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어린 시절 받았던 자신의 아이큐 테스트 결과를 기억한다. 내 몸 상태를 말해주는 건강검진 결과처럼, 내 지능에 대해 알려주는 절대적인 정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잊을 수가 없는 것이다. 10살 전후로 받았던 그 결과를 기준으로 ‘나는 굉장히 똑똑한 사람이야’라고 평생 자부심을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난 나쁜 머리를 타고난 좀 모자란 사람이야’라고 낮은 자존감에 끊임없이 시달리는 사람도 있다. 과연 이 아이큐 점수가 내 지능 수준을 말해주는 정확하고 절대적인 잣대이긴 한 걸까?
아이큐 테스트가 어떻게, 무슨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인지,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살펴 보자. 아이큐 테스트를 처음 고안한 사람은 비넷이라는 프랑스 심리학자였다. 그가 아이큐 테스트를 디자인했던 목적은 20세기 초 당시 프랑스 공립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가려내어, 공립학교 교육프로그램을 그 아이들도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수정하려는 뜻이었다고 한다. 오늘날의 학자들은, 비넷이 각 아동의 지능적 성향이나 배우는 스타일이 다양할 수 있음을 이해했으며, 교육환경이 아이들의 지능개발에 영향을 미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라고 해석한다. 비넷은 그의 저서 에서 이 해석을 뒷받침하는 내용을 기술하고 있다.
[몇몇 철학자들이 개인의 지능을 더 나아질 수 없는 고정된 것이라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잔혹한 염세주의적 생각에 대항해야만 한다...... 노력과 훈련으로 우리는 집중, 기억, 판단력 등을 발달시켜 지능을 높일 수 있다......]
지능은 정해져 타고나는 것일까? 아니면 비넷의 주장대로 교육이나 환경의 영향에 따라 이리저리 변할 수 있는 것일까? 오늘날의 지능 전문가들은 어떻게 생각을 하고 있을까? 오늘날 전문가들의 의견은 타고나는 것도 무시할 수 없고, 양육/교육 환경도 무시할 수 없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저명한 신경과학자, Gilbert Gottlieb에 따르면, 사람의 발달과정 동안 타고난 유전자와 환경은 협력하고 있을 뿐 아니라, 유전자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주변환경의 개입을 필요로 한다고 한다.
최근 뇌과학자들은, 인간의 뇌개발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늦은 나이까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이는 인간이 평생 배울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지능이 평생에 걸쳐 변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물론 사람마다 유전적으로 타고나는 능력과 성격으로 인해 저마다의 시작점이 다 다를 것이다. 하지만 현대의 연구결과들과 전문가들의 직관적 의견들을 종합할 때, 그 시작점에서 어디까지 발달하는가는 경험과, 훈련과, 노력이 결정하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오늘날 지능 분야의 거두인 Robert Sternberg는 다음과 같이 기술한다 바 있다: “사람이 전문적 기술(혹은 지식)을 성취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인은 어떤 고착화된 지능이나 재능이 아니라, 하나의 목적을 위해 마음과 뜻을 다해 노력하는 것이다.”
<성공의 심리학>이라는 한국어 제목으로 알려진 의 저자이자, 스탠포드 대학의 심리학 교수인 Carol S. Dweck은 그녀의 저서에서 지능에 대한 생각 차이가 얼마나 인생을 다른 길로 이끌 수 있는지에 대한 놀라운 연구결과들을 보고하고 있다. “내 머리는 나빠”, 혹은 “나는 똑똑해” 라고 지능을 고착화된 어떤 것으로 여기는 사고방식 (Fixed Mindset)이 사람들로 하여금 새로운 시도나 실패를 두려워하게 만드는 반면, 지능을 근육처럼 노력으로 발달시킬 수 있는 것으로 여기는 사고방식 (Growth Mindset)은 사람으로 하여금, 실패를 극복하고 어려운 도전을 배움의 기회로 기꺼이 받아들이도록 도움으로써 성공으로 이끈다고 한다.
지능과 아이큐에 대한 이해가 학업 또는 삶에 임하는 자세와 자신감과 노력을 다르게 한다는 점, 그 다름의 결과가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문의 giantess@gmail.com
*참고문헌: Carol S. Dweck, Ph.D. 2008., Mindset: The New Psychology of Success - How We Can Learn to Fulfill Our Potential, New York: Ballantine Books
<김영주 <메릴랜드주 ESOL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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