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업 1루수 경쟁구도
▶ 몬테로·이대호로 압축
매리너스 스프링 캠프에 초청선수로 나서고 있는 이대호는 백업 1루수 자리를 놓고 헤수스 몬테로와 마지막 경쟁에 돌입했다. <연합>
시애틀 매리너스의 ‘빅 가이’ 이대호의 빅리그 진출 꿈이 영글어가고 있다. 한국과 일본무대에서 모두 최고스타의 위치에 오른 뒤 메이저리그의 꿈을 위해 매리너스와 마이너리거 계약을 맺고 초청선수로 스프링캠프에 나서고 있는 이대호는 이제 백업 1루수 자리를 꿰차기 위한 마지막 경쟁에 들어선 것으로 예상됐다.
시애틀타임스는 최근 매리너스의 백업 1루수 경쟁이 이대호와 헤수스 몬테로 두 명의 경쟁으로 압축됐다고 보도했다. 주전 1루수인 애덤 린드가 왼손투수에 매우 약한 탓에 플래툰 시스템으로 1루수비와 왼손투수를 상대할 우타자 백업 1루수가 필요한 상황에서 경쟁구도가 좁혀졌다는 것이다. 특히 매리너스의 25인 로스터가 왼손타자들이 주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면서 오른손 1루수의 중요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이번 경쟁은 더욱 흥미를 끌고 있다.
스캇 서비스 감독은 백업 1루수 선정 기준이 타격만으로 결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는 “모두가 그 친구(백업 1루수)가 왼손투수를 상대로 린드의 짐을 덜어주는 것만 생각하지만 수비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선수인가도 매우 중요하다”면서 “시범경기에서 타율만이 아니라 많은 요소가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처음 스프링 캠프 시작 때는 이대호와 함께 헤수스 몬테로, 스테펜 로메로, 개비 산체스가 백업 1루수 경쟁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이미 그 경쟁구도는 몬테로(26)와 이대호(33)의 양자대결로 압축됐다는 것이 시애틀타임스의 분석이다.
몬테로의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5시즌 226경기에서 타율 .253, 28홈런, 104타점이다. 평범해 보이는 성적이지만 몬테로는 한때 메이저리그 최고 유망주였다. 2006년 뉴욕 양키스에 입단했는데 워낙 빠른 속도로 하위 리그를 평정해 2012년에는 양키스 유망주 순위 1위·전체 순위 6위까지 올랐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사이에서는 “제2의 (미겔) 카브레라, (알버트) 푸홀스가 될 자질이 있는 선수”라는 평가가 따라다녔다.
그리고 시애틀은 지난 2012년 아끼던 강속구 투수 유망주 마이클 피네다를 내주고 몬테로를 영입했다. 하지만 그는 이후 무책임한 자세로 인한 자기관리 실패로 급격하게 체중이 불어났고 2013년에는 금지약물 복용이 적발돼 50경기 출장정지 징계까지 당하기도 했다.
그 뛰어난 재능을 살리지 못하고 그대로 사라지는 듯 했던 그는 지난해 스프링 캠프에서 마침내 정신을 차리고 재기에 성공했다. 체중을 40파운드까지 감량하고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왔고 트리플A 타코마에서 타율 .355와 OPS .830을 기록하며 빅리그에 복귀했다. 하지만 그는 빅리그에선 고전했고 특히 지난해 왼손투수를 상대로는 타율 .205(56타수 10안타)에 OPS .576에 그쳤다. 스카우트들은 그의 스윙이 너무 크다면서 그가 시속 94마일을 이상의 빠른 볼을 공략하는데 애를 먹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몬테로는 현재 시범경기에서 타율 .294(17타수 5안타) 2타점을 기록 중이다.
몬테로는 마이너리그 옵션을 다 사용했다는 것이 매리너스의 고민이다. 만약 그가 개막전 로스터에 포함되지 못한다면 매리너스는 그를 방출자로 공시해야 해 그를 다른 팀에 빼앗길 위험에 놓이게 된다. 결국 매리너스는 이대호를 백업 1루수로 꼽는다면 몬테로를 잃는 것을 각오해야 하는 것이다.
한편 이번 오프시즌에 매리너스와 1년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이대호는 3월말 옵트아웃을 선언하고 프리에이전트로 나설 권리를 갖고 있다. 그가 만약 메이저리그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는다면 매리너스를 떠나 그를 데려갈 다른 팀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매리너스로서는 백업 1루수로 누구를 선택하든 다른 1명을 잃는 상황에 놓여 있는 셈이다.
매리너스는 물론 다른 메이저리그 팀들도 이대호가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공략한 타격능력을 갖췄다는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이대호는 이미 지난 7일 초대형 아치로 자신의 첫 시범경기 홈런을 뽑아내며 인상적인 파워를 선보였다.
문제는 수비력인데 여기서도 이대호는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며 빅리그 진입을 향한 청신호를 밝혀가고 있다. 그는 지난 8일 경기에서 1루수로 평범한 플레이를 모두 깔끔하게 처리한 것은 물론 날카로운 타구를 잡아 정확한 홈송구로 상대의 동점 득점을 막아내고 2루로 뛰던 주자를 따라가 그가 2루를 너무 깊게 돌자 송구를 잡아 태그아웃 시키는가 하면 날카로운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하며 잡아낸 뒤 1루 커버에 들어간 투수에게 토스해 아웃시키는 등 글러브쇼를 펼친 바 있다.
그래서 서비스 감독이 “그(이대호)가 1루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칭찬했던 것은 타격만큼이나 빅리그 진입에 있어 중요한 전진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결국 결정은 매리너스가 몬테로를 잃을 각오가 돼 있느냐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탑 유망주 피네다를 내주고 데려온 것을 생각하면 아직 그를 포기하기엔 이른 감이 있어 예측이 쉽지 않다. 한편 이대호는 11일 벌어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에 6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 외야플라이 2개와 내야땅볼로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시범경기 타율은 .375에서 .273(11타수 3안타)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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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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