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앞에 번쩍번쩍 등 전조증상 ‘아우라’ 환자 20%에 나타나
【20~30대 젊은 여성에게 많은 편두통】
두통은 남성보다는 여성들이 많이 호소하는 증상이다. 특히 편두통은 대개 10대 청소년기부터 시작해 20~30대 젊은 여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한다. 또 편두통 환자로 어지럼증이나 현기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LA 한인타운의 장원철 신경내과 전문의의 도움말을 빌어 편두통과 어지럼증에 대해 알아보았다.
#어지럼증
장 전문의는 “사실 어지럼증은 대개 주관적인 표현방법으로 볼 수 있는데, 환자가 자기 몸에 대한 위치가 불확실하거나 불안정한 것을 어지럽다고 말한다. 현기증이라던가, 졸도 전조현상 같은 증상을 어지럼증이라 하는데, 어지럼증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원인은 달팽이관 신경문제다. 귀 안에 달팽이관 신경이 우리 몸의 오른쪽과 왼쪽의 균형을 뇌로 전달하는데, 이 균형에 혼란이 생겨 뇌로 입력되면 주위환경이 움직이거나, 방이 빙빙 돌거나 자기 몸이 쏟아진다거나 하는 착각현상이 나타나는데, 현기증(vertigo), 또는 ‘현훈’증상이라 말한다.
졸도 전조현상은 일시적으로 뇌로 가는 혈액순환이 부족해지면서 머리가 울리듯 아프고 정신이 흐릿해지면서 심하면 정신을 잃기도 한다. 영어로는 ‘lightheaded’(약간 어지러운 증상)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이때는 눈앞이 캄캄해지고, 귀에 소리도 멍하게 들리며, 온몸에 힘이 쭉 빠지는 듯한 느낌이 난다.
장 전문의는 “보통 순환기 계통의 일시적인 문제 때문에 나타날 수도 있으며,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구성된 자율신경 중에서 심장박동을 낮추거나 혈압을 떨어뜨리거나, 장운동을 시키는 등의 부교감 신경이 활성화되면서 심장박동이나 혈압이 떨어져 뇌로 가는 혈액 순환이 줄고 어지럼증이 오게 된다”고 말했다.
자율신경 조정 문제나 귀의 균형 문제가 아닌 경우는 심장근육에 문제가 있어서 혈압이 떨어진다거나, 심장 문제로 혈액순환 문제, 혈당저하 문제, 불안증, 탈수증, 전정 신경염 등이 어지럼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장 전문의는 “머리 뒤쪽의 기저동맥 혈관이 수축됐다가 다시 팽창하면서 현기증과 편두통을 동반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대개는 현기증과 편두통의 원인이 각각 따로 오는 경우가 더 많다”고 설명했다.
#편두통의 원인과 유발인자
편두통은 혈관성 두통의 한 종류다. 뇌의 혈관의 어느 부위에 영향을 받느냐에 따라 증세는 다양하게 나타난다.
원인은 바로 유전. 물론 유전성을 갖고 있어도 심하지 않다면 두통이 없이 살아가기도 한다. 장 전문의는 “편두통은 유전성이 높은 질병이지만, 부모에게 편두통이 심했다고 해서 다 자녀에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편두통의 유발인자로는 음식, 약물, 육체적 활동이나 운동, 스트레스, 잠을 너무 적게 자거나 너무 많이 자는 경우, 빛, 냄새, 호르몬 등이 있다.
장 전문의는 “환자마다 유발인자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유발인자 리스트를 구글 등 웹사이트에서 찾아보고, 두통 패턴을 살펴보면 자신의 유발인자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음식의 경우 티라민이 들어 있는 치즈나 와인, 아질산염이 들어 있는 가공식품, 카페인 음료, 초컬릿 등이 편두통을 유발하는 주요 음식들이다. 휴가 중에 잠을 너무 많이 자다가 편두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편두통은 혈관성 두통이라 욱신욱신하는 박동을 느끼며, 두통이 너무 심하면 아무 것도 하지 못할 정도로 극심하다. 또 속이 메슥거리거나 빛이나 소음에 민감해지기도 한다.
‘아우라’(aura)로 불리는 전조증상으로는 빛이 보이기 시작하거나 시야에 암점이 번쩍번쩍하거나, 우울증 증세 비슷하게 나타나거나, 목이 아프기 시작해서 통증이 머리로 올라가는 등 환자마다 전조증상들이 있다. 환자 중에서는 아우라가 있는 경우가 있고 없는 경우도 있다. 편두통 환자의 약 20%는 아우라를 경험한다.
#편두통 유발하는 음식 등 요인
▶음식류
-숙성된 치즈(체다, 에멘탈, 브리 등의 치즈), 레드와인, 맥주, 위스키, 샴페인 등의 알콜 음료
-인공 감미료, 카페인이 들어 있는 커피나 콜라 등 음료
-초컬릿, 감귤류, 양파, 숙성된 음식이나 피클류, 아질산염이나 MSG가 들어간 가공육
-견과류나 땅콩버터, 사워크림, 사워도우 빵, 완두콩, 무화과, 건포도, 파파야, 아보카도, 자두, 말린 생선이나 말린 과일, 짠 음식
▶감각자극 요소
과한 소음, 빛(특히 눈부심), 냄새, TV나 영화, 날씨나 기압 변화
▶약물
경구용 피임약, 니트로글리세린 같은 혈관 확장제
▶그 외
생리주기, 탈수증, 우울증, 극심한 피로, 눈의 피로, 굶거나 끼니를 거르는 다이어트, 과한 운동, 너무 많이 자거나 너무 적게 자는 등의 수면 패턴의 변화, 스트레스
#편두통의 약물치료
오버-더-카운터로 편두통 진통제(소염제)로는 엑시드린(Excedrin), 타이레놀, 에드빌, 모트린 IB 등이 있는데, 편두통(migraine)용으로 나와 있다. 대개 이들 소염제에는 편두통에 도움되는 카페인 성분이 들어 있다.
오버-더-카운터가 잘 듣지 않으면 트립탄계(triptans) 편두통약을 처방받는다.
수마트립탄(sumatriptan 브랜드명 Imitrex), 리자트립탄(rizatriptan 브랜드명 Maxalt), 알모트립탄(almotripatan, 브랜드명 Axert), 나라트립탄(naratriptan, 브랜드명 Amerge), 졸미트립탄(zolmitrptan, 브랜드명 Zomig), 프로바트립탄(frovatriptan, 브랜드명 Frova), 엘리트립탄(eletriptan, 브랜드명 Relpax) 등이 있다. 트립탄은 뇌 세로토닌 균형을 맞춰주는데 영향을 끼치는 약이다. 소염제와 트립탄계 약을 병행하면 더 효과를 보기도 한다.
장 전문의는 “애드빌이나 타이레놀 같은 소염제나 트립탄 계열의 약을 각각 복용하거나 병행하는 방법은 부전성 치료법(abortive therapy)이라 하는데, 이미 증상이 완전히 진행됐을 때보다는 두통이 시작될 때 바로 복용해야 효과가 있으며, 다음 날 재발할 수 있는 두통을 미리 막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산에 불씨가 있을 때는 진화하기 쉽지만, 산에 전체적으로 번지면 불을 끄기 어렵다. 두통이 뇌 전체로 퍼지기 전에 빨리 약을 복용하면 증상 완화에 도움된다”고 덧붙였다.
예방적 약물로는 혈압강하제, 간질약, 항우울제 등이 사용된다.
예방적 약물 치료법은 두통의 횟수와 정도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 달에 10일 이상 두통 있는 환자의 경우 증상 여부에 상관없이 약을 매일 복용한다. 간질약으로는 토파맥스(Topamax), 데파코트(Depakote) 등이 있다. 항우울제는 삼환계 약물이 사용된다.
한 달에 15일 이상 심한 두통은 부전성 치료법과 예방적 약물 치료법을 함께 적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두 가지 방법이 효과가 없으면 보톡스 주사를 3개월마다 맞는 치료를 한다. 장 전문의는 “약 효과를 얻지 못하는 환자들의 50% 이상은 보톡스 치료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예방적 약물치료를 하다가 6개월 정도 지나 한 달에 2~3회 정도로 두통 횟수도 줄고 증상이 호전되면, 약을 줄이기도 한다.
#젊은 여성에게 편두통이 많은 이유는
여성의 편두통은 생리 주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바로 여성 호르몬 때문. 생리 전 배란기에 편두통이 심해지거나 혹은 여성 호르몬 변동이 심해지는 폐경기에도 편두통을 경험하기도 한다.
#MRI는 꼭 찍어야 할까?
대개 편두통인 경우는 뇌 MRI를 촬영해도 큰 이상이 없다. 물론 극히 드물지만 편두통으로 인해 뇌경색이 되는 경우도 있다.
전문의들은 대개 두통이 심하면 뇌의 MRI를 한 번 검사해 볼 것을 권한다. 혈류나 종양, 뇌졸중, 감염, 허리(목) 디스크 등 다른 문제를 배제하기 위해 검사하게 된다.
#편두통의 관리
-건강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
-유산소 운동이나 근육 이완법, 명상, 요가 등도 도움된다. 유산소 운동을 하더라도 적당한 강도로 적절하게 한다.
-수면도 충분하게, 하지만 너무 조금 자거나 너무 많이 잠을 자지 않는다.
-스트레스를 조절하고, 두통이 시작될 것 같으면 어두운 조용한 방에서 쉰다.
-편두통을 유발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유발인자는 피한다.
#카페인과 편두통
편두통을 위한 두통 진통제에는 카페인 성분이 들어 있다. 카페인은 편두통에 도움이 되기도 하고, 편두통을 유발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적당한 양은 두통 증상 해소에 도움되지만, 너무 과하게 마시거나 아니면 매일 마시던 습관을 없앴다가 두통이 유발되기도 한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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