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12월16일 이후 정확히 7년간 유지됐던 제로금리 시대가지난 16일 막을 내렸다. 또 연방 기준금리가 오르기는 지난 2006년 6월30일 이후 9년 반 만이다.

모두가 예상했던 대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통화정책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날 기준금리를 현재의 0.00~0.25%에서0.25~0.50%로 0.25%포인트 올리기로 위원 10명의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이날만은 전 세계에서 가장주목을 받은 인물은 버락 오바마대통령이나 프란치스코 교황도 아닌 ‘경제 대통령’으로 일컫는 재닛옐런 FRB 의장이었다.

FRB의 기준금리는 ‘FederalFunds Rate’ 또는 짧게는 ’ FederalRate’이라고 하는데 FRB가 시중은행에 대출하는 초단기 금리로 모든 은행 이자의 기준이 된다.

그러나 시중은행들이 고객에게 실질적으로 적용하는 금리는‘ 우대 금리’로 ‘월스트릿저널 프라임 레이트’(Wall Street Journal Prime Rate) 또는짧게 프라임 레이트라고 불린다.

은행들이 크레딧이 가장 좋은우량고객에게 제공하는 우대 금리가 금리인상 전에는 최저 3.25%였지만 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시티, 웰스파고 등 대형 주류은행은물론 한인은행까지 우대금리를 16일부터 3.5%로 0.25%포인트 일제히 올렸다.

반면 은행들이 적금이나 CD 등예금 고객에게 지불하는 이자를0.25%포인트 올렸다는 보도는 거의 없다. 미국과 한국 등에서 국제유가가 내린 만큼 개솔린 가격은떨어지지 않아 정유업계가 비난을받고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경제전문가들은 은행들이 이번 금리인상의 가장 큰 수혜자라고 지적한다.

그래서 그동안 제로 금리로 수익 면에서 타격을 받았던 은행들이 적금상품에 대한 인상을 최대한 자제할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번 금리 인상이 전 세계적으로초미의 관심이 된 것은 기준금리가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경제와 금융·주식시장에 광범위한 영향을미치기 때문이다. 세계 유일의 수퍼파워인 미국이 기침하면 전 세계가 감기를 앓는다고 앞으로 금리가 오르면 달러 강세로 신흥국에투자됐던 대규모 자금이 이탈해이자를 더 받을 수 있는 미국으로몰리게 된다. 그래서 이번 금리인상의 가장 큰 피해자로 한국과 중국,브라질과 터키, 남아공 등 신흥국을 지목하고 있다.

가까운 미국 서민경제로 국한해도 이번 금리 인상이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간단히 말해서 사업체를 운영하거나 직장에 다니고 있거나 내 집을 갖고 있고 차를 몰고있으며 크레딧카드를 사용하고 자녀가 학자금 융자를 받고 있다면이번 금리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놓이게 된다. 기업이나 부동산 담보대출, 모기지와 자동차론, 크레딧카드 등에 적용되는 은행 대출금리가 상승하면서 올해와 내년에매달 내야하는 페이먼트가 적게는수십달러에서 많게는 수백, 수천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 크레딧카드의 경우 거의 100% 변동이자여서오른 금리의 영향을 바로 느낄 수있다. 주택모기지의 경우 내년부터 더 이상 3% 이자율은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금리인상이 특히젊은 층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거의 10년만의 금리인상인만큼 사회 초년생인 30대들은 금리인상을 처음 접하게 된다.

금리인상의 또 다른 영향은 인플레이션 상승이다. 미국서 최근 몇 년간 급여 상승이 부진한 상황에서 그나마 미국인들이 버틸 수 있었던 것이 디플레에 가까운 낮은 인플레이션이었는데 금리인상은 소비 전 분야에서 인플레이션 상승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금리인상으로 소비와 기업투자가 움츠러들면 기업들도 채용을 줄이고 이는 주식시장에도 악영향이 될 것이다.

향후 수년간 금리가 다시 상승하는 시대를 경험하게 될 소비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소득에 맞는 건전한소비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시점이다. 사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도서브프라임 대출로 무리하게 주택을구입했던 주택 소유주들이 무더기로디폴트하면서 시발점이 됐다. 파산을하거나 디폴트를 하는 소비자는 본인에게도, 나라 경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투자를 할 때는 위험부담을 낮추기 위해 분산 투자를 하고 분수에 맞는 적절하고 건전한 소비가더욱 중요한 시기다. 가정이나 국가나 경제의 기본원리에 충실해야한다는 것이다.

<조환동 경 제부장·부국장 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