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동안 한일 간에 끌어오던 위안부 문제가 타결됐다.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피해를 입은 위안부 할머니와 일본 정부 간에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정부가 위안부 할머니와 상호 의논도 없이 일본 정부와 협의, 합의를 했고, 일화 10억 엔이 배상금인지 위로금인지 구렁이 담 넘어 가는 것 같아 문제일수도 있다. 그러나 나라와 나라 사이에 협상이란 본래 어느 한쪽에 완전한 승리는 없는 것이고, 나로서는 일본과 티걱대며 24년 끌고 온 마찰을 그냥 계속 이어갈 것이 아니라면 어떤 형태이든 협상을 했어야 했다. 그 협상에 어느 누구가 협상 테이블에 앉아도 그 이상을 일본으로부터 얻어 낼 수 없었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된다. 그래서 한국 정부에서 그런대로 잘 한 것 같다.
하지만 사실 나로서도 불만이 있다. 뉴스를 보자니 대만, 필리핀, 네덜란드 세 나라에서 우리에게도 사과와 배상을 해 달라고 하고 있다. 이 내용은 한번 깊이 생각하면 내용을 잘 모르는 지구촌 사람들에게는 일본은 진지한 나라이고, 최대로 양보를 했고 그리고 너그러운 나라처럼 보인다. 그리면서 그들의 교묘한 언론 플레이 로 일화 10억 엔 배상이 일본 대사관 앞에 있는 소녀상을 치우는 것과 연계하는 것처럼 뉴스를 흘리는 데에는 분노까지 느낀다.
그렇지만 이러한 문제점에 매달려 바둑으로 치자면 한수 이상을 보지 못하는 바보짓으로 소리 높여 합의를 반대하거나 비방이나 한다면, 모처럼 양국 간에 합의된 것 즉 상호 비방을 이상 더 하지 말자는 약속을 깨는 것처럼 보이고 그래서 세계 여론은 한국은 떼를 쓰는 나라로 잘못 인식될 수도 있다. 그러니 우리도 좀 세련된 대응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나의 바람과는 달리 일부 종교인들, 언론인들, 정치인들이 위안부 할머니들을 부추기고 선동(?)까지 하면서 반대 및 무효를 외치고 있는 것을 보고 또 좀 더 좋은 대안도 없이, 그저 반대만 하는구나 하면서 한심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급기야 문재인 야당 대표까지 위안부 할머니를 찾아 갔다. 나는 그 분이 과거에 한번이라도 그 분들을 찾아갔거나, 무슨 협상 촉구나 대안도 내놓은 적이 없다가 이제 합의가 되니 반대를 위해서 나타난 것으로 보여 마음이 편치 않다.
그러던 참에 문재인 대표가 내 마음에 쏙 드는 이야기를 했다. ‘일본 정부로부터 10억 엔을 받지 말고 우리가 100억의 성금을 모으자’ 나는 대 찬성이다. 사실 일제의 만행을 규탄도 해야겠지만 나라를 그 꼴로 만든 우리도 반성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리면서 좀 뚱딴지같고 불가능한 이야기지만 그 일본 돈 10억 엔 이든지 무슨 돈이든지 군 위안부를 주제로 한 영화 한편을 만들었으면 한다.
사실 우리 영화계에서는 임진왜란의 ‘명량’, 일제 침략의 ‘암살’, 현대사의 ‘천안함’ 등의 영화를 만들면서 왜 군위안부를 세상에 고발하는 영화를 아직까지 안 만들었는지 이해가 안 된다. 기껏해야 예전에 연속 TV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에서 일부분, 그리고 영어로 미국 뉴욕 오프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김정미 씨의 ‘위안부’, 김준현 씨의 ‘뮤지컬 군 위안부’가 전부인 것 같다. 유태인들이 거의 매년 ‘쉰들러 리스트’ 같은 영화를 만들어 세계의 여론 몰이를 하는 것을 생각하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베를린, 칸느, 베니스 같은 국제 영화제에서 상 한번 받는 영화를 만들어 전 세계에서 상영 됐으면 참 좋겠다. 일제만행의 규탄에 최대 그리고 차원 높은 방법일 것이다.
끝으로 뼈 있는 농담 하나 해야겠다. 소녀 조각상을 5개만 더 만들자. 그것도 될 수 있는 대로 일본에서 받은 돈으로 말이다. 그래서 청와대, 여당 당사, 야당 당사, 민노총, 전교조 앞에 각각 하나씩 놓았으면 한다. 그리면서 ‘정신들 차리시오, 아니면 또 한 번의 위안부 같은 국치를 당할 것이요, 역사에 죄인이 되지 마시요’ 라는 플래카드를 걸면서 말이다. 이제 남의 탓만 하지 말고 우리 탓도 하자는 말이다. 또 이 5개를 그러한 곳에 놓아두면 일본도 자기네 대사관 앞에 조각상 치우라고 말 못할 것이니 일거양득인지도 모르겠다.
<이영묵 전 워싱턴 문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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