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호주로 유학을 떠난후, 큰 변화중의 하나는 한국의 문화와 한국 지성인들과의 교류의 차단이었다. 공부하면서는 영어에시달려야했고, 가장 원시적인 삶을 누리는 호주원주민(Australian Aboringne)과의 선교사 생활은 한국적인 것을 다 잊게 했다. 그후1987년도 도미후에도 상황은 크게 바뀌지 않았었다.
그러다가 몇 년전부터종교서관을 통해 한국책들을 접할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었고 주로 베스트셀러들을 읽곤했다. 우연히 이어령씨의 “지성에서 영성으로”를 읽고 왕년의 한국 최고 지성인으로 젊음과 패기에 넘쳐 문화,사회,정치 등 모든 면에서 날카롭게 지적하고 파해치던 그의 필체와는 전연 다른 한 평범한 인간이 평생을 하나님을 배척하다, 그를 어떻게 영접하게 되었나를 솔직하고 담백하게 써내려간 그 구구절절에서 큰 감동을 받았다.
그가 팔십줄에 섰으니, 누가 뭐래도 노인의 반열에 끼었고, 그의 황혼기에 그는 결국 하나님을 찾고 하늘가는 밝은 길을 걷게 된 것 같았다. 책은 한마디로그가 어떻게 안티크리스천 지성인에서 예수를 구세주로 영접하였나를 꾸밈없이 그대로토로한 회심록인 셈이다.
목차에서도 쉽게 볼수 있는대로 그가 그런 전환을 하는데는 몇가지 예기치 않았던 요소들이 작용한 것 같았다. 일본 교토에서 혼자서 자취하며 겪은 외로운 삶, 고 하용조 목사와의 가까운 친분관계와 영적지도 그리고 딸 민아의 파란만장한 인생여정과 죽음, 그 어느 하나 우연이라기 보다는 필연의 얽힘속에서 삼위일체로 한인간을 변화시키는데 공헌한 셈이었고 그것들이 하나님의 은혜속에서 한 영혼을 구원한 것이었다.
책 서언 끝을 그는 이렇게 겸손하게 마감하고 있다. “지성에서 영성으로! 책 제목은 대담하게 붙였지만 나는 아직도 지성과 영성의 문지방위에 서 있습니다. 이글을 읽은 분들의 도움이 있으면 나는 그 문지방을 넘어 영성의 빛을 향해 더 높은 곳으로 갈것입니다. 누구보다도 이글들을 아직 주님을 영접하지 못하고 그 문앞에서 서성거리는 사람들을 위해 바치고자 합니다.”두번째 김동길씨의 최근작(2015년) “나이듦이 고맙다”를 책 제목에 매혹되어 나는 손을 놓지 않고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80대 후반에 진입한 그가 노화의 아픔을 어떻게 감사로 승화시킬수 있을까 하느 비법을 배우고 싶었다. 표지에 나타난 덥수룩한 흰머리와 흰콧수염의 사진은 누가 뭐래도 할아버지 초년의 모습이었다.
책은 “지혜의 어른 김동길 박사가 들려주는 나이듦의 통찰-오늘보다 내일 더느리게 걸을 지라도 나는 고맙다, 나의 나이듦이, 나는 고맙다 오늘이 그리고 내일이”라는 깔끔한 쪽지가 겉장을 덮고 있다. 그는 이어령씨와는 대조적으로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의 깊은 신앙에 힘입어(이를테면 모태신앙)인생을 한길로 걸어와 이제 나이들면서 어떻게 “노년에 이른 지금도 죽음을 소망중에 준비하며 감사로 이끌어 주나”를 인생의 여정을 요약하면서 정리한 간증문을 써놓은 것이다.
이번 “평생교육원”을 시작하며 첫 강의 시리즈를 “인생 후반전의 승리를 위해서”로 시작하며 내가 이 책을 많이 참고 하고 있다. 가장 감명되는 부분은 다음 구절이다. “사랑만이 떠나는 자의 뒷모습을 의미 있고 아름답게 한다는 사실을 이 시간에 마음에 담았으면 좋겠습니다. 노인이라면 살아오는 동안 이미 많은 사랑을 주었겠지만, 그래도 아직 우리 가슴엔 줘야할 사랑이 가득 고여 있음을 깨달았으면 합니다. 사랑이란 속성자체가 퍼내면 퍼낼수록 계속 샘솟는 것임을 우리의 가슴에서 보자는 말입니다.”
끝으로 한국 철학계의 대부로 불리는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는 96세이시니, 백세시대를 향해 달리는 노장이셨다. 무심코 들은 한국방송 “아침마당”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들은 목요특강은 90년 넘게 살면서 쌓은 철학적 사고가 정제되어 나오는 그야말로 엑기스 같은 지혜로운 말들이었다.
그의 말들 가운데 내가 공감한 부분은 “우리 인생에서 노른자의 시기는 언제일까 동료들과 이야기 한적이 있는데 65세에서 75세까지가 가장 아름답고 좋은 시절이라고 의견일치를 보았습니다. 인간적으로나 학문적으로 가장 성숙한 시기였고,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도 알게된 나이였습니다. “ 이다. 내가 지금 그 시기에 있으면서 같은 느낌을 갖는다. 그의 최근작 “예수”도 일독을 권하고 싶다. 요엘2:28의 “너희 늙은이는 꿈을 꾸며”의 꿈을 계속 실천하는 세분의 만수무강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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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남수 목사/행복연구원 길라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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