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청소년 건강문제】
유아·아동기에는 소아과 정기검진을 자주 가는 편이지만, 10대가 지나면 맞아야 할 백신 숫자도 적어지고, 소아과 방문을 등한시하게 된다. 하지만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은 “틴에이저가 돼도 소아과 의사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소아과 주치의를 만나 검진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통상 중·고등학교 시기의 13~19세 청소년들의 여러 건강문제 중에서 비만, 우울증 등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았다.
#청소년 비만문제
지난해 미 의학협회지(JAMA)에 실린 연구논문에 따르면 지난 30년동안 아동비만 비율은 2배 이상, 청소년 비율은 4배 이상 증가했다. 2011~2012년에 미국에 사는 아동과 청소년의 3분의 1 이상이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에서도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아동 청소년 5명 중 1명이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아동·청소년의 과체중은 일단 많이 먹고, 잘 움직이지 않아 열량을 소비하지 못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 지적한다.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도 한 몫 한다. 고열량의 패스트푸드를 자주 먹는 습관은 결국 과체중으로 이어진다. 여러 연구들에 따르면 많은 청소년들이 비타민과 미네랄, 식이섬유, 철분과 칼슘, 아연, 엽산 등이 필수 영양소가 들어 있는 건강음식보다는 기름진 고열량의 음식을 더 많이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잘 안 움직이고 앉아만 있는 생활습관도 문제다. 컴퓨터나 TV또는 게임기, 핸드폰만 손에 쥐고 있는 라이프스타일은 운동량이 부족해질 수밖에 없다.
또한 청소년기 우울증이나 불안증 때문에 과자나 포테이토 칩, 캔디 등 스트레스 해소와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한 음식에 손이 가는 경우도 지적된다. 스트레스가 폭식증을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천식이나 앨러지, 소아 류머티스 관절염 때문에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치료제를 쓰면서 체중이 증가하는 경우도 있다.
청소년기 비만은 고혈압, 고지혈증 등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 요소들의 발병위험을 높일 수 있다. 2007년 ‘소아과학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5~17세 비만아동 청소년의 70%는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요소 중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은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장질환과 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 요소로는 가족력, 나이, 인종,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운동부족, 당뇨병, 건강치 못한 식습관, 흡연 노출, 지나친 음주 등이 있다.
과체중이거나 비만이면 ‘당뇨병 전 단계’로 진행될 위험도 높다. 또한 관절이나 뼈문제, 무릎 통증, 수면 무호흡증, 낮은 자존감이나 왕따문제도 유발될 수 있다.
성인이 돼서도 비만이 될 확률이 당연히 높고,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만성병에 걸릴 위험도 높아진다. 또한 과체중이나 비만은 유방암, 대장암, 자궁내막암, 식도암, 신장암, 췌장암, 전립선암 등 여러 암 위험을 높이는 것과 연관성이 깊다.
#청소년기 비만 예방 및 건강한 식습관을 위해서는
-운동한다. 애완견과 산책하기, 자전거 타고 학교 통학, 팀스포츠 활동 등 활동량을 늘려야 한다. 적어도 매일 1시간은 운동해야 한다. 또 온 가족이 함께 운동한다.
-체중을 줄인다면 일주일에 1~2파운드까지 감량을 목표로 한다. 자녀가 체중조절을 위한 다이어트를 시작한다면 가족 모두가 함께 한다. 무작정 굶는 다이어트나 원푸드 다이어트는 하지 않는다. 건강한 식습관을 목표로 다이어트를 시작한다.
-TV나 컴퓨터, 핸드폰 기기 사용시간을 줄인다. 하루 2시간 미만으로 줄이는 것이 좋다.
-식사량에 주의한다. 패밀리 사이즈의 감자 칩을 컴퓨터 스크린 앞에서 먹게 하면 살이 찔 수밖에 없다. 소다, 주스, 스포츠드링크 등 음료 역시 아동 청소년 비만율을 높이는 요인이다. 외식할 때는 따로 덜어 먹고, 나머지는 집으로 가져 오거나, 음료 주문 대신 물이나 저지방 우유를 선택하게 지도한다.
또 식사량은 간단하게 손바닥으로 측정한다. 대략 손바닥 만한 생선이나 육류는 3온스 정도. 과일의 경우 1서빙에 해당하는 분량은 사과 한 알, 바나나 반개 등이다. 또 채소는 한줌 정도가 1서빙이다.
-5서빙의 과일과 채소를 섭취한다.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과일과 채소는 식이섬유도 풍부해 체중조절에 큰 도움이 된다. 채소를 많이 먹게 하면 과식도 예방할 수 있다.
-성장기에는 아침식사를 꼭 하게 한다. 아침식사는 신진대사를 활성화시킨다. 성장기에 아침식사를 거르면 점심이나 저녁에 과식이나 폭식하기 쉽다. 방과 후 스낵은 감자 칩이나 빵 대신에 과일과 요거트, 스무디, 치즈 등을 내놓는다.
한 연구에 따르면 아침식사를 거르는 사람은 아침식사를 먹는 사람에 비해 BMI가 더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보다는 집에서 식사한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레스토랑 음식은 평균 33%나 더 칼로리를 섭취하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 연구에 따르면 집에서 가족과 식사하는 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과체중이 될 확률이 낮았던 것으로 보고됐다.
#10대 우울증
우울증은 육체적·정신적 증상의 원인이 되는 의학적 질병이다. 우울증은 어느 나이에도 나타날 수 있는데, 10대 청소년기에도 발병할 수 있다.
문제는 청소년의 우울증을 제때 치료하지 못하면, 학교생활이 순탄치 않고, 친구관계 문제발생, 약물중독에 빠지거나, 위험한 성관계를 갖거나, 육체적 질병이 나타나거나, 자살시도 및 자살까지도 이르는 심각한 문제들을 가져온다는 점이다.
분명한 이유 없이 슬퍼하고 우울한 기분을 느끼기도 하지만, 화를 잘 내거나 과장된 행동이나 분노, 불안함을 표출하는 등 증상을 나타내기도 한다.
우울증이 있는 청소년은 수면습관이나 식습관에 변화가 생기거나 아무 이유 없이 울기도 하며, 또래와 잘 어울리지 못하거나, 무관심, 낮은 자존감을 나타내기도 하며, 무가치함, 죄책감, 집중력이 떨어지고, 행동도 느려지며, 체중이 증가하거나 지나치게 감소한다.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은 큰 문제다. 미국 내 청소년 사망원인 3위는 바로 자살. 청소년 우울증의 치료는 약물치료,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al therapy) 등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 아래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해야 한다. 또한 가족 모두 치료에 임해야 한다.
한편 연방 식품의약청(FDA)의 청소년 우울증 치료제로 승인이 난 항우울제는 프로작(Prozac)과 렉사프로(Lexapro)다. 그러나 항우울제가 오히려 자살충동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로 인해 이를 경고하는 블랙박스 경고문구가 부착돼 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소셜네트웍 서비스(SNS)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이 청소년 수면부족의 원인이자 우울증과 불안증 등 위험을 높인다는 새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9월 영국에서 열린 영국 정신과학 연례 학회에서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우 대학 연구팀은 470명의 중·고생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SNS에 적극 참여할수록 수면건강을 해치고, 낮은 자존감, 우울증 및 불안증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의 침실에서는 컴퓨터나 핸드폰 등을 완전히 끄게 하고 잠을 자게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청소년기에는 매일 8~9시간 수면을 취해야 한다.
#10대 청소년을 위한 건강 팁
1. 소아과 의사는 가장 훌륭한 건강 정보원이다. 부모나 교사, 친구에게 말하기 어려운 건강문제를 소아과 주치의에게 상담한다. 적어도 건강을 위해 1년에 한 번은 의사를 방문한다.
2. 건강하게 먹는다. 끼니를 거르지 않고 아침·점심·저녁 모두 식사한다. 소금, 지방, 설탕 등 섭취는 덜 하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과일과 채소, 콩, 통곡물 등을 더 섭취한다. 물을 충분히 마신다.
3. 매일 1시간씩 운동한다. 스포츠를 하거나 혹은 애완견과의 산책 등 몸을 최대한 움직인다. TV를 시청해야 한다면 TV를 보는 동안 춤을 추거나 운동, 또는 체조를 한다. 뭔가 음식을 먹으면서 TV를 보는 습관은 고친다.
4.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자외선 차단지수가 높은 시간에는 직사광선을 피한다. SPF 지수가 15이상 되는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야외활동을 할 때에는 선글라스, 모자를 착용하고 그늘에 있는다. 매년 피부 체크를 한다.
5. 성 고민이나 성 교육에 관해 의사와 상담한다. 부모에게 꺼내기 힘든 일을 소아과 주치의에게 상담하는 것도 큰 대비책이 될 수 있다.
6. 자신을 존중한다. 행복해지고, 건강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는 것을 인지한다.
7. 좋은 친구와 사귄다. 또 멘토(mentor)를 구한다. 부모가 멘토가 되면 좋겠지만 신뢰할 수 있고 조언과 도움을 줄 수 있는 멘토를 찾는다. 다른 친구와 비교하지 않는다.
8. 담배, 술 등에 노출됐다면 기한을 정해 끊어야 한다. 마약은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다.
9. 우울증은 적극적으로 전문가를 찾아 치료하고, 스트레스는 조절한다.
10. SNS에 지나치게 시간을 할애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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