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화단, 한국미술 또 집중 조명
▶ LA 아트쇼 27일 컨벤션센터 개막
유병훈의 작품.
마리 킴의 작품.
안영일의 작품(Water ALVG 15, 2015).
이승조의 작품.
미서부지역에서 가장 큰 미술시장인 LA 아트쇼가 갈수록 위축되는 모습이다. 27~31일 다운타운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2016 LA 아트쇼(LA Art Show)에는 20개국에서 온 90여개 갤러리가 참가한다. 이 가운데 한국 화랑은 미주지역에서 백아트, SM 파인아트, 현 컨템포러리 NY, 아트 올웨이즈, 표 갤러리, 갤러리 클루 등 6개가 참가하고, 한국에서는 갤러리 타블로, 메이준, 영 아트, 줌갤러리 등 모두 합해 10개 화랑이 부스를 오픈한다.
한국 화랑의 숫자도 조금 줄었지만 전체 규모가 눈에 띄게 축소됐다. 한때 200여개 화랑이 나왔고, 작년만 해도 120여개가 나왔던 것을 생각하면 수년래 가장 적은 규모다. 오래 계속되는 경제침체에다 세계 미술시장의 위축도 있겠고, 지난 해 판매성적이 좋지 않았다는 평가도 한 몫 한 것 같다. 몇 년 동안 판을 치던 중국 파워도 현저하게 줄었는지 올해는 화랑이 5개밖에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제21회 아트쇼는 ‘한국의 단색화 II: 4인의 궤적’(Korean Dansaekhwa: The Traces of 4 Artists)과 마리 킴의 ‘미래 과거의 날들’이 특별전으로 초청돼 한국 현대미술이 3년째 국제화단의 조명을 받게 된다.
특히 ‘단색화 II’ 기획전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한국의 단색화 열풍을 반영한 것으로, 한국의 윤진섭 미술평론가가 큐레이트하고 LA의 백아트(관장 수잔 백) 기획으로 새로운 단색화 작가들을 소개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지난 3년간 국제 화단에 널리 알려진 단색화는 김기린, 박서보, 이우환, 정창섭, 윤형근 등 70년대 활동을 시작한 1세대 작가들에 국한돼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번 ‘한국의 단색화 II: 4인의 궤적’에 소개되는 안영일, 김형대, 이승조, 유병훈은 80년대 이후에 독자적으로 단색화의 세계를 일궈온 작가들이다.
특히 이 가운데 안영일 화백은 60년대 후반에 미국으로 건너와 생애의 대부분을 LA에서 살면서 80년대 초부터 샌타모니카 바다에서 얻은 영감으로 독창적인 단색화 ‘물’(Water) 시리즈를 계속해왔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단색화 II’ 특별전과 연계해 백아트가 안영일 개인전을 함께 여는 것과, 최근 LA 카운티 미술관이 안 화백의 ‘물’ 대작을 소장하게 된 것도 미국에서 자생된 단색화의 아름다움을 높이 평가한 결과로 보인다.
백아트의 수잔 백 관장은 “단색화 특별전과 함께 명예전 형식으로 안영일 개인전을 열게 돼 무척 기쁘다”고 말하고 “안영일 솔로 쇼에는 이제껏 한번도 전시한 적이 없는 2004년과 2005년 작품들 중 몇 점을 골라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단색화 II’에 소개되는 다른 작가들, 김형대는 아크릴 물감을 캔버스에 바르고 이를 특수하게 고안한 도구로 반복적으로 벗겨내 빗살무늬를 연상시키는 독자적인 화면을 구축함으로써 단색의 세계를 수립한 작업을 보여준다. 이승조(작고)는 착시적인 효과를 일으키는 기하학적인 회화세계를 구축, 말년에 이르며 색채의 사용을 제한하여 엄격한 선들이 사라지면서 점차 검정색 톤으로 수렴되는 화면을 창출했다. 또 유병훈은 흰 캔버스 위에 검정색 실로 수를 놓는 작업으로 출발했으나 점차 색면으로 전환, 손가락으로 물감을 찍어 캔버스에 반복적으로 칠하는 화려한 단색의 세계를 소개하게 된다.
한편 SM 파인아트 갤러리 기획으로 열리는 특별전 ‘미래 과거의 날들’(Days of Future Past)은 커다란 눈을 가진 아이돌(Eyedoll) 캐릭터로 유명한 젊은 작가 마리 킴의 개인전으로, 포스트 팝 컬처에 단청 문양과 화려한 오방색을 조화시켜 대중문화를 예술작품으로 창조하는 무라카미 스타일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표갤러리는 이번 아트쇼에 하정우, 김창열, 박승훈, 차영석 등의 작품을 걸고, 아트 올웨이즈는 김준, 우종일, 서은진의 작품을 소개한다.
27일 오후 7시부터 열리는 오프닝 나잇 파티는 할리웃 스타 앤 해서웨이와 애덤 슐만 부부가 호스트하고 수익금은 세인트 주드 칠드런스 리서치 하스피틀에 기부된다.
일반전시 일정은 28~31일 오전 11시~오후 7시(일요일은 5시). LA 한국문화원이 지원하는 무료 한국어 투어는 30일과 31일 오후 3시에 있다. 또 30일 오후 4시에는 윤진섭 평론가의 단색화 강의가, 5시에 안영일 작가의 화집 사인회도 열린다.
입장료 20달러. www.laartshow.com 오프닝 파티 티켓 125~250달러.
LA 컨벤션 센터(West Hall A & B) 1201 S. Figueroa St. CA 9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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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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