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워싱턴 DC 소재 연방지방법원에서는 자신이 저지르지도 않은 살인사건을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 27년 동안이나 억울한 감옥살이를 한 사람이 제기했던 인권박탈 소송이 원고의 승리로 끝나는 뒤늦게나마 사필귀정의 결과가 있었다. 도날드 E. 게이츠(64세)씨는 1981년에 조지타운 대학교의 여자대학생 캐서린 쉴링(21세)양을 무참하게 살해했다는 죄목으로 재판을 받은 결과 종신형 언도를 받아 옥고를 치르게 되었었다.
문제는 게이츠씨가 유죄판결을 받았던 결정적인 ‘증거’가 지금은 은퇴한 두 명의 DC경찰국 형사들이 조작한 것이라는 점이다. 그 두 형사들은 게이츠씨의 공판 때 게이츠씨가 경찰의 밀고자 한 명에게 자신이 그 여학생을 죽였다고 고백한 것으로 증언했단다. 그런데 그 밀고자가 거짓말쟁이이며 신빙성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형사들이 그런 증언을 했었다는 것이 배심원의 평결 내용 중 하나이다. 게이츠씨가 1982년에 유죄판결을 받았었던 또 하나의 근거는 살인 피해자의 몸에서 발견된 모발이 게이츠씨의 것이라는 FBI의 분석이었다는데 그것도 30년 후인 2012년에는 다른 사람의 것이라는 점이 드러났다. 불행이도 진짜 살인범은 피해여학생이 살던 아파트의 임시 청소원이었던 바 2011년에 사망했단다.
게이츠씨는 처음부터 자기가 살인범이 아니라고 주장해왔었던 바 2009년에 가서야 DNA 검사 결과 무죄방면으로 나오게 되었다. 그는 죄가 없으면서도 연방감옥에 수감되었던 사람들에게 일 년에 5만 달러씩 보상해 주는 관례대로 연방정부로부터 거의 140만 달러를 받았었던 바 있었다. 게이츠씨는 이번 연방법원에서의 인권박탈소송에서 이김으로써 배심원이 손해액수를 산정하기 직전에 DC정부와 타협을 보아 1,665만 달러를 보상받게 되었다. DC연방 검사의 말처럼 아무리 많은 보상을 받더라도 오랜 기간 동안 계속 되었던 그의 자유 박탈을 온전히 보상할 수 없는 것이지만 게이츠씨와 흡사한 경험을 당한 피해자가 옥고를 치루고 있다면 그의 사건의 파장으로 빛을 보게 될 런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워싱턴포스트지가 한 사설에서 게이츠씨의 인권유린 소송과정 중 경찰의 심각한 범법행위가 들어난 것이라는 배심원의 결론으로 보아 문제의 두 형사들이 담당했었던 다른 사건들에 대해서도 철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촉구했기 때문이다. 그 이유로 워싱턴 DC의 연방검찰청에서 얼마 전 잘못된 FBI의 모발분석을 근거로 유죄판결을 받았었던 피고들에 대한 광범위한 재조사를 명령했던 전례를 들었다. 게이츠씨의 살인혐의 재판과정에서 적극적으로 그의 헌법상 보장된 권리를 박탈하려고 모의했던 두 형사들의 작태로 보아 그 두 형사들이 담당했던 살인사건들에 대한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 그러나 그게 쉬운 일은 아니다. 두 형사 중 하나는 수백 건의 살인사건을 취급했다는데 워낙 살인 강도등 흉악범죄의 범람으로 DC의 검찰이나 경찰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오랜 전 일들을 재조사한다는 것이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마련이다.
포스트의 사설은 또한 형법집행에 있어서 검사들이나 기타유관 당국자들이 잘못된 판결에 기여하는 제도상의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의지와 노력을 보여야 될 것이라고 촉구한다. 경찰 밀고자들의 신빙성에 대한 우려가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것으로 보아 잘못된 유죄판결로 치달을 수 있는 문제점들을 미리 방지 할 수 있는 조처를 강구하고 실천에 옮겨야 된다는 주장이다. 그리고 검찰은 피고의 범죄혐의를 풀어줄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증거를 피고의 변호인에게 신속히 제공해야만 부당한 재판결과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적어도 경찰에 의한 잘못이 있었을 경우 그것을 밝혀내는데 27년이 걸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경찰의 비행, 특히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적인 경찰의 공무집행이 큰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민들은 더욱 더 준법정신에 투철하여 애당초 경찰과의 접촉이 없는 생활을 영위하고자 노력하는 것이 상책임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변호사 MD, VA 301-622-6600>

<남선우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