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주와 직원과의 관계는 좋을 땐 모든 것이 순조롭고 화목한 분위기를 연출하지만, 그 반대일 경우에는 서로간의 긴장과 반목으로 서로가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런데 여기에 어떤 차별이나 명예 이슈가 붙게 되면 상당히 복잡한 문제로 비화되고, 법정에서 서로 얼굴을 붉혀야 하는 곤란한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는 고용주와 직원 간 이런 문제들이 바깥에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지 계속 벌어지고 있고, 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소송도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소송의 원인으로는 직장 내 성희롱, 임금, 부당한 인사 조치 및 해고, 임신, 성적 취향, 피부색, 불법 신원조회, 베니핏 플랜 부실 관리 등 종류가 많다.

이처럼 직원들이 고용주 또는 회사를 상대로 제기하는 소송에 대비하는 것이 ‘고용책임보험’이라고 불리는 EPLI(Employment Practices Liability Insurance)이다.

EPLI는 비즈니스 보험과는 별개의 보험으로 고용주가 직원으로부터 앞에서 소개한 이유들로 인해 소송을 당했을 경우 소송비용과 합의금을 보상해 주는 보험이다.

큰 회사들이나 이런 경험을 했던 회사들은 이 보험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상당수가 가입해 있지만, 문제는 스몰 비즈니스들이다.

영세한 업체인 경우 이런 이슈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채 대화로 해결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해 외면해 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판단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전국적으로 이같은 문제로 인한 EPLI 클레임이 계속 증가하고 있고, 특히 캘리포니아 주의 경우 미국에서 소송이 가장 많은 주에 속한다. 그만큼 고용주나 회사는 언제든지 이같은 소송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최근에는 유전자 정보 요구, 임신부 차별, 불법 신원조회, 인턴 직원에 대한 급여 미지급 등이 핫이슈로 떠오르며 소송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유전자 정보 문제는 취업을 하는 과정에서 가족의 병력 등을 통해 병원 신세를 질 가능성이 높을 경우 건강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균등한 고용기회를 주지 않아 제기되는 소송이다. 또 아이를 가졌다고 근무나 고용에서 차별하는 것 역시 위험한 발상이다.

이 두 가지 이슈는 연방정부 차원에서 철저히 보호되고 있는 것이어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예비 피고용인에게 공식 서면 통보와 허락 없이 신용조회 등을 하고 이 자료를 고용여부를 결정하는데 이용하는 것 역시 불법이며, 인턴이라고 일방적으로 급여를 주지 않는 것 역시 문제가 될 수 있는 만큼 정확히 법적인 규정을 알아보고 급여문제를 결정해야 한다.

이처럼 고용주 또는 회사와 직원 간에는 법적인 소송에 휘말릴 수 있는 요소들이 곳곳에 널려 있는 상황에서 이를 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EPLI 가입이라고 할 수 있다.

EPLI는 사업체 보험에 옵션으로 추가하거나, 별도로 가입할 수 있으며 보험회사에서 제공하는 신청서를 통해서 비즈니스 업종, 종업원 수, 자산 내역 등을 정확히 보험사에 제공해야 한다. 이에 따라 부담해야 할 정확한 보험료가 산출되기 때문이다.

한인 비즈니스의 경우 일반적으로 커버리지가 사고 당 100만달러, 연 보상한도 100만달러 정도의 EPLI에 가입하여 비지니스를 보호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꼭 주목해야 할 사안이 있다.

일부 변호사들이 보상액을 늘리기 위해 종업원 상해보험과 EPLI를 묶어 클레임을 하는 추세가 캘리포니아 주에서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직원이 1-2명인 영세 비즈니스에서도 이같은 클레임이 제기되고 있어 비즈니스의 크고 작음을 떠나 일반 사업체 보험과 더불어 종업원 상해보험과 EPLI를 모두 들어놓는 것이 가장 안전한 대책인 셈이다.

보험료 부담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클레임이 제기됐을 때 발생하는 비용보다는 훨씬 경제적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EPLI가 모든 것을 완전히 커버해 주는 것은 아닌데, 대표적인 것으로 직원의 오버타임과 미지급 임금, 노동청의 벌금 등은 이 보험에서 지급해 주지 않는다. 그 이유는 정당하게 지급했어야 할 금액이기 때문이다.

결국 아무리 직원들과 가깝게 인간관계를 형성한다고 해도 EPLI는 필수적으로 가입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며 핸드북(고용지침서)에 상세한 업무규정을 기술해 직원들이 이를 읽고 동의 서명을 받아두도록 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800)943-4555, www.chunha.com

<박기홍 [천하보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