 차례나 부상자명단(DL)에 올라 장기간 결장하면서 경기에 나선 횟수부터가 많이 부족했다.
하지만 그는 일단 경기에 나서면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전반기에 팀이 소화한 90경기 중 3분의 1에 불과한 단 31경기 밖에 뛰지 못했지만 여기서 타율 .274, 7홈런, 17타점, 22득점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두며 텍사스가 아메리칸리그 승률 1위를 질주하는데 기여했다.
후반기에 부상의 덫을 피할 수만 있다면 추신수는 이번 가을 생애 두 번째로 빅리그 포스트시즌 무대를 경험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미 빅리그 무대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그이기에 부상을 제외하면 특별히 걱정할 필요가 없는 선수가 추신수다.
반면 만 29세 동갑인 류현진(LA 다저스)과 강정호(피츠버그)는 앞날을 낙관하기 힘든 불투명한 상태로 후반기를 맞는다. 지난해 5월 어깨 수술을 받은 후 길고 지루한 재활과정을 계속해온 류현진은 마침내 지난 7일 샌디에고 파드레스와 홈경기에서 정확히 640일 만에 다시 메이저리그 실전경기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그 결과는 희망과 우려를 교차시켰다. 초반엔 빠른 볼 최고 구속이 시속 92마일까지 나오며 희망을 안겨줬으나 4회가 넘어가면서부터는 구속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특히 강판된 5회엔 80마일 초반에서 중반을 오르내리는데 그치며 타자들에 난타 당했다. 결과는 4⅔이닝동안 8안타(1홈런) 6실점에 포볼 2개, 삼진 4개였다.
다소 실망스런 결과였고 구속 문제로 인한 우려도 지울 순 없었지만 거의 2년 만의 실전등판이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너무 많은 것을 욕심내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일단 류현진이 복귀전을 통해 스스로 어깨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고 수술 받은 어깨에 구조적인 문제만 없다면 후반기에 등판이 계속될수록 구속과 소화 이닝에서 갈수록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문제는 그가 얼마나 빨리 정상컨디션을 되찾을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지금은 스프링 시범경기 기간이 아니기에 팀 입장에서 그가 정상으로 회복될 때까지 마냥 기다려주기가 쉽지 않은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류현진보다 오히려 더 큰 물음표를 달고 후반기를 시작하는 선수는 성폭행 추문에 휩싸인 강정호다. 큰 부상에서 복귀한 것은 류현진과 마찬가지지만 강정호는 한 달 늦게 시즌을 시작한 뒤 곧바로 놀라운 맹타를 휘두르며 빅리그 ‘2년차 징크스’가 없을 것임을 선언했다.
하지만 지난달 그가 ‘성폭행 용의자’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뉴스가 터져 나오면서 모든 것이 안개 속으로 빠져들었다. 아직까진 경찰의 조사가 진행 중인 상태로 아직 피해 여성의 주장 외엔 알려진 사실이 없지만 혐의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강정호의 선수 커리어까지도 불투명해진다.
물론 무슨 이유로든 혐의가 입증되지 않을 경우엔 강정호는 별 문제없이 선수생활을 지속할 수 있겠지만 그동안 쌓아왔던 깨끗한 이미지엔 상당한 타격을 입은 것은 분명하다.
여기에 이번 사건으로 인한 필드에서의 성적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긴 하지만 그는 이미 사건이 알려진 뒤에도 정상적으로 경기에 출장하며 전과 다름없는 모습을 보였기에 그 문제는 그리 걱정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지금으로선 경찰의 수사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모든 포커스가 맞춰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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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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