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페어팩스 카운티의 마운트 버논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 가운데 유진 제임스 콜맨 (Eugene James Coleman)이 있다. 졸업학년 때 페어팩스 카운티 공립학교 학생 모두를 대표해 교육위원회 회의에 참석하던 학생대표였다. 평소에 “유진 제임스”의 이니셜인 “EJ”로 불려왔는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도 그에 관한 소식을 가끔 듣곤 했다.
EJ는 육군사관학교에 진학했는데 최근에 정말 기쁜 뉴스가 있었다. 4학년인 올해에 육사 역사상 3번째로 생도대장(First Captain)과 4학년 생도대표(Class President)를 겸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각 학년 생도대표는 동기생들의 투표로 선출된다. 그러나 생도대장은 4천5백명이 넘는 전체 생도들의 대장으로 육사 교장이 임명한다. 각 자리가 책임이 막중해 두 자리를 겸임하는 것은 드물다. 그만큼 특출하지 않고서는 두 역할을 동시에 맡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전에 이렇게 두 자리를 겸했던 육사 출신으로는 1886년에 졸업한 존 펄싱(John Pershing) 대원수와 1959년에 졸업한 피트 더킨스(Pete Dawkins) 준장 밖에 없다고 한다. 존 펄싱은 제 1차 세계대전에서 혁혁한 공을 세워 1919년 미국 육군 역사상 처음으로 6성 장군 격인 대원수(General of the Armies) 위치에 오르게 되었다. 존 펄싱 외에 미국 육군 대원수 지위에 오른 군인은 조지 워싱턴 대통령 밖에 없는데, 그는 서거한 후 179년이 지난 1976년에서야 추서되었다.
피트 더킨스는 군인으로서 존 펄싱처럼 높은 위치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육사 시절 대학 미식축구 선수의 최고 영예인 하이즈맨 트로피 상을 수상했고 로즈 장학생으로 옥스포드 대학에서 수학했다. 1981년에 최연소 육군장성이 되기도 했고 제대 후에는 리만 브라더스, 프라이메리카, 베인스, 씨티그룹, 트레블러스 보험회사 등에서 고위 임원직을 맡았다.
이렇게 유명한 사람들과 같은 반열에 오른 EJ가 페어팩스 카운티 학생 출신이라는 것이 나에게는 가슴이 뿌듯했다. 더우기 그는 페어팩스 카운티에서는 흔하지 않은 흑인 출신 학생대표이기도 했다. 이번 육사에서의 영예도 흑인으로는 최초였다. 이러한 역사적 인물과 1년간이나마 같이 교육정책을 논하고 또한 그다지 멀지 않은 위치에서 성장하는 모습의 일부를 보게 된 기회가 있었던 것이 감사하기도 하다.
나는 항상 의젓했던 그가 학생대표로 있었을 때 농담 삼아 여자친구가 없느냐고 물어 보기도 했다. 그럴 적마다 그는 그런데 신경 쓸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졸업파티인 프롬에도 데이트 상대 없이 혼자 갔다고 한다. 고등학교 때 성적이 스트레이트 A는 아니었다. 그러나 목표가 뚜렷했고 정해진 목표를 향해 전진하는 것에는 흔들림이 없었다고 한다.
EJ는 부유하진 않았지만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부모 아래서 자랐다. 부모들은 그를 키우면서 어느 장소이든지 교육의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창조성을 발휘했다고 한다. 집 안에서는 문, 냉장고, 탁자 등 각 곳에 인덱스 카드를 사용 스펠링을 써 붙이면서 단어를 읽고 외우게 했다. 얼음사탕을 줄 때도 사탕의 색깔과 색깔의 스펠링을 제대로 대야만 먹게끔 했다. 교육현장 조성에 특별히 돈을 많이 들여야만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결정은 본인 스스로 했다고 한다. 대학교 지망 때 유일하게 육사만 택했던 것도 그의 결정이었다.
EJ는 13살부터 취미로 비행기 조종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1년 후에 면허를 따기도 했다. 복싱, 보디빌딩 그리고 스쿠버다이빙까지 하며 공수부대원인 그는 육사를 졸업하면 일단 5년간 의무 복무를 하게된다. 그 후의 미래는 지금 현재로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데 EJ를 지금까지 지켜보아 왔던 사람들은 그가 계속 훌륭한 군인으로 남아 언젠가 장군이 될 것을 기대한다. 그런데 그의 모친의 말을 빌자면 2032년 까지는 선출직에 출마할 계획이 있다고 했다. 무슨 자리에의 도전인지 모친은 알고 있으면서도 말을 아끼는 듯했다. 어느 선택을 하든 그를 열렬히 응원하는 팬들이 많다. 물론 나도 그 중 하나이다. EJ, 잘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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