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햄·소시지·베이컨 등 대장암 가능성 18% ↑
가공육 왜 위험한가
세계보건기구(WHO)산하 국제암연구소(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IARC)가 지난달 26일 햄, 소시지, 베이컨 등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로,붉은 육류는 발암가능물질인 2군(그룹 2A)으로 규정해 전 세계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미 가공육이 몸에 좋지 않다고 인식돼왔던 것은 사실이지만, 암 전문기관에서의 발표로인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며 크게 우려하는 분위기다.
#가공육, 왜 문제인가?
이번 IARC 발표는 800편 이상의관련 연구 논문들을 조사 분석한 결과 나온 것으로 햄, 소시지, 육포, 베이컨, 콜드 컷(Cold cuts) 등 가공육은1군 발암물질로, 붉은 육류는 2군(그룹 2A)으로 분류했다. 붉은 육류는소고기 및 송아지 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염소 고기, 말고기 등을 말한다.
IARC는 매일 50g의 가공육을 섭취하면 대장암 위험이 18% 증가하며, 매일 100g의 붉은 육류를 섭취하면 대장암 위험이 17% 증가한다고밝혔다. 사실 절대치로 보면 위험 수치는 높지 않은 편이다. 물론 붉은 육류는 대장암, 췌장암, 전립선암 발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암은 한 가지 원인만으로 발병하는 병은 아니다.
먼저 발암물질 등급 분류를 살펴보면, IARC는 지난 1970년대 이후부터 화학물질부터 음식, 공기 중 입자,직업환경 등 1,000 가지에 달하는 후보들을 분류해 발암물질을 5그룹으로 등급을 나눈 바 있다.
1군(Group1)은 발 암 물 질, 2군은 A와 B로 나 누었는데, 그룹2A(Probably causes cancer)와 2B(Possibly causes cancer) 모두 암 유발가능성이 있는 등급이며, 3군은 사람에 대한 증거가 충분치 않고, 4군은암 유발을 하지 않는 등급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등급의 의미가몇 번 가공육을 섭취했다고 해서 바로 암 원인이라고 정의를 내린다기보다는 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한다.
이미 가공육은 소화기 관련 암들인 대장암과 위암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번 IARC의 등급 규정은 새로운 사실은 아니지만,그간 나온 여러 연구결과를 종합해가공육의 발암 위험성에 대한 경종을 울린 것이다. 물론 가공육이나 붉은 육류는 많이 섭취하면 할수록 암위험률은 증가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1군에는 담배 흡연이 포함돼 있는데, 핫도그를 먹는 행위가 흡연만큼그 위험도가 똑같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는 일생에 한 번 대장암에 걸릴 확률은 21명 당 1명꼴이다.
물론 한국인은 올해 3월 발표된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연구팀이 IARC의2012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0만 명당 45명으로 대장암 발병률이 세계 1위다.
암 중에서 남녀 모두 1위 암으로 꼽히는 폐암은 90% 이상 원인이 바로 흡연이다. 미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담배 흡연으로 인한 사망률은 미국에서 5명당 1명꼴로 매우 높다. 또 한 연구에 따르면 매일 흡연하면 폐암에 걸릴 위험은 200~400% 증가한다. 반면 매일 핫도그를 한 개씩 먹어도 대장암에 걸릴 확률은 5.3% 증가한다.
#가공육, 붉은 육류와 암의 관계는
가공육은 소금에 절이거나, 발효시키거나, 훈제하는 등 방법으로 만들어지는데, 과학자들은 정확하게 어떻게 가공육이나 붉은 육류가 암을 일으키는지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다만 육류를 가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특정 화학물질이 암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진단했다.
또한 가공육을 만들 때 사용되는 질산염(nitrates) 같은 보존제는 인체에서 발암물질의 하나인 니트로사민(nitrosamines)으로 전환된다.
붉은 육류는 암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포화지방률이 높다. 붉은 육류를 통해 지방을 많이 섭취하면 간에서 콜레스테롤과 담즙산 분비가 증가되는데, 여분의 담즙산은 대장에서 존재하는 세균들에 의해 분해되는 과정에서 독성을 띤 2차 담즙산과 콜레스테롤 대사물질 등으로 바뀌어 대장 세포를 손상시키게 되고, 결국에는 암 생성 위험을 높인다.
또 다른 가설은 조리방법 때문이다. 육류를 고온에 굽거나 튀기는 조리 방법 등은 암을 유발하는 발암물질이 생성될 수 있다.
고온에 붉은 육류를 구우면 벤조피렌, 헤테로사이클릭아민류(heterocyclic amines, HCAs) 등 암을 유발할 수 있는 화학물질이 생성된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HCAs는 닭고기 같은 흰색 고기를 고온에 구울 때에도 발생한다.
#문제는 섭취량이다
암은 한가지 원인만으로 발병되는 질병이 결코 아니다. 물론 먹는 음식도 중요하긴 하다.
가공육도 50g미만으로 섭취하거나 가끔 섭취하는 정도는 괜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50g의 양은 핫도그 1개 분량, 얇은 햄은 두께에 따라 다르지만 3~4장, 베이컨은 2조각 정도에 해당한다.
100g의 육류를 온스로 전환하면 약 3.5온스다. 3온스 정도는 일반 비누 사이즈 정도이거나 손바닥만하다. 3온스 정도의 양으로 육류를 살코기 부위로 지방을 제거해 일주일에 2차례 정도만 섭취하면 된다.
또 골고루 먹는 것도 중요하다. 평소 식단을 살펴보고, 탄수화물로 배를 채우는지, 또는 육류 반찬에 지나치게 의존하는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매일 끼니마다 고기를 먹는 식단으로 식사를 하는지, 한가지 음식만 먹거나 혹은 너무 안 먹는 음식은 없는지, 채소 섭취는 얼마나 하는지 등을 살펴본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과 미네랄 등은 모두 고루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일과 채소, 통곡물, 저지방의 유제품, 지나친 염분과 설탕 섭취는 줄이고, 포화지방, 트랜스 지방, 등에 주의한다.
미국 암협회(ACS)는 암 예방을 위해 튀기거나 숯불에 굽기(charbroiling)보다는 굽거나 브로일(broiling), 찌거나 삶아 먹는 조리 방법을 권한다.
# ARC의 발암 물질 분류
참고로 1군에만 100가지 넘는 물질이 속해 있다. 이런 분류는가능성을 얘기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1군 (Carcinogenic to humans): 동물 및 사람 대상 실험 연구에서 확실한 증거가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공육, 담배, 석면, 아세트알데히드, 비소, 벤조피렌, 폐경기 후 에스트로겐 치료,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B형 간염 바이러스,라돈 가스, 햇빛, 알코올음료, 공해 등
2군 2A(probably causes cancer): 동물 실험에서는 증거가나왔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증거 부족. 밤근무, 고온에서 튀김 조리시 나오는 가스, 스테로이드 제제, 붉은 육류, 제초제(Glyphosate), 이발사나 미용사의 작업 환경 등2군 2B(possibly causes cancer): 커피, 다이옥신, 탈크, 가솔린, 가솔린 엔진 배기가스, 목수일, 피클 야채, 매우 낮은주파수의 자기장 등
3군 (not classifiable): 증거가 부족한 경우를 말한다. 차(tea),카페인 음료, 고정된 자기장, 형광등 불빛, 헤어 염색 제품,폴리에틸렌 등
4군 (probably not carcinogenic to humans): 카프로락탐(나일론 소재의 주원료)만 4군에 속해 있다. 사람과 동물 실험 결과 발암성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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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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