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ㆍ후유증 등 아직 밝혀지지 않아
남미여행 자제, 여행자와 접촉도 주의해야
세계보건기구는 지난 8일 지카 바이러스 긴급 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지난 2월 1일 발효됐던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에디슨에 소재한 에리카 강리 소아과의 에리카 원장에게 지카 바이러스의 확산 실태와 그 위험성에 대해 알아봤다.
■지카 바이러스가 왜 갑자기 세계를 떠들썩하게 할 정도로 창궐하고 있는가?
-지카 바이러스 계열은 그 전에도 있었다. 주로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태평양 섬들에서 댕기열이나 치컨건야(Chikungunya)열을 일으켰는데, 2015년 5월 브라질을 시작으로 남미의 거의 전역으로 번지면서 소뇌아 기형과 같은 무서운 합병증을 동반하고 있다. 아직 미국에 이 모기로 인한 직접 감염은 없으나 남미 여행자들, 또 그들에게서 옮은 간접 감염자들이 보고되고 있다. 남미의 미국령인 푸에토 리코, 버진 아일랜드, 사모아 등은 직접 감염이 되는 지역이다.
■현재 미국 내의 감염자 실태는?
-3월2일 현재 플로리다가 42명, 뉴욕이 23명, 캘리포니아가 10명, 텍사스가 15명 순이며 총 153건 모두 여행으로 인한 감염이었다. 뉴저지는 1명이 보고되었다. 하지만 이 숫자는 어디까지나 피검사를 받은 사람들만의 것이다. 여행객들과 2차 감염을 생각하면 감염자는 이보다 훨씬 많다는 얘기다. 모기로 인한 직접 감염은 미국 본토 내에서는 아직 한 건도 없으나, 남미 여행 시 감염이 되었다 해도 증상이 경미해 감염자의 80%가 진단을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자신도 모르는 환자가 병의 확산에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남미에서 감염이 된 후 귀국한 사람이 거주지에서 모기에 물렸을 경우 그 모기가 감염이 돼 병을 확산시키므로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증상이 없어 피검사를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여행 후 1주일간은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여행 전에는 어떤 주의를 해야 하나?
-여행지에서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 외에 현재로서는 다른 대안이 없다. 모기장, 모기약 등 가능한 모든 방법들을 사용해야 한다. 모기에 물린 후 잠복기인 3-7일을 거쳐 경미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증상이 없을 수도 있다. 증상으로는 열, 관절통, 눈의 충혈, 근육통, 두통, 발진 등이 있다.
■모기에 물리는 것 외에 2차 감염이 된 케이스는?
-감염이 된 후 1-2주 동안 혈액 내에는 지카 바이러스가 살아 있다고 보면 된다. 혈액에 의한 전이 외에 성행위로도 감염된다. 침 등의 체액도 문제가 될 것 같은데 아직 밝혀지진 않았다. 하지만 정액 내의 바이러스는 혈액 내의 바이러스보다 더 오래 살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이한 점은 남성 보균자가 여성에게 감염시키는 케이스는 있었으나 현재까지 여성이 남성에게 감염시키는 경우는 없었다. 여기서 또 하나 짚고 가야할 점은 현재까지는 헌혈을 할 때 지카 바이러스 검사를 하지 않는다. 이 병에 대해 아직까지 연구가 충분히 되어 있지 않아서 앞으로 지카 바이러스에 오염된 수혈로 인해 어떤 후유증을 얻게 될지 아직은 잘 모르는 상태다.
■가임 여성은 어떤 주의를 기울여야 할까?
-임신했거나 임신 계획이 있다면 남미 여행을 자제하고, 본인이든 배우자든 여행을 해야 한다면 귀국 후 3주 간 정도는 임신을 피해가는 것이 좋겠다. 하지만 이 질병의 장기 후유증 등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와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명확한 방침이 세워지지 않았다.
임신의 어느 단계에서 어떻게, 그리고 감염자의 몇 퍼센트에서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는지 등도 아직 밝혀진 바가 없다. 만일 임신한 상태에서 여행을 했다면 의사를 찾아가 피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너무 일찍 검사를 해도 양성반응이 안 나올 수도 있으니, 여행 후 2주 전후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뉴저지에서는 아직 카운티 병원에서도 지카 바이러스 검사를 하지 않는다. 피검사는 미 정부기관인 CDC(Center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에서 이루어지는 걸로 알고 있다. 현재까지 미국 내에서는 지카 바이러그로 인한 소뇌증 영아 출산이 1 건 보고되었다.
결국 지카 바이러스로 인한 질병은 명확한 가이드라인이나 백신, 후유증이 개발되거나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위의 사실들을 바탕으로 서로가 조심해야 할 것이다. 또한 다가오는 모기철에 더 이상의 창궐을 막기 위해 다 함께 노력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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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국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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