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장 기간보다 길게 착용하고, 끼고 자면 실명 위험
▶ 매일 착용할 경우 산소 투과율이 높은 하드 렌즈로
지난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 전 세계 언론들은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 거주하는 조각가 채드 그뢰쉔(39)이 콘택트렌즈를 끼고 잠들었다가 슈도모나스 균에 감염돼 왼쪽 눈을 실명하게 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병원을 찾아갔을 때 그뢰쉔의 눈동자는 회색막이 덮여 있었고 흰자위는 심하게 충혈된 상태였으며 담당의사는 그가 시력을 되찾으려면 각막이식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내렸다. 콘택트렌즈를 권장기간보다 너무 오래 끼고 있었던 것이 원인으로 진단되었다.
그뢰쉔은 언론 인터뷰에서 “‘나이트 앤 데이’ 렌즈를 착용했는데, 렌즈
를 30일 동안 착용해도 되는 줄 알았다. 일주일에 한 번씩만 렌즈를 바꿔
꼈다”고 밝혔다.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조사에 따르면 렌즈 착용자의 82.3%가 권장기간보다 오래 렌즈를 사용했고 50%는 렌즈를 낀 채 수면을 취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CDC는 콘택트렌즈로 인한 감염질환을 예방하려면 샤워와 수영 때, 또는 수면 때 반드시 콘택트렌즈를 빼야 한다고 강조하고, 물에 닿지 않게 하며, 사용한 세정액은 반드시 버리되 렌즈 보관 통은 매일 씻고 석 달에 한 번씩 교체할 것을 권고했다.
토머스 스테인먼 미국 안과학회 대변인은 “렌즈를 끼고 잠깐의 낮잠도 위험하다”며 잘못된 관리는 실명이라는 참담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용을 목적으로 하는 서클렌즈를 비롯해 콘택트렌즈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안경을 대체하는 유용한 수단으로 편리함을 누리고 있으나 오남용이 상당하다. 특히 미용 목적의 컬러렌즈 사용은 심각한 중독 증상으로 이어져 여러 가지 안구 질환을 발생하게 한다.
콘택트렌즈 부작용 환자 10명 중 1명이 실명을 유발하는 각막궤양에 걸려 있는데, 이는 각막이 있는 검은자위에 세균이 침투해 하얗게 염증이 생기는 부작용이다. 대부분 콘택트렌즈의 잘못된 사용에 의한 것으로 발생된다.
또한 각막의 전반적인 염증 등으로 인해 각막의 상피가 벗겨지는 상태인 각막미란, 염증소견을 보이는 무균성 침윤, 충혈과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앨러지, 안구 건조증을 뜻하는 건성안 등 모두 안과에서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하는 질환들이다.
렌즈는 일반적으로 소프트렌즈와 하드렌즈로 나뉘는데 소프트렌즈는 항상 촉촉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일정한 정도의 수분공급이 필요해 미착용때에도 보관용액에 넣어 보관한다. 눈에 착용했을 경우 눈물을 빼앗아가는 효과가 있으며, 하드렌즈와 달리 눈 표면에서의 움직임도 적어 눈물의 순환이 그만큼 떨어지게 되므로 장기간 착용하면 눈이 건조해지고 이에 따른 각막염, 결막염 등의 합병증을 유발한다.
각막은 혈관이 없는 조직으로 각막세포가 정상적인 대사를 하기 위해서는 대기 중의 산소공급이 필요한데, 소프트렌즈를 착용하게 되면 산소 전달을 방해해 각막세포가 대사할 수 있는 충분한 산소공급이 되지 않는다. 각막 저산소로 인한 부작용으로는 일단 결막의 혈관이 자라서 각막에 들어가는 ‘각막 신생혈관’이 생길 수 있다.
또, 각막이 건강하지 못한 상태에서 각종 염증세포들이 활성화 되어 면역반응에 의한 각막염이 쉽게 발병하게 되고, 때로는 외부의 세균에 대한 방어 능력감소로 인해 실명의 위험에 있는 치명적 ‘세균성 각막궤양’이 발생하게 될 수 도 있다.
미국 내에서도 20~30대의 젊은 나이에 실명하는 가장 큰 원인이 렌즈로 인한 세균 각막염이라고 하니 부작용이 심각하다.
부작용 없이 콘택트렌즈를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은 따로 정해져 있지는 않다. 올바로 사용한다면 수십 년을 합병증 없이 지낼 수 있고, 제대로 지키지 못하면 1~2년 만에라도 눈은 만성 합병증으로 시달리게 된다.
올바른 렌즈 사용법에 있어 한 가지만 꼽으라면 단연 렌즈를 하루 종일 착용하지 말라는 것을 첫 번째로 꼽을 수 있다.
렌즈 착용에 있어 가장 나쁜 습관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착용하고 하루 종일 지내다가 잠들기 직전에 빼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이때 각막에 충분한 산소공급을 주는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에 각막 저산소에 의한 합병증이 쉽게 발생하게 된다.
렌즈 착용은 외출 직전에 하고 집에오면 바로 빼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매일 렌즈를 착용해야 하는 경우 소프트렌즈보다 하드렌즈가 좋다. 소프트렌즈에 비해 산소 투과율이 월등히 높아 각막 저산소에 의한 합병증이 소프트렌즈에 비해 적으므로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고 2~3주간의 적응기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적응기간만 지나면 불편함이 거의 없어지므로 필요에 따라 선택하면 되겠다.
<이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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