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 새해 들어 북한은 4차 핵실험인 수소폭탄 실험을 하고 연이어 로켓을 발사 하였다. 남한은 이에 개성공단 전면 중단으로 맞서면서 한반도는 국내외적으로 긴장감이 고조되었고, 적대적 대결로 치닫고 있다. 현재 남북한의 모든 대화 및 교류 창구는 전면 단절 되었고 협박, 도발, 붕괴, 궤멸, 테러, 전쟁 등의 사나운 말들이 주저 없이 등장하고, 나아가 이 기회에 남한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주장과 고(高)고도미사일 방어체계(THAADㆍ사드)를 도입을 하겠다는 발표도 나왔다.
국제적으로는 유엔에서 북한에 대하여 더욱 강력한 제재를 추진하고 있으며, 미국-일본-중국은 첨예하게 한반도에서 자국의 안보적 이익을 챙기려 하고 있다. 다시금 한반도의 정세가 국내외적으로 요동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서로 체제가 다른 남북한이 적대적 대결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평화의 기운과 동포의 일체감이 되살아난 한반도를 가꾸어 낼 수 있을 것인가?
무엇보다 체제 대결적 자세를 청산해야 한다. 서로를 흡수통일이나 적화통일의 대상으로 보는 대결적 자세를 버려야 한다. 내부적으로 볼 때 체제대결은 두 사회의 이념적 경직성이나 분단 모순을 심화 시키고 결국 분단의 공고화를 가져 올 뿐이다. 체제대결로 인한 경제적 손해는 실로 엄청나다. 분단체제 유지의 핵심인 국방을 위하여 남한은 지난 해, 세계 1위의 무기수입국이 되어 약 9조원의 무기를 미국 등으로부터 구입 하였다. 북한 역시 어마어마한 돈이 국방비로 들어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통일을 이야기 할 때 어떤 이들은 통일비용을 걱정하는데, 사실은 분단 때문에 들어가는 분단비용을 보아야 한다. 분단도 공짜가 아니다, 오히려 더 돈이 든다. 남한만 하더라도 매년 9조원 정도를 산업 생산이 아니라, 국방비로 쓰게 된다. 이러면서 세계 다른 나라들과 국제 경쟁력에서 이기기는 힘에 겨운 일이다.
다음으로 북한 정권은 남한은 물론 주변국에게 위협을 주고, 적대감을 불러일으키는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고 도발하는 행동을 중단해야 할 것이다. 적어도 유엔 안보리의 결의 사항을 신뢰성 있게 준수하는 가운데, 북한이 희망하는 평화협정(平和協定) 체결을 요구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평화협정 체결 요구를 하려면 이에 걸맞는 국가의 민주적 환경 곧 북한 주민들의 인권 향상을 가져 올 꾸준한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끝으로 남한 역시 대북정책에 있어서 보수 강경 세력이 기대하는 정변, 궤멸, 흡수통일, 체제 대결보다는 상호 신뢰를 통한 점진적 교류와 협력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개성공단 전면 중단은 명분이나 설득력이 없고, 경제적인 면에서나, 정치 군사적인 면에서 그렇게 좋은 결정이 아닌듯하다. 일부에서 주장하는 남한의 핵 무장론은 현실성도 없을 뿐더러, 결국 한반도와 동북아를 핵무기 전시장으로 만들게 된다. 이른바 사드 배치는 더욱 그렇다. 사드의 군사적 효용성도 충분히 검증 되지 않았고,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이 불 보듯 할 것이고, 전자파 등 사드 시설 주변 주민들의 안전성도 염려되고, 무엇보다 수 조원이 드는 엄청난 사드 유지비용도 부담이 된다.
그러나 여기서 나아가 정말 남북한 문제의 근원적 해결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것은 남북한이 ‘평화’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는 것이다. 평화는 종교는 물론 공동체와 정치의 지향점이 되어야 한다. 예수께서는 “평화의 길”을 외면하는 무리들을 보며 한탄 하신 적이 있다.(루가19:42) 평화의 길에 답이 있다. 평화는 ‘서로의 다름’을 유지 하는 가운데 서로를 공존하게 해 준다. 다른 피부색, 다른 민족, 다른 체제, 다른 종교 등이 ‘서로의 고유성’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상생은 평화에 기인한다. 평화의 열매는 어울림, 상생, 공존, 교류 그리고 일치다. 남북한 정권의 궁극적 민족적, 역사적 과제는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통한 민족의 발전이며, 인류 공영에의 동참이어야 한다.
적대적 대결은 결국 모든 면에서 남북한의 왜소화로 가는 길이요, 평화는 민족의 번영과 웅비로 가는 길이다. 정치인이나 종교인이나 일반 시민이나 남북한 문제의 근원적 해결을 우리 스스로 ‘평화의 길’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최상석 성공회 워싱턴한인교회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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