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선거도 이제 끝났다. 4년 전에 이어 이번에도 9명의 광역위원 후보들 가운데 내가 최다 득표로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여러 한인 유권자들의 표 없이는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시 한 번 신뢰와 사랑을 보여준 우리 한인 동포 여러분들께 감사한다.
이번 4년의 임기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갖고 더욱 열심히 교육위원직을 수행할 것을 약속한다. 1995년 이후 여러 번의 선거를 거치고 공직 생활을 하면서 얻은 경험과 지식을 한인 사회의 후배들에게 나눠줄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바란다. 사실 이번 선거에서 출마를 권유해 보았지만 아직 준비가 덜 된 상태여서 나서지 못한 훌륭한 후배들도 있다. 모쪼록 꼭 필요한 준비를 거쳐 다음 기회에 시도해 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지난 20년간 여섯 번의 교육위원 선거와 한 번의 보궐 수퍼바이저 선거를 거치면서 이번처럼 힘들었던 적이 없었다. 한인사회에서 30년 이상 변호사 생활을 해 오고 있는 나로서 한인사회가 아직 경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은 너무 잘 안다. 그래서 한인사회 대상의 모금행사는 한 번도 열지 않았다. 대신 우선 타주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오래된 친구에게 본인이 해 줄 수 있는 최대한의 도움을 청했다. 그리고 나서 과거에 도와 주셨던 분들 중 일부에게 편지를 한 번 드렸다. 여유롭지 않은 경제적 상태에서도 후원금을 보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한다.
그렇게 해서 모은 선거자금 한도 내에서 무리하지 않고 선거를 치르기로 했다. 덕분에 선거 매니저도 고용하지 않았다. 전문 업체를 통해 보내는 우편물 캠페인도 없었다. 다행히 내가 치루어 본 선거 중 가장 적은 자금을 사용하고서도 당선된 선거가 됐다. 자금이 부족한 만큼 몸으로 뛰어 준 자원 봉사자들께 다시한번 감사한다.
이번 선거에서 기억될 또 다른 한 가지는 그 어느 때 보다도 사실이 아닌 루머와 흑색선전이 난무했다는 것이다. 자극적인 표현이 등장하는 것은 선거판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사실 확인의 노력 없이 자신의 편향적이고 일방적인 주장을 사실이라 우겨서는 안된다. 그리고 페어팩스 카운티 공교육 시스템에 가져다주는 피해를 고려하지도 않은 채 선거판에서의 유, 불리만을 생각하는 듯한 행위야말로, 적어도 교육위원에 출마한 후보들이라면 절대적으로 피해야 한다고 본다. 그것이 아마 교육위원 후보들이 다른 정치판 후보들과 달라야 하는 점일 것이다.
또한, 이번 선거를 통해 두 명의 교육위원 출신 카운티 수퍼바이저가 배출되었다. 나에게는 너무 고무적인 결과이다. 그들이 교육위원 출신이라고 해서 일방적으로 교육위원회 편을 들진 않겠지만 그들의 14년, 12년 동안의 교육위원 봉직 경험이 수퍼바이저 위원회가 공교육, 특히 교육예산 배정 결정을 내릴 때 다른 수퍼바이저들에게 페어팩스 카운티 공립학교가 처한 상황을 훨씬 더 자세하게 설명할 수 있고, 또 설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이번 선거를 통해 새로 선출된 교육위원들이 4명이다. 4년 전에 처음 당선된 교육위원들과 합치면 결국 9명이 4년 이하의 경험 밖에 없게 되는 셈이다. 전체 교육위원 12명 중 경험이 많지 않은 교육위원들이 상당수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나를 포함한 3명의 고참 교육위원들의 역할이 그만큼 더욱 중요해졌다.
누구든지 처음 당선되면 큰 포부를 갖고 본인이 생각했던 중요 이슈들을 해결하려는 적극적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일단 당선되면 본인의 역할이 달라진다는 점도 깨달아야 한다. “Advocate (옹호, 주장)”에서 “Govern (통치, 운영)”으로 역할이 바뀐다. 그런데 이를 깨닫는데 걸리는 시간이나 정도가 당사자 성격에 따라 다양하다. 그리고 그 부분에서 고민과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모습도 본다. 신참 교육위원들이 특히 유의해야 할 점이다.
아무쪼록 이제 선거를 통해 새로 구성된 12명의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들이 모든 사안을 당리당략을 떠나 정파의 이해관계가 아닌 ‘학생들 중심’에 맞추어 각자의 직무를 수행해 나갈 것을 바란다. 우리들의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학생들에게 최적의 교육환경을 조성해 주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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