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연홍 정치학 박사. 페어팩스스테이션, VA
남지나해에서 행하고 있는 중국의 군사적 활동은 동남아의 작은 나라들, 미국과 다른 나라를 위협하고 있다. 중국은 남지나해 자원 확보를 위한 자국의 인공섬 구축을 변명하고 있으며 미국은 중국의 행동을 국제해양법 위반으로 비난하고 있다. 중국은 최악의 경우 미국과 일전을 불사할 뜻을 밝히고 있다.
무인도에서 나오는 작은 도자기 파편 하나를 근거로 남지나해가 중국의 바다라고 설명하는 중국정부의 입장은 어느 나라에게도 설득력이 없다. 그 와중에 한국은 어느 편을 들어야 할까. 왜 한국 언론은 이런 질문을 던지고 나설까.
한미 정상회담에서 오바마 미국대통령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중국을 설득하기를 바란다는 뜻을 내비치었다. 비단 남지나해의 문제가 아니라 북한의 핵무기를 포함한 대북 정책을 시사 하는 폭넓은 국제정치적 동조를 요청하고 있었다. 미국과 한국의 동맹은 오바마의 주장을 거부하기 힘들다.
한국의 역할이 있다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우정 있는 이성적 입장을 정책적으로 표명해야 한다. 중국이 핵무장을 시도하는 북한을 단죄할 입장에 있고, 남중국해의 영토확장을 포기하도록 한국이 중간자적 입장을 내놓을 수 있으면 다행이다. 그러나 현실을 그렇게 다행스럽지 않다.
한국은 이론적으로 중국이 세계 정치 속의 거인이 되려면 3대 세습의 북한정권, 인권을 유린하며 인민을 아사상태로 몰아넣는 북한정권을 단죄해야 한다고 주장할수 있다. 실제로 한국은 중국이 적어도 보이지 않게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중재적 역할과 입장을 지키기를 원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한국은 중국에게 남중국해의 인공섬 건설을 중지하고 남지나해의 자연자원을 공동개발, 공동이익 점유로 가야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이상적이지 않고 이론적이지 않다. 국제사회가 어디 이성의 땅이었던가?
그러나 한국이 지금 남지나해에 미국의 편을 들 수 있는 입장에 있다고 생각하는가. 시진핑과 박근혜의 관계가 우호적이라고 해도 중국의 비위를 거스릴 수 있다고 보는가. 남지나해의 분쟁은 세계가 들고 일어나야 할 문제이며 중국과 북한의 관계도 세계가 들고 일어나야 한 문제라고 본다.
꼭 한국이 남지나해에서 미국 편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문제는 세계의 양식과 이성이 들고 일어나야 할 문제다.
한국의 언론은 지금 건드리지 말아야 할 화약고를 박근혜 정부가 터트려야 한다고 주장하는듯하다.
답이 없을 때에는 질문을 하지 않는 편이 현명하다. 경거망동하지 말라. 미국과 중국 사이에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이 어느 한 쪽으로 기울게 하지 말라. 미국도, 중국도 한국의 입장을 이심전심으로 이해하게 하면 현명하다.
왜 어느 한 쪽으로 기울기를 바라는 질문을 던질까. 언론매체라고 국익을 해치는 현명하지 않은 질문을 던질 권리나 특권은 없다.
세상 모든 일에 소리 내어 주장할 여유가 없다. 나라와 나라 사이에 호, 불호를 면도날처럼 긋고 지낼 수는 없다. 친구 사이에도, 이웃 사이에도 마찬가지. 오바마 대통령이 박 대통령에게 당장 남지나해에 한국의 입장을 천명하라고 하지도 않았으며 그런 바보도 아니다. 윤병세 외무작관은 우문현답, 아니면 우문우답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두 나라 사이에 한국은 상대적으로 약소국이다. 그리고 북한의 문제가 남지나해의 문제보다 더 가깝고 절실하다. 그렇다고 남지나해분쟁에서 중국 편을 들 수도 없다. 남지나해는 남지나해의 나라들이 개별적으로 집단적으로 중국과 겨루어야 할 문제이다. 그 다음에 미국이나 세계의 나라들이 보편타당한 이성적 접근을 제안, 지지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 이 시간에 박근혜 대통령이나 한국 정부는 남지나해에 침묵의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한국은 이어도 문제를 먼저 상기해야 한다. 한국과 중국의 바다에 중간선을 긋고 상해보다 제주에 더 가까운 바다에 위치한 이어도를 한국의 섬이라고 주장할 수 있어야 한다.
똑 같은 이유로 독도가 일본과 한국의 바다에 중간선을 그었을 때 우리나라의 섬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러시아와 노르웨이가 14년 협상을 해오다 ‘Barents Sea’ 중간선을 긋고 해결한 최근의 예를 상기하도록 비정치적인 사례를 들어 우리 입장을 주장할 수 있다면 더 현명한 정책이 될 것이다.
남지나해에서 중국의 제국주의적 군사 활동을 세계가 질타할 때가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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