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영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아담 스미스(Adam Smith)는 대표적 저서인 국부론(the Wealth of Nations)에서 시민사회에서 각 개인의 경제활동은 전지전능한 조물주가 마치 배후에서 조종하는 것과 같은 경이로운 결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보이지 않는 손’(the invisible hand)에 비유했다. 나는 아담 스미스가 주장한 ‘보이지 않는 손’이 21세기 한반도 통일을 위해서도 움직이고 있다고 확신한다. 그 징조는 여러 방면에서 드러나고 있다.
북한에서 3대째 독재 왕권을 휘두르는 젊은 지도자가 지병으로 수명이 3년 이상 못 갈 것이라는 예측이 미국 정보당국에서 나왔다고 한국의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 당국은 지난 2008년에 김정일이 5년 이상 살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했었는데 김정일은 실제로 3년 후인 2011년에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한국의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2016년을 전망하면서 김정은의 건강 이상 등 돌발 상황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정은의 늘어나는 사치품 수입과 전시용 대형건설, 사치성 위락시설 조성 등으로 일부 특권층을 제외한 일반 주민들의 민심이 더욱 멀어지고 남쪽 동네의 잘 사는 모습을 부러워하는 주민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는 것도 통일의 긍정적인 신호가 아닐 수 없다.
그런가 하면 남한에서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 국민 사이에 통일에 대한 열망이 그 어느 때 보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4년 1월 ‘통일대박론’을 거론한 후로 정부와 민간, 학계, 언론계, 문화계를 막론하고 온 나라가 통일운동의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비단 한국에서만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손’은 이미 이때를 위해 여러해 전에 한민족을 세계에 흩뜨렸고 특히 한반도 주변 4대강국인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에 8백만명의 한인들을 내보내 준비시켜 왔다.
게다가 한국과 미국에 정착한 약 3만명의 북한 이탈 주민들도 앞으로 통일의 일꾼으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의 상당수는 이미 북한 내 가족과 손 전화기와 카카오 톡을 이용해 정기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중국인 브로커를 통해 돈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만큼 북한주민들에게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한반도 통일에 중요한 역할을 할 나라중 하나는 중국이다. ‘보이지 않는 손’은 북한 보다 한국에 더 가까운 시진핑을 중국의 지도자로 들여앉혔다. 시진핑은 혈맹관계라는 북한의 지도자와는 취임 후 2년 9개월 사이에 단 한번도 만나지 않은 반면에 박근혜 대통령과는 여섯차례나 정상회담을 갖는 등 친밀하고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더구나 지난 12월 12일에는 김정은이 애지중지 직접 만들었다는 ‘모란봉 악단’의 중국 공연이 마지막 순간에 물거품이 되는 이변도 있었다. 연말에는 한국과 중국이 드디어 군사 핫라인(직통전화)을 개설해 두나라 국방장관들이 15분동안 통화했다. 한국이 주변 강대국과 군사 핫라인을 개설한 것은 미국과 일본에 이어 중국이 세번째인데 북한의 급변사태 등 안보문제에 대한 긴밀한 협력과 소통을 위한 것으로 이것 역시 통일을 향한 긍정적인 신호로 보여지는 대목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역학관계에서 우리는 좋든 싫든 일본을 빼 놓을 수 없다. 한. 일 관계는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에 발목이 잡혀 너무 오래동안 교착상태에 있다가 연말에 두 나라 정부가 합의를 이루었다. 합의에 대한 잘잘못은 사람마다 시각에 따라 다르게 평가되겠지만 한반도 통일의 관점에서는 하나의 획을 긋는 이정표라고 할 것이다. 북한을 견제하고 일본을 끌어안는 전략적 견지에서 긍정적인 조치이기 때문이다.
서양 격언에 ‘하늘은 스스로를 돕는자를 돕는다’ (Heaven helps those who help themselves)라는 말이 있다. ‘보이지 않는 손’이 돕는다고 해서 우리 스스로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새해에는 미국에서 대통령 선거가 있고 2017년에는 한국에 대통령 선거가 있다. 미국과 한국에서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되느냐는 한반도 통일에 절대적 변수가 될 수 있다. 2백만 미주한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미국의 정치인들과 국민에게 한반도 분단의 책임이 2차 대전 말 38선을 소련과 합의한 미국에도 있다는 점, 그래서 ‘결자해지’의 원리대로 미국이 한반도 분단의 매듭을 푸는 일에 앞장 서야 한다는 점을 주지시키고, 대선후보 중 제일 유력한 후보에게 한반도 통일 추진을 선거공약으로 내 세우게 하고 재정적으로 집중 지원을 해 주자는 것이다. 미국에 사는 유대인들이 숫자는 적지만 정치적으로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은 바로 그들이 활용하는 정치자금의 위력 때문이다.
이승만, 서재필, 안창호 등 미주한인 선조들은 백 년 전에 이 나라에서 온갖 역경 가운데 독립운동을 벌였다. 이제는 우리가 이 땅에서 한반도 통일운동을 시작할 때다. 이 일을 하라고 ‘보이지 않는 손’이 2백만명씩이나 되는 한인동포를 미국 땅에 내 보내지 않았을까.
<한인섭 전 VOA, RFA 한국어방송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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