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대호·오승환·김현수 전반기 놀라운 활약상 눈길, 고공 출발했던 박병호만 주춤… 후반 재도약 노려
▶ 코리안 빅리거들 시즌 중간 점검 (1) 대형 코리안 루키들
김현수는 시범경기의 악몽을 씻어내고 오리올스의 주전급 선수로 도약하는 대반전을 일궈냈다. 이대호(오른쪽 위)는 마이너리거 초청선수 신분에서 출발, 풀타임 주전급 선수로 도약하는 놀라운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오승환(오른쪽 아래)은 전반기 막판 카디널스 클로저로 사실상 승격하며 ‘파이널 보스’로서 위용을 떨칠 기회를 잡았다.
올스타 브레이크를 마친 메이저리그가 오는 15일부터 후반기에 돌입한다. 올해는 메이저리그 무대를 누비는 코리안 선수가 7~8명으로 늘어나면서 이들 코리안 빅리거들의 활약상을 지켜보는 것이 한인들에게 톡톡한 삶의 활력소 역할을 했고 이는 후반기에도 마찬가지가 될 전망이다. 후반기 코리안 빅리거들의 전망을 루키와 베테랑으로 나눠 2회에 걸쳐 살펴본다.
특히 올해 한인 팬들을 흥분시킨 것은 메이저리그에 처음 뛰어든 코리안 루키들의 활약상이었다. 우선 한국과 일본프로야구 무대를 거친 뒤 올해 빅리그에 뛰어든 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와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각각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 신인왕 후보로 언급될 만큼 전반기에 인상적인 활약을 보였다.
또 스프링 시범경기에서 극심한 부진으로 마이너행 압박의 대상이었던 ‘코리안 타격기계’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는 정작 시즌이 시작되자 초반 거의 벤치를 지키던 악조건을 이겨내고 당당히 주전선수로 발돋움하며 성공적인 빅리그 데뷔시즌을 쌓아가고 있다.
반면 한국 홈런왕 출신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는 시즌 초반 인상적인 홈런포를 때려내며 순조롭게 출발했지만 이후 메이저리그 피칭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드러낸 끝에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를 위해 마이너리그로 내려가 타격감을 가다듬고 있다.
우선 오승환과 이대호는 후반기에 전반기만큼만 활약한다면 데뷔시즌은 ‘대성공’이다. 카디널스에서 중간계투로 출발한 오승환은 한국과 일본에서 ‘끝판대장’으로 활약했던 위력을 고스란히 펼쳐 보이며 인상적인 활약을 이어갔고 여기에 카디널스의 올스타 클로저 트레버 로젠탈의 부진이 맞물리면서 결국은 전반기 막판 팀의 클로저로 ‘승격’했다.
전반기 성적은 45경기에서 45⅓이닝을 던지며 2승 2세이브와 59탈삼진 13볼넷 평균자책점 1.59다. 후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팀의 클로저로 나설 것으로 보이는데 셋업맨에 비해 훨씬 심적 부담감이 큰 클로저 포지션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가 계속해서 ‘파이널 보스’다운 모습을 보여주며 세이브를 쌓아간다면 올 시즌 신인왕 레이스에서도 마지막까지 후보로 남을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
한국 대표팀의 4번타자인 이대호는 마이너리거 초청선수 신분으로 스프링캠프를 출발한 뒤 실력으로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진입하고 이후엔 왼손투수 전용 플래툰 요원에서 사실상 풀타임 주전선수로 올라서는 등 놀라운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전반기를 타율 .288(177타수 53안타)에 12홈런 37타점으로 마감한 그는 이제 왼손투수 전문 반쪽선수가 아닌 명실상부한 주전급 선수로 후반기에도 큰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김현수의 반전은 이대호와는 또 다른 묘미가 있다. 마이너 계약을 한 이대호와 달리 2년간 마이너행 거부권까지 포함된 메이저 계약을 한 김현수는 시범경기에서 극심한 부진을 보인 탓에 구단의 마이너행 압박에 시달렸고 계약상 권리를 활용, 이를 거부하고 팀에 남았으나 개막전에서 홈팬들의 야유를 받는 수모까지 당했다.
이후 첫 한 달간 찬밥 신세로 벤치만을 지켰으나 드문드문 찾아오는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신뢰를 회복해 나갔고 결국 5월 중순부터는 팀의 주전멤버로 도약하기 시작했다.전반기를 46경기 타율 .329(152타수 50안타) 3홈런 11타점으로 마친 김현수는 이제 한결 홀가분한 마음으로 후반기에 본격적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지만 심각한 부상은 아닌 것으로 보이고 특히 올스타 브레이크동안 휴식을 취할 수 있어 불행 중 다행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박병호는 시즌 초반 쾌조의 스타트를 보였으나 이후 고전을 거듭한 끝에 마이너로 내려가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반면 박병호는 전반기동안 김현수와는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시즌 출발과 함께 ‘고공비행’을 시작했으나 얼마 멀리 날지 못하고 추락하고 말았다. 박병호는 데뷔 3경기 만에 홈런포를 가동하며 역대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한국 선수 중에서 가장 빨리 손맛을 보는 짜릿함을 누렸다. 그는 4월 한 달 동안 6홈런을 쳤는데 홈런 수만이 아니라 엄청나게 날아가는 타구로 인해 화제의 대상이 됐다.
하지만 5월 중반부터는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박병호가 빠른 공에 약점을 보이자 상대 투수들은 이를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결국 박병호는 메이저리그 양대 리그를 통틀어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중 최저 타율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이달 초 트리플A로 강등당했다. 박병호는 하루빨리 타격감을 회복해 메이저리그에 복귀해야 한다는 숙제를 짊어진 채 후반기를 맞이하게 됐다.
한편 이들에 비해 덜 알려진 최지만(LA 에인절스)는 오랜 마이너 생활을 마치고 올해 빅리그에 데뷔하며 꿈을 이뤘지만 현실을 녹록치 않았다. 시즌 첫 5주동안 단 24차례 타석에 나선 뒤 방출대기 됐다가 트리플A로 내려갔던 최지만은 에인절스 C.J. 크론의 부상으로 지난 주말 다시 빅리그에 합류했고 10일 경기에서 자신의 첫 빅리그 2루타를 뽑아냈다.
트리플A에서 타율/출루율/장타율 .327/.411/.485의 인상적인 활약을 보인 것이 빅리그 복귀의 디딤돌이 됐다. 일단 그의 목표는 주어지는 기회에서 꾸준한 성적을 올려 잔여시즌 빅리그에 잔류하는 것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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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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