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바라본 미국쪽 Bridal Veil 폭포
토론토는 온타리오 주도이자 캐나다 대표 도시
각국에서 찾아든 5백만 명의 인종, 작은지구촌
나이아가라 폭포는 자연의 신비 그대로 보여줘
우리는 하루에 얼마나 많은 사람을 만나는가, 또 이제껏 살아오면서 알게 된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만나고 헤어짐은 인생의 과정이지만 소중한 사람을 몇이나 가지고 있는가가 어찌 보면 크나큰 지위나 재산을 가진 것 보다 더 크고 감사하다는 걸 이 나이가 되니 우린 깨닫는다. 한창 혈기가 끓던 사춘기에 만나 몇 십 년을 떨어져 살았어도 어제 만난 것 같이 스스럼없고 반갑기만 한 사이. 거기엔 특별한 수식어도 필요가 없다. 그저 부둥켜안고 따스함을 느끼는 친구.
20여 년 만에 토론토에서 다시 만나 고교시절 무전여행의 무용담부터 이야기꽃을 피운다. 지금은 점잖은 교회 장로이지만 우리는 그저 까까머리 시절로 돌아가 맥주로 목을 축이며 흥분을 가라앉히려 해도 밤새워 이어지는 얘기는 끊이질 않는다. 온타리오(Ontaio) 호 북쪽 연안에 위치한 토론토(Toronto)는 온타리오 주도이자 캐나다 대표의 도시이다. 도시의 규모로 보나 인구수로 보나 몬트리올과 밴쿠버를 이미 한참 앞서고 있다. 토론토는 5대호를 통해 시카고, 디트로이트, 클리브랜드 등과 같은 미국의 상공업도시들과의 연결이 용이하고 도심을 흐르는 세인트 로렌스 강을 통해서 캐나다의 다른 도시와도 잘 통하는 교통 요지로 명실상부한 캐나다 제1의 도시이다.
토론토는 인디언 말로 ‘물위에 나무가 울창한 지역’ 또는 ‘만남의 장소’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온타리오는 ‘빛나는 물’, 오타와는 ‘물건을 사고파는 곳’, 그리고 나이아가라는 ‘천둥소리가 나는 물’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어 여행객들을 더욱 들뜨게 하는 매력이 있다.
인디언의 말마따나 만남의 장소인 토론토에는 세계 각국에서 찾아 든 약 5백만 명의 여러 인종들이 모여 살고 있기에 다문화 국가인 캐나다 내에서도 이른바 작은 지구촌을 형성한 도시라 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인종이 살고 있다는 미국의 뉴욕과도 비견할 만한 인종 전시장인 셈이다. 한국 교민들도 20만 명에 가까운 수가 이곳에 정착하면서 한인 타운을 형성하고 있다.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며 살고 있는 덕분에 마치 서울 한복판에 온 듯한 느낌을 들게도 한다. 한국 사람들 속에서 맛있는 음식과 한국 커피까지 즐기면서 먼 이곳까지 와서 어린 시절의 친구와 함께 할 수 있는 나는 분명 행복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토론토는 도시 바로 앞에 세계 최대의 담수호들 중 하나인 온타리오 호가 바다처럼 펼쳐져 있어 갯벌 냄새가 없는 해변, 토론토 아일랜드가 대표적인 관광지 중의 하나다. 페리를 타고 이 섬에 들어가면 누드 해변을 비롯해 각종 볼거리와 탈것이 즐비하고 특히 자동차가 없는 섬이라 마차 혹은 자전거로 이동해야 한다.
시내에 들어오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높이 553m를 자랑하는 CN Tower. 시내 중심에 있는 스카이 돔과 토론토 컨벤션 센터 사이에 자리 잡고 있다. 꼭대기 전망대 스페이스 덱에서 바라보는 경관이 아름다워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방문하는데 날씨가 맑은 날에는 100마일 떨어져 있는 나이아가라 폭포의 장관도 볼 수 있다.
이곳에서도 역시 먹거리는 빼놓을 수 없다. 한식도 좋지만 점심시간에 추천하고 싶은 곳이 시티그릴(City Grill)인데 유명한 샤핑 몰 이튼 센터(Eaton Center) 내에 있어 편리한 교통도 큰 장점이다. 메인 음식은 이탈리아 음식이지만 태국식 카레, 월남 국수, 싱가폴 누들 등등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샤토풍의 대저택 Casa Roma
그밖에 특이한 조형물인 신 시청 건물(New City Hall), 고흐, 피카소 등 600만 점 이상의 수장품을 가지고 있는 캐나다 최대의 박물관 온타리오 갤러리(Art Gallery of Ontario), 중세 샤토풍의 대저택 카사 로마(Casa Roma), 캐나다 제일의 대학 토론토 대학 등이 관광 명소로 꼽힌다.
다음날 아침 100마일쯤 떨어져 있는 나이아가라 폭포를 향했다. 토론토와 나이아가라 폭포 일대는 웅장한 대자연, 향기로운 와인, 화려한 도시, 아늑한 시골마을 등을 한꺼번에 품고 있어 잠시도 한눈을 팔 수 없게 만든다. 날씨가 맑으면 나이아가라에서 무지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잔뜩 기대를 하고 찾아왔으나 흐린 날씨에 비까지 내려 자욱한 안개만 우릴 반긴다. 폭포는 눈보다 먼저 귀로 느끼게 되는데 굉음이 이방인의 가슴을 후려친다. 인디언들이 ‘천둥소리’라고 불렀던 바로 그 소리다.
가뜩이나 물보라가 심한데다 안개까지 겹치니 폭포수는 좀처럼 제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바람이 불어 안개가 걷힐 때만 잠깐 속살을 내놓곤 또 사라진다. 옷을 다 벗은 여인보다 바람에 흩날리는 속옷 사이로 살짝 속살을 보이는 여인이 더 매력적이듯 폭포는 우리들을 안달 나게 하는 여인과도 같다. 폭포는 다양한 각도에서 즐길 수가 있는데 폭포를 내려다보고 싶다면 헬기를 타거나 스카이 론 타워 전망대에 오르면 되고 물보라에 젖고 싶다면 테이블 록 포인트로 내려가 유람선을 타면 폭포 앞으로 다가설 수 있다.
여행을 하며 항상 느끼는 것은 우리가 모르는 자연의 신비에 대한 고마움이다. 폭포를 구경한 후 자동차로 20분쯤 강 상류로 올라가면 별로 알려지지 않은 Niagara on the Lake라는 작음 마을을 만나게 되는데 마치 동화 속에 나오는 아기자기하고 그림 같은 곳이다. 꽃으로 장식된 시계탑과 Prince of Wales 호텔은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묵었다는 명성에 걸맞게 우아한 기품을 지니고 있어 여행객들의 들뜬 마음을 차분히 맞아준다. 회자정리 - 만난 사람은 언젠가 반드시 헤어져야 한다는 우주법칙의 수레바퀴 속에 내일 헤어질 친구에 아쉬움을 달래보지만 황혼의 아름다운 그림자는 속절없이 기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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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아가라 폭포 장 금 자
젊은 날의 푸르른 희망
온 세상 불태웠던 사랑
하늘이 무너지는 절망
포효하는 분노의 아우성으로
2만3천년 위스콘신 빙하 속에 가두어
세월 걸러 걸러 지나온 여정
수만길 끝없는 나락 속에 던지어
한 점 물방울 되어 하늘로 날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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