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 또는 젊은 시절에 프랑켄슈타인의 괴물공포영화를 안 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19세기 초 영국의 여류소설가 M W 셀 리가 불과 20세 전후에 쓴 소설에 기초를 둔 영화들이다. 과학실험에 몰두했던 프랑켄슈타인이 여러 시체의 부위를 뜯어 맞추어 만든 괴물에게 의식을 준게 화근이 된다. 자기 형을 포함한 여러 사람들이 괴물에 의해 살해된 다음 프랑켄스타인 마저 희생되고 마는 내용이다.
2월말 워싱턴포스트지의 일요논단에 실린 로버트 케이간의 컬럼제목은 “공화당의 프랑켄슈타인 괴물”이었다. 케이간은 민주당 또는 진보계랄수 있는 브루킹스 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이자 포스트의 기고 칼럼니스트이다. 그의 주장은 도날드 트럼프가 공화당이 만든 프랑켄스타인의 괴물로서 공화당이 그에게 생명을 주었고 키운 결과 이제는 그 괴물이 자신의 창조자를 파멸시킬 수 있는 정도로 힘을 키웠다는 것이다.
작년에 최초의 공화당 유력 경선 후보자들이 폭스뉴스 토론회에서 사회자였던 메긴 켈리가 트럼프에게 여성들을 “뚱보돼지”, “개”, “얼간이” 그리고 “불쾌감을 주는 동물” 이라고 불렀던 역사로 보아 대통령 될 기품이 있는가 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다른 후보들이 켈리의 그 같은 주제를 강조해서 트럼프를 공격했었다면 오늘날의 트럼프는 없었을 것이다. 트럼프의 히스패닉 증오 언동과 무슬림권 전체에 대한 말도 안 되는 배제정책을 다른 후보들이 맹공격했더라도 트럼프가 승승장구 하는 일은 없었을지 모른다.
트럼프의 막말과 욕설이 얼마나 심한지 아이들이 토론내용을 보지 못하게 했다는 부모들도 있는 판에 공화당의 주류계가 새세대의 지도자로 점찍어 두었던 마르코 루비오 마저 트럼프와 함께 진흙탕에서 싸우는데 앞장서서 트럼프의 생식기 사이즈까지 언급되는 황당한 장면이 펼쳐졌으니 공화당의 막장 드라마다. 그런판에 기막힌 것은 이제 4명 남은 후보경선자들이 당의 지명을 받는 사람을 지지하겠다는 공언이다. 위에 언급한 케이간의 결론은 트럼프가 공화당주자가 되는 것을 막기에는 이미 늦었으니까 딱한 한가지 방법은 힐러리 클린턴에게 표를 던져야 한다는 것이다. “당은 구할 수 없지만 나라는 아직도 구할 수 있다.”
트럼프 현상은 왜 생겼나? 그것은 금번 선거 이후에 중요한 연구과제가 되어 엄청난 양의 학술논문들과 저술들을 양산하게 될 것이다. 필자의 소견으로는 미국의 대중문화와 20세기 말을 전후해서 미국을 쓰나미처럼 강타한 도덕의 지각변동이 한몫 했을 것으로 본다. 종이신문 잡지들의 부수 감소가 증명하는 것처럼 미국인들 대부분은 뉴스를 TV나 인터넷 등 전자매체로부터 접한다.
CNN, 폭스뉴스, MSNBC 등 케이블 뉴스의 24시간 7일 방송이 정치뉴스세계를 지배한다. 트럼프는 아프렌티스(실습생들)이란 상당히 인기가 있었던 NBC의 실제 생활쇼(reality show)의 주인공이었다. “넌, 해고야!(You are Fired)”라고 낙방하는 실습생들을 내쫓는 역할로 몇 해 시청자들에게 인기가 있었던 트럼프는 시각미디어 조종의 달인이라 할 수 있다. 모든 불체자 멕시칸들이 중범죄자들이라는 주장이나 2001년 9.11사태 직후에 뉴저지의 회교도들 수천명이 쾌재를 불렀다는 근거 없는 거짓을 그가 지껄여 댈수록 케이블 채널들이 여과 없이 생방송해야하는 경쟁심을 최대한 이용한다.
그리고 공화당만이 아니라 무당파의 보통사람들마저 오바마가 말끝마다 게이의 권익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한 것이 2015년에는 연방대법원의 5대4 판결로 동성결혼이 ‘정상화’된 인간사회의 근본지각변동 때문에 그같은 부도덕의 쓰나미에 대한 책임을 민주당의 진보계에게 뒤집어 씌우려는 보복심이 있을 수 있다. 공화당이 중도성향의 온건주의자를 대선에 내세우면 백악관 탈환이 가능할 수 있는 분위기라고 볼 수도 있다. 또 미국의 대중문화는 과거 30, 40년 사이에 몹시도 타락된 상태이다. 수많은 리얼리티 쇼들이 종교적인 도덕의 파괴를 조장하고 촉진시킨다. 올림픽 10종 경기의 우승자의 성전환 수술이 최대뉴스거리가 되더니 학교에 남녀공용변소의 설치가 사회주요이슈로 부각되는게 현실이다. 그리고 성도덕의 타락은 어린아이들에 대한 정치, 종교, 문화지도자들의 성범죄로 이어지는 심각한 세기말적인 현상마저 보이고 있다. 공화당계 쪽에서도 힐러리를 지지하는 것이 우국이라는 견해마저 등장 하지만 그도 흠결이 많은 사람이다. 미국의 민주주의, 어디로 가고 있나.
정정: 지난주 칼럼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과 세계의 인권이 위태로워진다고 나온 것은 인권이 아니라 안전이기에 바로잡습니다.
<변호사 MD, VA 301-622-6600>
<남선우 변호사>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