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ay which we fear as our last is but the birthday of eternity. 사람들이 마지막이라 떠는 날, 바로 그날이 영원의 탄생일이다.
죽음이 사방에 널브러진 해괴한 축일[?] "할로윈"입니다. 해피 할로윈! 생일 축하 인사가 "Happy Birthday!"라면, 아무도 피해가지 못할 죽음을 상기시키는 인사가 "Happy Holloween!”입니다. "죽음을 기억하라!"는 중세 수사들의 인사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를 듣는 기분으로 “Happy Holloween!” 인사를 받습니다.
Holloween의 본래 뜻은 ‘만성절 이브’ 즉 ‘모든 성인(聖人)의 축일 전야’입니다. ‘만성절(萬聖節)’ 전야를 뜻하는 스코틀랜드 표현 ‘All Hallows’ Even’이 ‘(All) Hallow(s) E(v)en’으로 줄어 들면서 결국 ‘Halloween’이 되었다네요. 어쨌든, 할로윈은 그 자체보다바로 다음 날인 ‘모든 성인 대축일 (All Saints’ Day)’ 전야(前夜, eve)라는데 그 의미가 큰 셈입니다.
’만성절(萬聖節)’은 과연 무슨 날인가? ‘All Saints Day’는 말 그대로 ‘모든 성인의 날’입니다.
위키백과를 읽습니다. "모든 성인 대축일은 하늘나라에 있는 모든 성인을 기리는 대축일로, 하느님과 함께 영광을 누리는 성인들의 모범을 본받고자 다짐하는 날이다. [중략] 기간은 10월 31일 저녁부터 시작해서 11월 1일 저녁 때에 끝난다. ... 전 날은 만성절 이브(Eve of All Hallows) 혹은 핼러윈(Halloween)이라고도 하며 다음날은 위령의 날이다." 위령의 날?
The day which we fear as our last is but the birthday of eternity. 사람들이 마지막이라 떠는 날, 바로 그날이 영원의 탄생일이다.
위령(慰靈)은 ‘영’을 위로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굳이 따지자면, ‘All Souls’ Day’는 영(靈)이 아니라 혼(魂)을 위한 날입니다. 영과 혼은 ‘영혼’이라 두루뭉술 뭉뚱그릴 수 있는 말이 아닙니다.
영은 혼과 분명히 다르고 혼은 영과 확실하게 다르니 둘다 묶어 ‘영혼’이라 어물쩡 넘어갈 일이 아닙니다. 믿거나말거나 [Believe it or not], 구약성경 창세기엔 분명히 이렇게 써있습니다.
"And the LORD God formed man [of] the dust of the ground, and breathed into his nostrils the breath of life; and man became a living soul." [Genesis 2:7] "주(主) 하나님께서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명의 숨을 그의 콧구멍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살아 있는 혼이 되니라." [창세기 2:7] 그렇게 빚어진 사람의 혼들을 위로하는 날이 바로 ‘All Souls’ Day’요 만혼절(萬魂節)인 것입니다.
The day which we fear as our last is but the birthday of eternity. 사람들이 마지막이라 떠는 날, 바로 그날이 영원의 탄생일이다.
할로윈, 만성절, 만혼절 얘기에 바쁘다보니 정작 오늘 인용문 소개가 늦었군요.
고대 로마 제국 네로 황제 시절 ‘살아 있는 혼’으로 활동하던 철인/정치인/문인 세네카의 말씀입니다.
이런저런 사연 끝에 결국 자살형에 처해져 끝내 침착하고 꿋꿋한 죽음을 맞이했던 거룩한 혼(魂) 세네카(Seneca, 4 - 65 BC)의 토로(吐露)! 죽음은 곧바로 영원으로 통하는 관문이라 믿었던 그는 과연 믿음대로 ‘영원 후 미래’ 속으로 들어 갔을까요?
할로윈이란 묘한 축일[?]을 지내며, 만성절이나 만혼절 얘기를 길게 하는 이유는 결국 사람이 살고 죽는다는 게 뭐냐? 라는 실존적 질문을 비켜가기 어려운 날이 바로 오늘 할로윈이기 때문입니다. Why ask why? 왜 왜냐고 묻느냐? 바로 물음 속에 답이 들어있기 때문이죠. 묻지 않으면 답이 없습니다.
물어야 알게 됩니다. 사실은, 앎이 오는 게 아니라 물음이 사라지는 거라고 해야 보다 올바른 설명이겠지만 ...... 끈질기게 묻다 보면 이미 답을 아는 사람들의 혼과 절로 공명하게 됩니다.
칼릴지브란의 <예언자 [The Prophet]> 마지막 부분 ‘27. On Death [죽음에 관하여]’엔 이런 표현이 등장합니다. 할로윈과 만성절, 특히 모든 혼(魂)들을 보듬고 위로하는 만혼절(萬魂節)에 되새겨 볼만한 구절입니다.
"For what is it to die but to stand naked in the wind and to melt into the sun?"
죽는다는 게 뭔가, 그저 바람 속에 벌거벗고 선 채로 태양 속으로 녹아드는 게 아니겠는가?
"The day which we fear as our last is but the birthday of eternity."
사람들이 마지막이라 떠는 날, 바로 그날이 영원의 탄생일이다. 10월 31일 할로윈을 보내고 만성절/만혼절을 기리는 여러 혼(魂)들이 이같은 말들로 서로 위로하며 내면의 평화를 도모하시길 빕니다.
Shal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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