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구부터 대뜸 스윙…화끈한 공격적 타격 주목, 상대 배터리와 머리 싸움 이겨내는 지략도‘굿’
▶ 초구 공략서 6타수 2안타(홈런-2루타) 3타점
강정호는 올해 복귀하자마자 초구부터 과감하고 자신감 넘치는 스윙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강정호(29)가 지난 주말 빅리그에 복귀한 뒤 시종 자신감에 넘치는 모습으로 초구부터 방망이를 휘두르는 모습이 눈길을 끌고 있다.
강정호는 지난 6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 복귀해 3, 4번째 타석에서 홈런포를 쏘아 올리는 화끈한 복귀전을 치렀다. 특히 이날 주목을 받은 사실은 그가 거의 8개월여 만의 빅리그 복귀전에서 첫 3타석 모두 초구에 과감하게 방망이를 휘둘렀다는 사실이다.
그는 무사 1, 2루 상황에서 들어선 첫 타석에서 바로 초구를 공략했으나 3루 병살타로 돌아섰고 무사 만루 상황에서 들어선 두 번째 타석에선 또 다시 초구를 노렸으나 내야 팝플라이로 돌아서고 말았다. 첫 두 타석에서 공 2개에 모두 방망이를 휘둘러 아웃카운트 3개를 만들었고 잔루는 무려 5개를 쌓은 셈이었다. 역시 오랜 공백으로 인해 실전감각을 잃었다는 평이 나올 만 했다.
그런데 그는 3번째 타석에서도 또 다시 초구를 공략했다. 그리고 이번에 대성공이었다. 구원투수 타일러 라이온스의 초구 바깥쪽 빠른 볼을 완벽하게 밀어쳐 라이트펜스를 넘어가는 투런아치를 그렸다.
그리고 마지막 타석에선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넣기를 주저하는 상대의 심리를 간파해 긴 승부로 돌아선 뒤 풀카운트에서 몸쪽 빠른 볼을 완벽하게 잡아당겨 왼쪽 스탠드 상단을 때리는 솔로홈런으로 팀에 보험득점을 안겨줬다.
경기 후 그는 3번째 타석 초구 공략에 대해 “첫 두 타석에서 초구를 공략했다가 실패했으니 이번엔 초구공략을 하지 않을 것으로 상대가 생각할 것을 역이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캐처 야디에르 몰리나와의 머리싸움에서 보기 좋게 승리한 것이었다.
강정호의 자신감 넘치는 초구 공략은 9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서도 되풀이됐다. 첫 타석에선 상대투수의 구질을 예상하고 타격에 나서는 ‘게스’(guess) 히팅을 했다가 엇박자에 걸리면서 스윙 한 번 못 해보고 3구 삼진으로 돌아선 강정호는 이어 다음 3타석에서 모두 초구를 공략했다.
두 번째 타석에서 캐처 파울플라이로 물러난 강정호는 3번째 타석에서 숏 땅볼로 타점을 올렸고 2-3으로 추격한 9회초 마지막 타석에선 레즈 마무리 토니 싱글라니의 초구 시속 93마일 빠른 볼을 통타, 우중간을 빠지는 2루타로 출루했다. 비록 후속타 불발로 동점에는 이르지 못했으나 팀에 마지막 반격찬스를 안겨준 중요한 한 방이었다.
이로써 강정호는 이번 시즌 초구를 공략한 경우에 6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올 시즌 그의 성적이 12타수 3안타(2홈런) 5타점이니 초구 공략이 50%나 되고 그로 인해 50% 이상의 성과를 올리고 있는 셈이다. 그만큼 자신있게 스윙을 하고 있는 것이다.
강정호는 빅리그 데뷔시즌이었던 지난해의 경우 초구 공략이 특별히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초구 공략으로 얻은 성과는 가장 짭짤했다. 총 466타석 가운데 초구에 판가름이 난 경우는 51타석이었고 성적은 49타수 20안타로 타율이 .408에 달했다.
특히 20안타 중 홈런이 4개, 2루타 3개, 3루타 1개 등 장타가 8개나 됐고 타점도 14개나 됐다. 볼카운트 기준으로 구분했을 때 초구를 노린 경우에 안타와 타점, 홈런, 2루타, 3루타가 모두 가장 많았다. 그만큼 초구 승부에 강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 그가 올해는 출발부터 더 과감하게 초구공략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 초구에 방망이를 낸 비율이 지난해보다 엄청나게 높아졌다. 그리고 워낙 자신감있게 방망이를 휘두르다보니 제대로 맞은 타구는 모두 장타가 되고 있다. 올해 뽑아낸 3안타가 모두 장타(홈런 2개, 2루타 1개)인 것이 바로 그 때문이다.
같은 초구 스윙이라도 자신감이 결여된 채 볼을 배트에 맞추기에 급급하는 스윙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김현수가 계속 초구 공략을 하면서도 제대로 배트에 맞는 정타를 때리지 못한 것이 바로 이 경우에 해당된다.
그러나 지금 강정호는 충천한 자신감을 갖고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무사 1, 2루와 무사 만루에서 잇달아 병살타와 내야 플라이를 치고도 곧바로 다음 타석에서 초구에 거침없이 방망이를 휘두른 것에서 그의 자신감의 깊이를 짐작할 수 있다. 그는 이미 2년차에 팀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 중 한 명으로 떠오른 것이다.
강정호는 10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시리즈 2차전에 다시 6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할 예정이었으나 경기가 비로 순연되면서 하루 휴식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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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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