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화요일에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 수퍼바이저들과 교육위원들의 연석회의가 열렸다. 수퍼바이저들과 교육위원들은 매년 몇 차례 공동 관심사를 논의하기 위해 연석회의를 갖는다. 이번의 주된 안건은 내년도 예산이었다.
우선 카운티 이그제커티브(Executive: 행정관)로부터 카운티 예상 세수에 대한 보고가 있었다. 페어팩스 카운티 이그제커티브는 인근 메릴랜드주의 몽고메리 카운티나 프린스조지 카운티와 달리 주민들의 선거로 선출되지 않고 수퍼바이저위원회가 임명한다. 그런면에서 교육감과 비슷한 점이 있다. 교육감도 미국 대부분의 학군에서는 교육위원회가 선발하여 임명하기 때문이다.
버지니아주에서는 카운티 정부가 소득세를 징수할 수 없다. 자체적 징수가 가능한 세금은 부동산세, 동산세, 그리고 사업면허세 정도이다. 그리고 페어팩스 카운티의 경우, 세수의 60 퍼센트 정도가 부동산세이다. 그런데 올 봄에 이번 회계년도 (FY16: 2015년 7월 1일-2016년 6월 30일) 예산을 확정하며 예상했던 FY17의 부동산세수가 현재로서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상업용 부동산세수는 지난 2년간의 감소에서 벗어나 증가할 것이나, 주택세수는 이와 반대로 예상만큼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래서 전체적 부동산세수와 전체 세수의 증가폭이 지난 봄 예상보다 줄을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물론 이 모두 예상수치이고 앞으로 다시 바뀔 수도 있겠으나 이제 곧 내년 회계년도 예산안을 준비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카운티 이그제커티브는 현재 예상되는 세수와 지난 봄 카운티 수퍼바이저위원회가 교육위원회에 제시했던 내년도 카운티 부담 교육예산액 인상 가이드라인 3 퍼센트를 지킨다는 가정 하에, 새로운 프로그램 도입 없이도 재정부족 액수가 약 6천5백만불 정도라고 보고했다. 이는 교육감이 이날 같이 보고한 현재 예상되는 내년도 교육예산 부족 액수 6천만불과 비슷하다. 즉, 카운티 정부 일반 예산과 공립학교 교육 예산 부족 액수를 합해 현재 카운티 전체적으로 1억2천5백만불 정도가 부족하다는 의미이고 이 부족액수를 어떤 방식으로든 메꿔야 하는 것이 당면 과제인 것이다.
카운티 정부 일반예산이나 교육예산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봉급과 복리후생비용이다. 특히 교육예산은 더욱 그렇다. 거의 90 퍼센트를 차지한다. 그런데 의료보험료의 경우 해마다 인상 폭이 전체 예산 인상 폭을 훨씬 능가한다. 그래서 그만큼 예산 수립에 어려움을 겪는다. 결국 오는 1월부터 변경되는 의료보험 혜택에서도 전체적인 보험료 부담 액수는 늘었는데도 오히려 혜택 자체는 줄어든 것을 볼 수 있다. 그만큼 의료비용 증가 문제는 심각하다.
경제침체 이후 여러 해 동안 카운티 정부나 교육청 모두 직원들에게 봉급 인상을 제대로 못해 주었다. 그래서 내년에는 일정 수준의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카운티 정부 측과 교육청 측 사이에 미묘한 입장 차이가 있다. 예산을 서로 동시에 확정하는 것도 아니고 필요도 다르기에 매년 인상 폭이 서로 달라왔다. 그래서 때로는 한 쪽이 더 많은 폭의 인상을 시행할 때 다른 쪽에서 불평도 했고, 그에 따라 양측 사이에 긴장이 조성되기도 했다. 이런 모습은 또한 주민들에게 곱지 않게 보이기도 했다.
현재 카운티 정부와 교육청에서 따로 고려하고 있는 임금 인상 안에 차이가 있다. 아마도 앞으로 여러 달 동안 예산안 심의를 계속해 나가면서 차이를 어느 정도 좁혀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번 연석회의에서 거론된 것 중 하나가 카운티 정부가 일반 직원과 경찰 소방대원들을 다르게 다루는 것처럼 교육청에서도 일반 직원들과 교사들의 임금 인상 폭을 다르게 정하는 것도 고려해 달라는 제안이다. 또 다른 하나는 은퇴연금제도의 개혁이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고용주 부담 은퇴연금 불입 비용을 추가 봉급으로 주면 어떻겠느냐는 제안도 있었다. 모두 앞으로 교육위원회가 숙고해 보아야 할 사안들이다. 이제부터 교육예산이 확정되는 내년 5월말까지 생각해야 할 부분들이 많음을 새삼 느낀다.
<문일룡 변호사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