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 공립학군에 기쁜 소식이 하나 있다. 교육청이 다음 학년부터 한국어 교과과정을 확대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오래동안 교육감과 물밑 의견조율을 해 왔었는데 드디어 결실을 보는 것 같다. 현재 페어팩스 카운티 학군 내에서 학생들에게 제공되고 있는 한국어 정규 교육과정으로는 고등학교에서는 페어팩스 아카데미, 초등학교에서는 콜린 파웰 초등학교의 이중언어 심화교육과정, 그리고 중, 고등학생들의 온라인 수업이 전부이다. 물론 그 외에 일부 초등학교에서 글로벌이라고 불리는 방과 후 프로그램도 실시되고 있지만 그것은 제한적이며 정규과목으로 볼 수는 없다.
그런데 내년부터 리버티 중학교와 센터빌 고등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려고 계획하고 있다. 이에 이미 이 번주 그 두 학교에서 학생들과 부모님들을 대상으로 교과과정 소개 행사에서 한국어 수업 정보도 포함시켰다. 리버티 중학교에서는 우선 초급 수준인 한국어 1, 센터빌 고등학교에서는 한국어 1부터 3까지 세 개의 다른 수준의 수업들을 제공하려고 한다. 학생들의 필요에 따라 추후 더 높은 수준의 수업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페어팩스 카운티 공립학교에서 한국어 과목이 처음 도입된 것은 1999년이다. 당시 교육청 담당 실무자들은 사실 한국어 과목 신설이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었다. 그러나 당시 교육위원이었던 내가 직접 한국어에 관심있는 학생들로부터 서명을 받아 교육감에게 제시해 신설되었다. 물론 처음엔 페어팩스 고등학교에서 3년의 실험기간을 거치는 것을 원칙으로 했었다. 그런데 해가 지나면서 수강자가 줄어서 페어팩스 고등학교 자체로는 과목 유지가 어려워졌다. 그러나 다행히 페어팩스 고등학교에 타학교 학생들도 와서 수업을 받을 수 있는 아카데미가 있어 한국어 과목을 아카데미 프로그램으로 전환해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현재 페어팩스 아카데미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학생 수는 네 단계 수준의 과목들을 모두 합해 총 120명 가량된다.
그런데 페어펙스 아카데미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학생들의 본교 위치를 보면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페어팩스 카운티 내의 서부지역 학교들 출신 학생이 제법 많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센터빌 고등학교의 경우 20명 이상의 학생들이 페어팩스 아카데미에까지 자신들의 차나 학교 통학버스를 타고 와서 한국어 수업을 듣고 있다. 이러한 학생들에게 자신들의 본교에서 직접 한국어를 배울 수 있도록 해주면 페어팩스 아카데미까지 수업을 받기 위해 이동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시간 낭비를 막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사실 센터빌 고등학교에 한국어 과정을 개설하면 더욱 많은 학생들이 수강 신청을 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한다.
또한 현재 콜린파웰 초등학교에서는 킨더가든부터 3학년까지의 한국어 이중언어 심화교육과정에 제법 많은 학생들이 참여해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이 프로그램도 앞으로 계속 상급학년으로 확대될텐데 그 학생들이 몇 년 후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한국어를 계속 공부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당면과제였다. 그런데 그들이 진학해는 중, 고등학교가 바로 리버티 중학교와 센터빌 고등학교이다. 그래서 그 두 학교에서 한국어 수업을 제공하는 것은 너무나 적절하다.
바라건대 리버티 중학교와 센터빌 고등학교에서 가능한한 많은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잘 활용하게 되길 바란다. 이미 주말 한글학교나 한국어를 하는 부모님으로부터 어느 정도 한국어를 익힌 학생들도 물론 한국어 수업을 고려해 보길 권장한다. 그 학생들은 평가시험을 통해 적절한 수준의 과목을 택하면 된다. 고등학교 4년간 모두 한국어를 수강하지 않고 현재 수준에 따라 1-2년 정도 높은 수준의 수업을 통해 이미 어느 정도 구사하는 한국어 실력을 좀 더 훌륭하게 향상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자세한 정보는 학교 카운슬러에게 문의하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페어팩스 카운티 공립학군의 한국어 교과과정 도입에 여러모로 협조를 아끼지 않은 한국정부에 감사한다. 이번에 추가로 두 학교에서 한국어 수업을 제공할 것을 계획하면서 신청해 놓은 그랜트도 받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문일룡 변호사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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