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협상 서비스 인기-상품 복잡 대기시간 길고 한인들 언어문제 어려워해
▶ 최근 협상 대리해주는 서비스 업체들 생겨나
타임워너 케이블, 컴캐스트, 차터와 같은 케이블 및 인터넷 회사, AT&T, 버라이즌, 스프린트 등 휴대전화 통신사, ADT와 같은 홈 시큐리티 회사 등등. 이들과의 서비스 및 가격 협상은 항상 골치 아픈 문제다.
상품은 너무 복잡하고, 전화 대기시간은 너무 길며, 통화가 돼도 고객센터의 파워는 너무 압도적이다. 특히 가장 큰 문제는 1년이 지나면 매년 피하고 싶은 이 일을 또 반복해야 한다는 점이다. 게다가 한인들은 언어 문제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런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최근 이들 협상을 대리해주는 서비스 업체들이 생겨나고 있다. 고객센터들의 약점을 꿰고 있는 이들에게 의뢰하면 한결 싼 요금제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스스로 협상하는 방법을 뉴욕타임스가 최근 소개했다.
◆협상 대리 서비스 인기
원하는 업체의 고객센터에 나 대신에 전화를 걸어 대리 협상해주는 업체는 최근 생긴 빌픽서스(웹사이트 Billfixers.com)와 빌커터즈(웹사이트 Billcutterz.com)가 대표적이다.
이들 웹사이트에서 간단히 회원가입을 하고 가장 최근 빌을 업로드하면 업체가 대신 고객센터에 연락해서 가장 유리한 조건의 협상 결과를 내 준다.
업체에 내는 수수료는 얻게 되는 이익의 절반 수준이다. 예컨대 케이블 회사가 매달 120달러로 가격을 올린다고 했는데 업체가 대신 협상해 100달러로 낮춰주면 매달 20달러씩, 1년 240달러의 이익 중 절반인 120달러를 업체에 주면 된다. 수수료는 매달 나눠서 줘도 되고 한꺼번에 다 줘도 된다. 한꺼번에 다 주는 조건이면 빌커터즈는 10%를 깎아준다.
그런데 협상 전문업체가 나 대신에 요금 협상을 해도 법에 위배되는 것은 아닐까. 이와 관련해 연방 정부의 관련 부처들은 모두 ‘노 코멘트’로 일관했다. 관련 업체들도 큰 문제는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빌필서스의 설립자인 줄리안 커랜드 CEO는 “가장 큰 문제는 컴캐스트가 우리를 상대로 소송을 하는 것이지만 그보다 큰 문제는 그들이 우리 인터넷 라인을 끊는 것”이라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했다.
타임워너 케이블의 대변인은 이들 협상 대리 회사들에 대해 “합법이든 불법이든, 거짓말을 하든 아니든 이런 업체를 이용하는 것은 좋은 건 아니다”고 애매모호하게 말했다. 이처럼 케이블 회사들도 불법 여부에 대한 즉답을 피하는 가운데 고객이 제공하는 개인정보 일부 등을 활용해 업체들과 연결해 협상하는 것은 뉴욕타임스가 실제 시도해 본 결과 모두 가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망설임이 생긴다면 이들 협상 대리 업체들이 내건 약관에 나온 대로 따르면 된다. 빌픽서스에 따르면 “우리가 고객의 이름으로 대신 전화를 거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만약 망설여진다면 고객이 원하는 케이블 회사 등에 먼저 연락해 우리를 공동 사용자라고 등록해 두면 된다. 고객이 인정한 공동 사용자라면 전화를 걸어 협상을 할 권한이 생기기 때문이다”고 안내돼 있다.
◆직접 전화를 걸어 협상하는 방법
그래도 개인정보 일부 등을 협상대행업체에 알려주기 싫고, 이득을 반으로 나누는 것도 싫으며, 아무래도 꺼림칙해서 직접 협상하길 원한다면 다음의 내용들을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약간의 시간과 배짱만 있으면 1년이 편해질 것이다. 성취감은 물론 덤이다.
가장 먼저 ‘서비스 취소 요청’으로 전화를 시작하라. 고객센터는 문제가불거지면 고객을 잃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큰 조직이다. 어쩌면 고자세로 나선다면 “열두 달이 다 되기 전에 전화주세요”라고 저자세로 나올수도 있다. 협상은 게임이다.
그들을 불러내 경기장에 세우는 것이 우선이다. 그러나 나이스하게 플레이해야 한다. 전화를 받는 이들은 하루 종일, 매일같이 불만을 듣는 사람들이지만 막강한 파워를 지니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실제 전화통화라고 막 대했다가 어느 순간인지 알지도 못한 채 DVR 서비스가 제외됐다고 푸념한 이들이 있다.
통화하기 전 준비도 빼놓을 수 없다. 고객센터에서는 당신이 어떤 가격 정보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 할 것이다. 그러니 경쟁사들이 보내온 전단지 등을 잘 보관하고 필요하다면 인터넷 검색으로 당신에게 유리한 가격정보를 미리 준비해 둬야 한다.
대안도 마련해 두면 좋다. 텔리비전의 경우, HBO 같은 프리미엄 채널을 포함시키겠냐고 되묻는데 이게 싫다면 더 빠른 인터넷 스피드를 요구하거나 다른 서비스 업그레이드도 요구할 수 있다.
다 실패하면 새로운 고객 할인을 요구하는 방법도 있다. 타임워너 케이블의 경우, 서비스 패키지가 꾸준히바뀌기 때문에 오래된 고객이라도 새로 나온 패키지에 새로운 고객으로 등록할 수 있다고 한다.
인내심도 필수다. 통화대기 상태에서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하더라도 그럴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면 상대편도 당신에게 보다 더 알맞은 할인프로그램을 찾을 수 있는 여지가 커진다.
만약 마음에 드는 제안을 접하면 반드시 메모해 두고 다시 전화해야 한다. 그래야 다시 전화했을 때 말이 바뀌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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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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