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 004년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후 영화에만 전념
▶ “꿈을 통해 시간여행”… 이야기에 끌려 출연 결정
‘시간 이탈자’ 임수정
"지금은 갈 수 없는 시대를 연기했다.
어떤 시대 속에 들어가서 연기하는 것은 배우한테 흥미롭고 귀한 경험이다."
영화 '시간 이탈자'의 임수정(37)은 이같이 말했다.
13일 개봉하는 '시간이탈자'는 결혼을앞둔 1983년의 남자(조정석)와 강력계 형사인 2015년의 남자(이진욱)가 우연히 서로의 꿈을 통해 사랑하는 여자(임수정)의 죽음을 목격하고, 그녀를 구하기 위해 간절한 사투를 벌이는 감성추적 스릴러다.
임수정은 "이야기의 힘에 끌려 출연을 결정했다"고 했다. "2014년 여름에 시나리오를 봤는데, 남자 배우들이 캐스팅되어 있었다. 내가 맡은 캐릭터가 사건의 중심 인물이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동기 부여의 역할이기도 하다. 단박에 읽힐 정도로 시나리오가 재미있어서 참여하겠다고 했다.
-어떤 점이 재밌었는지.
"꿈을 통해서 시간을 왔다갔다 한다는 설정과 사건을 추적해가는, 결국엔 진짜 범인을 찾아가는 스릴러적인 요소가 이야기를 끌고 가는 힘이 있었던 것 같다. 여성 캐릭터가 분량을 떠나서 사랑, 멜로, 로맨스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게 가장 크게 다가왔다. 요즘에는 사실 멜로 영화라고 하는 것이 제작될 확률이 적을 뿐만 아니라 만들어진다고 해도 관객의 지지를 받는 경우가 드물다. 영화 속에서 멜로 감성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나에게는 컸다. 전체적으로는 스릴러장르에 적합한 이야기가 흘러가니깐 당시에 그게 매력이었던 것 같다."
-조정석·이진욱과의 호흡이 어땠는지.
"조정석, 이진욱이 다들 나와 한 살, 두 살씩 차이가 났다. 그래서 형제간의 우애처럼 동년배 같은 느낌으로 촬영했던 것 같다. 일단 기본적으로 인성과 배우로서의 태도가 되어 있었다. 감독에 대한 존중이나 배려뿐만 아니라 전 스태프에게도 친절하고 배려심이 넘치고 너무 잘 해줬다."
-1983년을 사는 여인을 연기한 느낌은.
"그 시대를 제대로 경험한 것은 아니니까 설레고 좋았다. 미술과 의상, 교실과 의자 이런 것들도 아날로그정서를 느끼게 만들었다. 옛날 생각이 새록새록 났다."
-1인 2역 고충은.
"1인 2역이다보니 서로 다른 느낌을 확고하게 줘야 되지 않을까 싶었다. 감독이 '너무 크게 다르지 않게, 같은 듯 표현하라'고 주문했다. 영원한 사랑에 대한 감성을 강조하고 싶어했다. 그 감성이 약간 여성적인 로망인 것 같다. 고전적인 감성이기는 하지만, 사랑은 인류역사상 봤을 때 계속 공감할 수 있는 소재다. 감독이 캐릭터에 대해 확고한 생각이 있어서 1인2역에 대한 부담을 덜고 편안하게 몰입할 수 있었다."
-본인도 영원한 사랑에 대한 로망이있는지.
"영원한 사랑까지는 아니더라도 내내 사랑하는 감정을 갖고 있는 환경이었으면 좋겠다. 그것이 연인이 됐든, 나중에 가정을 꾸려서든 말이다. 또 일터에서도 사랑을 많이 느꼈으면 좋겠다. 이번 영화에서는 팀워크가 너무 좋았다. 감독이 영화적 경험, 관록이 많이 있어서 감독의 리더십으로 모두가 똘똘 뭉쳤다. 현장이 화기애애했다. 감독의 사랑도 받고, 두 남자배우의 사랑도 받고 스태프들도 사랑해주니까 행복하게 촬영을 마무리했던것 같다."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장르나 역할은.
"시대극에 꼭 참여해보고 싶다. 한국 영화에서 시대극들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줄줄이 있다. 관객으로서도 기대되고 궁금하면서도 나도 기회가 된다면 그런 작품에 좋은 배우들과 함께 참여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어쩌면 욕심인 듯도 싶은데 시대를 아우르는 작품을 해보고 싶다. 과거도 가보고, 미래도 가보고. 하하."
-드라마에 출연할 생각도 있는지.
"사실 드라마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어떻게 보면 용기를 못냈다. 2004년 KBS 2TV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후로 영화만 쭉 해왔다. 한국 영화를 좋아하고, 계속 한국 영화에서 좋은 배우, 활약할 수 있는 일원이고 싶다. 드라마도 배우가 연기를 무한대로 펼칠 수 있는 좋은무대다. 용기를 좀 못 냈던 것은 제작환경이 많이 빡빡했기 때문이다. 요즘 보면 100% 사전제작, 반사전제작으로 환경이 많이 달라졌다. 저러면 나도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좋은 기회가 오면 하고 싶다."
-배우로서의 목표는.
"여배우에게 주어지는 역할이 제한적인 게 현실이다. 상업영화인데 역할이 분담되어 있으면 그것도 참여하고, 저예산 영화이지만 감정에 집중할 수 있는 영화가 있다면 또 참여할 생각이다. 그 균형을 맞추면서 활동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상업영화 안에서만 계속 찾는 게 점점 어려워질테고, 동년배나 또래 여배우에 비하면 나만 유독 영화만 했고 드라마에는 왕래하지 않았다. 앞으로 영화든 드라마든 자주 왕래하면서 대중들한테나를 보여주는 것이 배우로서 해야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신효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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