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lish for the Soul] 두 질문
2016-07-08 (금)
최정화 [커뮤니케이션 학 박사/영어서원 백운재 대표]
Two Questions / 두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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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ve you found joy in your life? Has your life brought joy to others?
그대 삶 속에서 기쁨을 찾았는가? 그대 삶이 타인에게 기쁨을 주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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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벗과 옛 영화를 다시 봅니다.
. '죽기 전에 꼭 하고 싶
은 것들'. 2007년 개봉했으니 그리 '옛날' 영화는 아니죠. 다시 보니 또 새로운 옛 영화. 그런 영화를 명화(名畵)라 일컫든가요.
<버킷 리스트>란 표현의 어원은 여럿 있지만, 통상 '죽다/뒈지다'란 속어 'kick the bucket'에서 유래한 것으로 봅니다. 목을 매어 자살하려는 인간이 자기 발 밑의 버킷을 차면서 결국 대롱대롱 매달리게 되는 장면을 연상케 하는 표현 '킥더 버킷'에서 파생된 말이 바로 . 자, 이제 버킷을 차버리기 전에 그야말로 꼭 해보고 싶은 게 뭐냐, 그걸 차곡차곡 정리해서 나열한 게 바로 <버킷 리스트>.
잭 니콜슨과 모건 프리먼의 제법 심오한 코미디 영화. 이래저래 살아온 줄거리도 다르고 피부색도 현저히 다른 두 인간. 인생관/세계관/우주관도 모조리 다르고, 평소 같으면 미상불 전혀 남남인 이 두 사람이 꼭같이 맞닥뜨린 난관(?)은 바로 시한부 인생! 둘 다 곧 세상을 마감할 날이 코 앞에 들이닥친 극한상황. 급기야, 둘은 함께 <버킷 리스트>를 공동 달성하는 대장정에 올라 지구촌 방방곡곡을 두루 다니다가 어느 날 이집트 피라미드 앞에서 대화를 나눕니다.
카터(Carter) 역의 프리먼이 낭랑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You know, the ancient Egyptians had a beautiful belief about death."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죽음에 관해 어떤 아름다운 믿음을 갖고 있었다는데 말일세. "When their souls got to the entrance to heaven, the guards asked two questions." 죽은 자의 혼이 천국 문에 다다르면 문지기가 두 가지 질문을 했다네. "Their answers determined whether they were able to enter or not." 어떻게 답하는가에 따라 천국행이 결정됐다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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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ve you found joy in your life? Has your life brought joy to others?
그대 삶 속에서 기쁨을 찾았는가? 그대 삶이 타인에게 기쁨을 주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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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두 질문입니다. 사실, <버킷 리스트> 영화 전체를 통해 꽤나 심오한 인생의 질문들이 간간이 쏟아져 나옵니다. 영화를 풀어 나가는 감독의 역량도 대단하거니와, 감칠맛 나는 각본이 중량감 있는 배우들의 입을 통해 명대사들로 연출됩니다.
냉소적이고 이기적인 니콜슨은 영화 초두에 이렇게 단언합니다. "If life has taught me anything, it's that 95 percent of the people are always wrong." 인생이 내게 뭔가 가르쳐 준 게 있다면, 그건 인간들 95 퍼센트는 늘 틀려 먹었다는 걸세. 이 정도 언사를 날릴 인간이 과연 창조주나 천국을 믿을 수 있을까요? No way! 턱도 없는 얘기.
한편, 텔레비전 퀴즈 쇼에 나오는 문제들을 모조리 맞추는 모건 프리먼은 잡학사전일 뿐 아니라 신앙심 돈독하고 부인과의 애정도 경건한 의인(義人). 그가 사자의 무덤 피라미드 앞에서 넌지시 던지는 질문에 실로 난감한 니콜슨. 결국, 둘 다 죽어 히말라야 정상에 뼛가루를 묻게 되는 영화의 마지막까지, 이 두 질문은 <버킷 리스트>의 행간을 가로 지르고 있습니다.
근 10년 만에 다시 본 영화 . 뻔히 아는 내용인데도 여전히 재미있네요. 영화적 문법에 지극히 충실해 기승전결의 묘미도 압권이지만, 피라미드 앞에서 시한부 인생 두 분이 나누는 대화가 그토록 찡~하게 다가오는 건 '두 질문'의 속내가 여간 옹골지지 않더라는 이유? Shalom!
<최정화 [커뮤니케이션 학 박사/영어서원 백운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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