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역사상 버니 샌더스와 같은 민주적 사회주의자(Democratic Socialist)와 도널드 트럼프 같은 쇄국적 국수주의자(Xenophobic Nationalist)가 동시에 각광을 받은 적이 없었다. 이러한 극과 극의 비주류 정치인들이 2016년 대선의 전반전에서 주목을 받는 이유와 그들의 당선 가능성은 어떠한가. 몇년전 만 하더라도 사회주의를 주장하는 정치인은 외면을 당했고 특히 대통령 직에 출마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 사회주의란 국가의 생산자산을 국가가 소유하고 여기서 얻는 소득을 국민들에게 평등하게 분배하는 공산주의 개념과 같다는 인식 때문 이였다. 샌더스가 주장하는 민주적 사화주의는 공산주의와는 달리 개인의 재산소유권을 인정하는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국민들의 기본적인 생활여건(의, 식, 주, 건강, 교육, 직장)을 보장해주는 복지국가를 만들자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주의는 북유럽 스칸디나비안 국가들(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등)에서 흔히 볼 수 있고 미국에서도 민주당의 기본 정치이념과도 유사하다. 메디케이드, 푸드스탬프, 저소득자 지원(SSI)과 같은 제도가 좋은 예다.
현존하는 복지제도를 대폭 확대하여 북유럽과 같은 복지국가로 만들자는 제안은 국가 부채가 18.4조 달러가 넘는 이 시점에서 무모하다는 비판을 받지만, 샌더스가 이러한 저항을 약화 시키고 있다. 그 이유는 미국 경제가 급격히 양극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경제가 계속 팽창 하지만 이러한 성장이 고용의 증가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IT 기술과 저렴한 외국노동에 의존한 것임으로 소수 자본가는 막대한 부를 축적 할 수 있지만 대다수 서민층의 수입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소득을 좀더 공평하게 분배 하자는 사회주의 정치이념이 많은 서민들에게 호감을 갖게 한다. 복지사회를 만들려면 많은 자금이 필요한데, 샌더스는 그 자금을 누진적 세입제도로 부자들에게 많은 부담을 안기겠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세계무대에서 정치 및 경제적인 주도권을 상실하고 있는 미국사람들의 좌절감을 즉시하면서 “Make America Great Again”이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호소하고 있다. 트럼프 정치이념은 샌더스의 정치이념과 다르다. 그는 어떤 형태의 무임승차나 복지제도를 용납하지 않는다. 특히 불법 이민자가 오바마케어 혜택과 무상 교육을 받는 것, 자유무역을 전제로 무역 상대국이 이득을 보는 것, 국가 간의 방위조약으로 국방비를 지출하는 것이 미국경제를 약화 시키는 요인이라고 한다. 미국이 다시 강성 대국으로 재건하려면, 미국의 개방적인 이민정책, 자유무역, 세계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같은 정치이념을 포기하고, 쇄국적 국수주의를 채택하는 것이 미국의 국익을 보호하는 방법 이라고 주장한다. 트럼프가 지지를 받는 이유는 사람들의 불만을 허심탄회 하게 대변하기 때문이다.
많은 시민들이 샌더스의 소득의 불균형과 트럼프의 좌절감에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를 접근하는데 이 두 정치인의 태도에 큰 차이가 있다. 샌더스는 합리적이고 온정적인 제안을 제출 하는 반면 트럼프는 우리의 문제를 불법이민자, 무역상대국, 동맹국의 잘못이라고 책임을 돌리고 있다. 따지고 보면 불법이민 문제는 미국의 허술한 이민 정책 때문이고, 고용을 중국으로 이동 하는 것은 미국 자본가들이 저임금을 목적한 것이고, 한국에 미군을 배치한 것은 한국을 방위할 뿐 아니라 중국의 무력 팽창을 견제하려는 이유에도 있다. 불법이민, 무역적자, 재정적자와 같은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고 미국을 다시금 강대국으로 만들자는데 반대할 사람이 없다. 그러나 이런 것들이 남을 탓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결론적으로, 극단적인 비주류 정치인들이 주목을 끄는 이유는 정치 및 경제적인 현실에 대한 불만 때문 이다. 그러나 그들이 당의 후보자로 지명 되더라도, 탈바꿈을 하지 않는 한, 총선에서 당선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샌더스의 과중한 세금부담이 장애물이 될 것이고, 트럼프의 배타적인 태도가 걸림돌이 될 것이다. 대선에서는 극단주의자 보다는 중도적인 정치인이 유력할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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