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tience is not the art of waiting but the science of knowing.
인내란 기다림의 예술이 아니다. 그건 앎의 과학인 것이다.
인내는 쓰다. 그러나, 그 열매는 달다. "Patience is bitter, but its fruit is sweet."장 자크 루소의 명언이던가요? 까까머리 사춘기 학생 시절, 귀가 닳도록 듣고 또 들었던 말씀, 귀 순해진 지금 들어도 여전히 명언입니다.
인내란 과연 뭘까요? What is patience? 국어사전은, 인내의 뜻을 "괴로움이나 어려움을 참고 견디다."로 풀고 있네요. 비슷한 말로는, 참다/견디다/버티다/감내하다 등이 있군요. 뭔가 참기 어려운 일이나 감내하기 힘든 상황을 잘 견디고 버티는 게 인내(忍耐)?영어 단어 ‘patience’[페이션스]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고난/수난을 뜻하는 말’passion’과 같은 어간을 지닌 ‘patience’는 고통/불행/역경을 잘 참고 견뎌내는 환자란 뜻의 ‘patient’[페이션트]와도 상통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인내란 힘든 상황을 견디며 이겨내는 걸 말합니다. 그래서, 인내는 쓸 수 밖에 없고, 그 쓰디쓴 역경을 잘 견뎌낸 결과는 왕왕 달더라는 거죠.
Patience is not the art of waiting but the science of knowing.
인내란 기다림의 예술이 아니다. 그건 앎의 과학인 것이다.
매일 아침 저녁 드나드는 안방 구석에 놓인 작은 현판(懸板)이 읽힙니다. "사랑은 오래 참습니다." 흔히 <사랑 장(章)>이라 불리는 고린도전서 13장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많은 이들이 즐겨 부르는 대중가요로도 소화될 정도의 내용이 바로 사도 바울의 사랑 노래인 것입니다. "사랑은 오래 참고 친절하며, 사랑은 시기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기를 자랑하지 아니하며, 우쭐대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동하지 아니하며, 자기 것을 추구하지 아니하며, 쉽게 성내지 아니하며, 악을 생각하지 아니하며, 불법을 기뻐하지 아니하고 진리를 기뻐하며,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
" 그런데, 언젠가부터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진짜 사랑 속엔 참는다는 생각조차 없는 게 아닐까? 참 사랑엔 인내가 끼어들 틈조차 없으매라는 한 생각이 반짝! 억지로 참고 견딜 게 따로 없는 경지, 그게 바로 지고한 사랑의 원형이 아닐까?이는 불가(佛家)의 가르침 "6 바라밀" 중 ‘인욕 바라밀’의 깊은 속내와도 상통하는 인식이기도 합니다. 억지로 참으면 그저 인내/인욕이지만, 딱히 참고 견뎌야 할 게 따로 없다는 ‘고상한’ 인식이 바로 ‘인욕의 완성’을 뜻하는 ‘인욕 바라밀’의 참뜻이기 때문입니다. “괜찮어유. 참을 것도 없지유!”
Patience is not the art of waiting but the science of knowing.
인내란 기다림의 예술이 아니다. 그건 앎의 과학인 것이다.
인내에 관한 수많은 어록들 중에, 오늘은 유독 인내가 과학이란 말씀에 ‘필’[feel]이 꽂힙니다. 참고 견딘다는 건 그저 어떤 결과를 기다리는 기술/예술[art]이 아니요, 꽤 정밀한 ‘앎’의 과학이란 말씀. 감(感)이 오나요? 인내가 왜 과학인가? 참고 견디는 게 도대체 ‘앎’과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건가? ‘앎의 과학’이란 또 뭔가? 지난 주, 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극적으로 역전하며 우승한 리디아 고(Lydia Ko)의 게임을 감상[!]하면서 바로 오늘의 지문에 크게 공감한 바 있습니다.
따라잡기 쉽지 않은 상대에 조용히 그러나 옹골지게 달라 붙으며, ‘참고 기다리며’ 승운의 계기를 포착, 결국 "골프 천재 메이저 최연소 우승 대기록 달성"이란 헤드라인을 전 지구촌에 선사한 방년 18세 소녀 리디아 고!그녀의 차분한 인내는 미상불 그리 쓰게 느껴지지도 않았거니와, 다만 그 결과는 달디단 열매였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차분한 인내는 기다림의 기술이라기보다는, 꾸준히 최선을 다 하다 보면 결국 승리가 따르리라는 ‘앎’의 과학에 기초한 것임에 틀림 없습니다.
평소 단단히 다져둔 기량과 믿음이 있었기에, 그리고 결국 이루어진다는 ‘앎의 과학’이 정밀했기에, 외유내강 골프 고수 리디아 고의 마지막 버디 미소가 그토록 값지게! 그토록 감동적!으로 다가왔던 것입니다. "Patience is not the art of waiting but the science of knowing." 인내란 기다림의 예술이 아니라 앎의 과학이다. 자, 이쯤에서 감(感) 잡으셨는지요? 인내란 그저 미련하게(?) 참고 기다리는 게 아니라, ‘앎’의 과학이 튼튼히 뒷받침하는 지혜의 소산이란 걸 말입니다. 알고 보면, 보이는 걸 압니다. 알면, 됩니다. 모르면, 물론 보지 못할 뿐이죠. Shal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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