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미국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으로 선출될 것인가를 정확히 예측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만 여성(투표)참정권이 확립된 1920년의 백주년이 되는 2020년에 백악관 집무실 주인이 여성이면 금상첨화일 것이라는 역사성에서 보면 힐러리 클린턴이 유리하다. 그러나 미국민은 한 둘 예외를 제하고는 8년동안 집권한 당의 반대당 후보를 선출하는 전통이 계속된다면 누군지는 아직 몰라도 공화당 후보가 1600번지 펜실베니아 가의 주인이 될 것이다.
하나 확실한 것이 있다면 버니 샌더스(버몬트주 무소속상원 의원)은 결코 대통령이 안 될 것이라는 점이다. 그가 사회주의자이기 때문이다. 미국에는 급진적인 진보주의가 발 못붙이는 전통이 이어 내려왔다. 그러나 미국의 양당제도는 진보주의 사상을 시대의 필요에 따라 흡수 채택하는 유연성을 보여 왔다.
1930년대 경제대공황시절 프랭클린 루즈벨트 민주당 대통령이 뉴딜 정책으로 노동자의 노조가입, 청소년들의 노동금지, 최저임금, 사회보장제도 등을 도입한 것은 진보주의자들의 오랜 숙원을 채택하여 민주당의 정책이 되도록 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샌더스 의원이 “공립대학은 무료여야 한다”는 제목으로 워싱턴 포스트에 기고한 내용은 관심을 끌만하다. 앞으로 민주당 정권이 그의 아이디어를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샌더스는 미국 공교육의 첫 주창자가 공화당의 러더포드 헤이스 대통령으로 1877년에 “보편적인 참정권은 보편적인 교육에 기초를 두어야 한다”고 취임연설에서 주장한 것을 언급한다. 그러나 유치원으로부터 12학년까지의 무상공립교육 제도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 진보주의자들을 중심으로한 시민들의 압력이 1890년대부터 정치권에 가해진 것에서 시작했다는 것이다. 1940년에는 청년들의 절반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됐고 2013년에는 고등학교 졸업률이 81%가 됐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샌더스의 주장이다.
“대학 학위가 새로운 고등학교 졸업장이다”라고 그는 단언한다. 샌더스 의원은 이어 “1950~60대에는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베네핏이 좋은 괜찮은 직장을 찾을 수 있어 부부 중 한사람만 벌어도 주택 및 자녀들의 대학교육까지 가능했다” 고 지적한다.
그는 “그것이 아메리칸 드림이었다. 오늘날은 불행이도 너무나도 많은 미국인들에게 그것은 가능성이 아니다”라며 “이제는 중산층이 되는 중요한 첩경이 고등교육을 거쳐야 되는데 높아가는 대학교육의 비용이 보통미국사람들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교육을 받기 어렵게 하고 있다”라고 샌더스는 설파한다. 1978년에는 최저임금으로 한여름 일하면 1년 대학 수업료를 낼 수 있었지만 오늘날에는 최저임금 노동자가 1년을 벌어야 공립대학의 1년 등록금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야 말로 머리 좋은 젊은 사람들이 대학에 가지 않거나 가더라도 졸업을 못하거나 빚을 지고 졸업하는 이유다”라고 샌더스는 한탄한다.
“학생융자금이 1조 3,000억 달러로 미국인들은 크레딧 카드 빚이나 자동차 융자금 보다 더 많은 교육 빚을 지고 있다. 그것은 우리의 젊은이들과 우리나라의 비극이다.”
현재 사람들은 경쟁이 극심한 세계경제 체제 아래 살고 있기 때문에 “교육은 개인과 국가의 복리에 필수 불가결한 것이다”라는 게 샌더스의 견해다.
미국경제가 튼튼해지려면 세계에서 가장 좋은 교육을 받은 일꾼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세계 2차대전후 GI 교육법으로 200만 이상이 무료로 대학교육을 받았으며 뉴욕이나 캘리포니아주에서는 20세기가 끝날 때 까지만도 주립대학등록금이 무척 싸서 거의 무료나 다름없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샌더스는 강조한다.
샌더스는 유럽의 여러 나라들, 멕시코에서는 대학교육이 무료라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미국의 젊은이들 중 매년 4,600명이 독일로 유학을 가는 것을 사례로 든다. 과거의 진보운동을 거울삼아 미국의 주립단과대학 및 종학대학교들의 학비를 면제시켜 주는 것이 미국 번영의 새 시대를 열게 하는 동력이 될 것이란다. 그리하여 “야망이나 재능을 가진 모든 젊은이들이 그들의 출생 환경에 구애 받지 않고 그들의 잠재능력을 실현하게 될 때 우리는 더 강력한 경제와 더 강력한 민주주의를 가지게 될 것이다”라고 샌더스는 결론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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