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폭설로 인해 페어팩스 카운티 공립학교들이 벌써 일주일 이상 문을 닫았다. 덕분에 학생들은 또 다시 겨울 방학을 맞은 듯 했다. 지난 주 월요일이 마틴 루터 킹 목사 기념 휴일 그리고 화요일은 교사 연수일로 수업이 없었고, 수요일 단 하루 학교에 나간 후 목요일부터 시작해 이번 주 내내 학교 수업을 못했다. 월요일에나 정상 수업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수업을 재개하기 위해서는 우선 거의 200개나 되는 학교 주차장에 쌓여있는 눈을 치워 놓아야 한다. 또한 1,500개 이상의 통학버스들이 다닐 수 있도록 도로 사정이 허락되어야 한다. 그리고 걸어서 통학하는 학생들이 이용하는 보도가 안전하게 이용될 수 있도록 준비되어야 한다. 이 가운데 학교 주차장은 교육청 소관 사항이지만 도로나 보도는 주 정부나 카운티 정부 그리고 주민들 책임이다.
학교 문을 닫으면 단지 학생들과 교사들만 학교에 오지 않는 것이 아니다. 학교에서 일하는 모든 직원들, 즉 사무직, 행정직원들 그리고 학교 식당이나 관리 담당자들 모두 거의 대부분 나오지 않는다. 물론 학교에 쌓인 눈을 치우는 일을 담당하는 직원들은 오히려 그 반대일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학교에서 일하는 교직원들 뿐 아니라 교육청 본청이나 카운티 여러 곳에 산재해 있는 교육청 행정부서에서 일하는 직원들 대부분도 지난 주 목요일만 반나절 근무하고 그 후 이번 주 수요일까지 거의 일주일간 같이 쉬었다.
그러나 쉬는 기간 동안에도 봉급은 대부분 그대로 지불된다. 그렇기에 교육청 본청이나 그 외의 행정부서 휴무 결정 때 심사숙고해야 한다. 우리 주위에 아직도 경기침체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소규모 사업들이 많이 있다. 워싱턴DC에서 델리나 컨비니언스 상점은 연방정부가 하루 문을 닫으면 그 하루 매상을 그대로 잃을 수 있다. 그것은 세탁소나 식당도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하루 매상이 그 업체의 한 달 이익의 손실 뿐 아니라 영업 적자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런 소규모 사업 소유자들이 우리 한인 사회에 적잖다. 그들이 그러한 적자를 메꾸려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야하는지 물어 보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이번처럼 여러 날 계속 영업에 타격을 입으면 말이다.
그렇기에 나는 교육감에게 교육청 본청이나 행정부서 문을 닫을 때 주민들의 시선과 처지를 고려할 것을 주문한다. 주민들이 내는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립학교이고 지급되는 봉급이기에 섣불리 휴무하지 말고, 할 수 없이 그럴 경우에라도 집에서 대체근무를 하게끔 조치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공무원들은 고용보장이 되어 있어 이런 부분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인상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더욱 민감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교육청 본청이나 행정부서 사무실의 휴무 결정을 내리는 경우에도 먼저 주도적으로 앞서 하지 말고, 연방, 주, 그리고 카운티 정부에서 어떤 조치를 취하는 지 사전에 알아보고 협의해 가면서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특히 이번 달 초 교육감이 제출한 내년 교육예산안을 그대로 맞추어 주려면 카운티 수퍼바이저 위원회로부터 추가로 배정되야 하는 교육예산이 작년에 제시되었던 가이드라인의 배 정도는 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 주민들이 부담해야 할 부동산세가 인상되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카운티 수퍼바이저들이나 주민들로부터 눈총을 받을 일은 피해야 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번 눈으로 인해 교육청 휴무가 다른 곳에 비해 더 많았다. 그렇지 않아도 교육예산 지출이 과다하다고 주장하는 주민들이 있는데 이렇게 휴무가 더 많으면 추가 비판 여지를 제공하게 된다.
교육감의 계속된 교육청과 행정부서 직원 휴무 결정 보고를 접하면서 교육감에게 내 사무실은 이번 주 월요일에도 근무했다고 알려 주었다. 물론 동네 길 사정 때문에 출근을 못하거나 늦게 출근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이번 주 내내 사무실을 오픈했고 그것이 바로 사기업들의 현실인데 공기업이나 정부라고 너무 달라서는 안 될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주민들의 세금이 낭비되어서는 안된다.
아무쪼록 이번 폭설로 인해 어려움을 겪은 여러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그리고 눈은 더 이상 안 왔으면 좋겠다.
<문일룡변호사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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