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화요일에는 미국의 사법제도 운용에 있어서 인종문제의 그림자를 드리우는 두 사건의 결말에 대한 보도가 있었다.
그 하나는 볼티모어에서 작년에 프레드 그레이란 흑인청년이 경찰에 체포되어 호송차로 운반되던 중 척추신경을 다쳐 1주 후에 죽은데 대한 흑인들의 데모와 폭동 때문에 한인 소유를 포함한 상점들이 불타게 된 후유증으로 검찰이 6명의 관련 경찰관들을 기소했던 중 한 경찰관의 재판결과였다. 에드워드 네로란 백인 경찰은 헌법상 보장된 배심원 재판 대신 판사 단독심을 택했던바 엿새에 걸친 재판 끝에 배리 윌리엄스 볼티모어 순회법원 판사로부터 무죄판결을 받았다. 그런데 윌리엄스 판사는 볼티모어에서 1990년대 초부터 검사를 지내다가 연방 법무성의 민권 담당검사를 거친 흑인 판사다. 볼티모어 인구의 63% 이상이 흑인들인 점을 감안할 때 윌리엄스 판사는 용기있고 소신있는 판결 즉 피고의 유죄를 의심할 여지없이 증명하지 못한 검찰의 재판전개에 뒤따른 당연한 판결을 내린 것이라고 높이 평가하는 변호사들이 있다.
피고였던 네로의 변호사는 검찰이 나머지 5명의 경찰관들에 대한 소추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부 흑인들은 재판결과를 비난하면서 데모를 하기도 했지만 다행히 폭력사태로 악화되지는 않았다. 그러면서 37세의 볼티모어 검사장이 작년에 6명의 경찰을 제2급 폭력과 무모한 인명위해 등의 경범죄로 기소했던 것이 폭동을 잠잠하게 만드는데 기여했을지는 몰라도 졸속한 처사였다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다.
포스터 대 챗맨이란 케이스의 연방대법원 판결이 두 번째 것이다. 거진 30년 전 티모티 포스터란 당시 18세의 청년이 조지아주에서 79세의 퀸 맷지 화이트 여사를 잔인하게 성폭행한 다음 죽이고 강도질을 했던 것에 대한 사건이었다. 포스터의 여자친구의 제보로 체포된 그는 재판결과 사형판결을 받았지만 재판초두에 검사가 흑인 배심원 후보들을 배심원 선정에서 빼달라고 했기 때문에 불공정한 재판이라서 새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원심 파기 환송의 대법원 결정이다. 그런데 7대1인 그 결정에 대한 반대의견을 낸 사람이 대법원의 유일한 흑인인 클라렌스 토마스 판사라는 점이 주목된다. 7명의 동료판사들은 조지아주의 기록 공개법으로 포스터의 기소검사들의 노트가 20여년후에 포스터의 변호사에게 공개되었던 바 흑인 이름 옆에는 black의 B자가 적혀있고 상단에는 배심원에 넣어서는 안된다는 의미인지 “확실한 NO”라고 나와 있는 것으로 보아 흑인배심원 후보들을 배심원에 포함시키지 않으려는 계획된 처사였기 때문에 포스터가 다시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이론을 편다. 토마스 판사는 그것이 강력한 증거임을 부정하면서 그 문제는 주법원이 더 잘 검토할 수 있는 문제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그는 5월 23일의 대법원 결정은 많은 주의 기결수들로 하여금 그들을 감옥으로 보냈던 검사들의 파일을 요구하여 새 증거를 찾도록 초대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동료판사들을 비난했다.
배심원 선정에 있어서 검찰과 변호인은 정당한 사유가 있는 한 편견이 있을 수 있는 후보들을 빼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검찰에서는 피고와 비슷한 배경을 가졌기에 그에게 동정적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을 빼고자 할 것이고 변호인은 형사피고에게 반감을 가질 수 있는 경찰의 친척 등을 배제시키고자 한다. 그리고 이유를 대지 않고 주에 따라 숫자가 다르지만 몇 사람은 제외시켜 달라고 할 수 있는 독단적 도전 (peremptory Challenges) 제도가 있다.
포스터 변호사는 흑인 최초의 연방대법원판사였던 서굳 마셜의 주장대로 배심원 선정에 있어서 독단적인 도전제도를 없애야만 인종편견을 배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노예해방은 되었지만 사실적인 흑인차별과 억압 때문에 20세기 중반까지도 여러 주에선 백인일색 이었던 배심원들에 의해 죄가 없이도 억울하게 사형당한 흑인들이 비일비재라는 역사를 볼 때 미국의 인종문제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더군다나 역사적 흑인대통령 선출 자체를 미국의 국운쇠퇴로 보는 백인보수층의 결집으로 도날드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주자로 확정되었을 뿐 아니라 정직성과 신뢰성에 있어서 고전을 겪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여사와의 대결에서 여론조사 오차범위 안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예상도 있어 인종들간의 관계 악화로 연결될 것 같은 불안감 마저 생기는 시절이다.
<변호사 MD, VA 301-622-6600>
<남선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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